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준 화백‘부산항 50년 展’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50년 세월의 부산항이 오롯이 화폭에 담겨 전시된다.
오는 11월 22일(목)~11월 30일(금)까지 BS부산은행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부산항 50년’展은 50년째 부산항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 온 최봉준(73)화백의 서양화작품 25여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주로 바닷가 풍경을 중심으로 항구의 번잡함과 부두주변의 건물들이 어우러진 모습에 시점을 고정시킨 채 부산항의 다양한 변화를 화폭에 기록했다.
수 십 년째 줄곧 부산항 등의 바닷가 풍경을 고집해 온 작가는 “젊은 날 용두산 공원에서 바라본 부산항 풍경에 매료된 이후 지금까지도 즐겨 항구를 그린다”고 말한다.
용두산이나 중앙공원에서 내려다보던 앞이 탁 트인 부산항은 언제인가부터 고층건물이 우뚝 들어선 모습으로 시야가 가려져, 오래전부터 작가가 즐겨 그리던 항구의 바다는 점점 귀한 바다가 되어가고 있다.
오랜 세월 부산의 바다를 테마로 설정한 작가의 고집은 마치 연인에 대한 집착과 같다. 저물어 가는 태양빛 아래의 항구는 온화한 연인의 미소처럼 평화롭고, 한낮 눈부신 태양아래 항구는 연인의 아름다운 자태와 같다. 또한 비오는 날의 그곳은 애처로워 감싸주고픈 연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수 십 년째 그대로인 바다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바다를 둘러싼 풍경의 변화는 끊임없다. 세월의 변화와 빛의 변화, 작가의 느낌의 변화가 어우러져 특정한 장소는 수 백 가지의 표정으로 재탄생된다.
작가의 작품은 비교적 거칠고 직설적인 붓 터치로 색에 의한 전체적인 구조와 색채간의 효과가 전체를 이끌어간다고 평론가들은 말하기도 한다. 건물과 부두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만 섬세하게 묘사하기 보단 생략적이고 단순하게 표현됐다. 빛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거리와 집과 자잘한 표정들은 드러나지 않은 채 빛 속에 잠복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느낌은 시각적인 이해에 부족함이 없이 대상에서 받은 작가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한다.
작가는 올해만 해도 대한민국 원로작가 12인초대전(거창문화회관), 부산미술대전 초대작가전(부산문화회관) 등 십 수회의 각종 단체전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부산 바다를 진정 사랑한 작가의 작품은 부산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부산 시민회관, 한국은행 부산지점 등에서도 소장되어 있다.
유시윤 기자
[2012년 11월 19일 제36호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