오는 2월 17일 까지
부산시립미술관 금련산갤러리는 우징,강희란 두 작가의 그룹전 ‘접점의 랩소디展’을 전시 중이다. 철의 강하고 견고함을 이용해 작업하는 작가 우징과 캔버스 천의 부드러운 속성을 이용해 작업하는 강희란 작가의 작품이 함께 어우러진 전시다.
전시장에는 두 작가의 작품이 벽면에 띠를형성하듯 설치돼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시작된 우징의 철판 작업은 중간쯤에서 강희란의 캔버스 천 작업과 자연스럽게 만난다. 특히, 전시장 한가운데 기둥 벽면에 걸려 있는 작품은 두 작가의 작품이 마치 한작가의 작품인 듯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이 기획전은 부산을 연고로 활동하는 청년작가 두 명의 작업을 하나의 전시 포맷에서 새로운 접합을 시도해 보는 작업이라할 수 있다. 쇳가루를 소금물에 담가 장시간 부식시킨 뒤 여기서 나온 녹슨 쇳가루와 녹물로 드로잉 한 우징의 작품 여러 개가 35㎝ 정도의 균일한 폭으로 계속 이어져 있고, 강희란의 작품은 적게는 3~4겹, 많게는 10겹이 넘는 캔버스 천 표면을 바늘이나 사포로 도려내거나, 실을 뽑아냈다. 두 작가의 작업은 서로 유사하면서도 매우 다른 질료들을 다루면서 새로운 의미를 생산한다.
유사성과 이질성의 대비는 이른바 '접점'을 떠올리게 한다. 철과 천이 만들어낸 하모니 ‘접점의 랩소디 展’은 다음달 17일까지 계속 전시된다.
[2013년 1월 25일 제38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