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21일 제44호 8면]
부산 중구, 제3회 거리갤러리미술제 9.23~9.27 개최
해마다 10월이면 좁디좁은 중구 골목길에 잔치가 열린다. 신명나는 음악과 현란한 몸짓의 잔치가 아닌 눈이 행복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성잔치, 중구 거리갤러리미술제가 그것이다.
부산 중구(구청장 김은숙)는 지난 2011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단조롭고 밋밋한 골목길에 색깔과 이야기, 추억과 상상력을 입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거리갤러리미술제를 열어오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 들어 도심을 이루었던 중구는 과거 원도심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신도시의 발달과 함께 인구가 감소되면서 도심기능이 점차 쇠락되어 왔다. 때문에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절실했고 그일환으로 통합디자인 개념을 도입하여 일상의 공간을 예술과 접목시키는 공공미술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공공미술은 단순히 공공 공간에 설치되는 미술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예술작품이 설치될 장소의 특성을 작품의 제작단계에서 미리 고려하여 창작하는 장소특정적 미술이다.
지난 2011년 개최된 제1회 대회는 7,80년대 젊은이의 메카였던 광복동·남포동의 추억어린 골목길에 벽화작품을 선보였다. 용두산공원과 자갈치시장 등 장소적 특징을 살린 작품과 학창시절 소줏잔을 기울이며 노래하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등 특색 있는 22개의 벽화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쌈지골목을 탄생시켰다.
또, 제2회 대회는 역사문화적 유산을 간직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쇄골목과 기상관측소, 복병산길을 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렸다. 인쇄골목의 장소성과 종이(紙)라는 매개를 잘 활용하여 추억의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김성환 화백의 4컷짜리 시사만화 ‘고바우영감’을 ‘동광동 고바우’로 멋지게 재탄생시킨 박민준 작가의 최우수작품을 비롯해 24개팀이 경합을 벌인 제2회 대회는 벽화뿐 만 아니라 건축물의 담장, 옹벽 배수관, 층층이 이어지는 계단 등에 활력을 불어넣은 참신하고 창의적인 작품으로 보는이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이는 도심에 공공디자인이 가미된 우수 사례로 큰 호응을 얻어 안전행정부로부터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인공공간의 향상부문에서 으뜸행정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올해 9월 말에 개최되는 제3회 대회는 책방골목으로 유명한 보수동 일원에서 잔치를 벌인다.
이번 제3회 거리갤러리미술제를 개최하는 보수동일원은 중구가 가진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골목의 매력이 잘 나타나는 곳이며, 현재 중구청에서는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역문화의 아이콘으로 부활시킬 책문화타운 마스트플랜 용역을 시행중에 있어 금번 제3회 거리갤러리가 완성되면 책방골목과 연계해서 또 하나의 명품 볼거리가 탄생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보수초등학교 학생과 전문작가가 함께 꾸미는 체험미술프로젝트 ‘MY HERO’를 계획하고 있어, 미술의 저변을 확대하고 어릴 때부터 예술을 가까이하고 호흡하는 참여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수동거리 감성을 읽는다’라는 주제로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열리게 될 이번 대회는 대학생, 전문작가, 일반인 등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8월 19일부터 8월 30일까지 대회의 주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벽화, 입체조형물, 아트퍼니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품을 공모한다.
유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