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돌아왔다. 실눈을 한 소녀, 성스러움마저 느껴지는 단아한 미소, 조용히 응시하는 눈빛. 티끌하나없이 눈부시게 하얀 대리석으로 나타난 그녀가 한여름 석양이 아름다운 달맞이 언저리 해운아트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을 만난다.
이태리 현지에 머물며 한국현대미술을 전 세계에 알려온 한기늠 조각가가 간만의공백을 깨고 지역사회 컴백했다. 회화와 조각의 세계를 넘나들며 산업조각을 비롯 틈틈이 작품활동에 매진해온 한기늠작가는 오는 7월23일부터 8월 5일까지 해운아트초대전에서 ‘자연속에서’를 주제로 선보인다.
크게 달라진 작품을 들고 나왔다기보다 그의 주옥같은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초대전이다. 지난 1991년부터 15년간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에 있는 대리석 석산에 둘러싸인 알프스 산기슭에서 조각과 회화의 전공 깊이를 더하며 작품활동을 해온 한 작가의 작품이 주로 주변환경에서 이루어졌기에 더욱 자연적이다.
세계적인 조각가 보떼로와 나란히 이웃하며 성곽으로 둘러쌓인 작가의 집안에는넓은 포도밭과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 나무들, 그리고 현관 앞 대나무밭 사이에서 바라보이는 끝없는 지중해를 바라보면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작품에 담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대나무, 흰대리석, 여인, 찬란한 한 여름의 지중해 석양 등이 조각과 회화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이탈리아 피에트라 산타 시립미술과에서 3번의 초대전과 인도 뉴델리 라리트 칼라시립미술관 초대전, 그리고 로마 피렌체 파리 베를린 콜카타 모스크바 등에서 초대전을 가진 바 있고 한국에서는 지난 2001년 부산비엔날레 해외작가 초대전, 예술의전당 귀국 10주년 기념전, 세종문화회관에서 귀국 15주년전 등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왔다. 오픈 기념행사는 7월 23일 오후 6시 742-2211
[2015년 6월 25일 제65호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