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추억으로 밀려난 필름영사기들을 한곳에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영화의전당은 시네마운틴 6층 로비에서 사라져가는 각국의 필름영사기 8대를 관객들이 직접 만지고 볼 수 있게 전시중이다. 과거 영화관 맨 뒷줄에 앉을 때면 스크린을 향해 쏟아지는 빛줄기가 시작되는 영사실에서 필름 감긴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영사기가 보편화되면서 설자리를 잃은 필름영사기와 함께 이제는 모두 아련한 추억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국내 영화관 역시 영화의전당처럼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를 갖춘 몇몇 상영관을 제외하고 필름영사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사라졌다. 이번에 전시된 8대의 영사기는 부산 제일극장에서 사용한 독일 에르네만 영사기, 부산극장에서 사용한 미국 스트롱 영사기, 부산문화회관에서 사용된 독일 키노톤 영사기, 구미 롯데시네마에서 기증받은 일본 도끼와 영사기 등 전국의 영화관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실제 사용되었던 것을 기증 받거나 구매한기종들이다. 1900년대부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영사기가 모두 한곳에 전시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영사기는 1936년 제작된 독일 에르네만 영사기로 영화 ‘시네마천국’에 등장했던 모델이다. 영사기 전시와 더불어 필름이 영사기를 통해 상영되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사기의 구조와 영상 영사원리, 음향 재생원리, 필름과 디지털 영사의 차이점 등에대한 설명문도 설치해 놓았다.
영화의전당 관계자는 “부산아시아필름아카이브(Busan Asia Film Archive)의 자료보존 가치만큼이나 필름 영사시설 역시 소중한 영화적 자산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되는 고전 명작들과 더불어 특별한 옛 추억을 안겨줄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시윤 기자
[2014년 2월 21일 제49호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