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달맞이길에 위치한 갤러리 맥화랑은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9일까지 초대 개인전 ‘강혜은’展을 연다.
강혜은 작가는 유화물감으로, 마치 씨실과 날실이 교차되며 하나의 직물을 만들어가듯 캔버스 위에 수많은 색 선(色線)을 쌓아나간다. 작가는 물감에서 무수한 실을 자아내며 캔버스 위에 여자로서, 작가로서 삶의 애환을 풀어낸다.
강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마주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제일 먼저 재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언뜻 봐서는 실인지 물감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실처럼 가늘고 긴 색 선들이 층층이 쌓이고 겹쳐져 화면을 가득 채운다. 각기 다른 색의 선들이 중첩되면서 어우러져 시각적으로 폭신하고 보송보송한 촉감이 느껴지는 듯하다.
작가는 10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물감에서 실을 뽑아내는 기법을 완성했다. 마치 누에가 실을 뽑아 고치를 만들어가듯, 유화물감을 손아귀 힘만으로 적정한 압력을 가하여 굵고 가는 색 선을 뽑아낸다. 팔레트에서 조합한 색상을 붓으로 펴 바르는 것이 아니라 물감 덩어리를 손가락의 힘으로 짜내 선들을 쌓아가며 전체적인 형태와 색감을 조화시킨다.
이번 맥화랑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20여 점의 작품은 지난 겨우내 작업실에서 꼼짝 않고 작업에만 전념한 작가의 결과물이다.
김성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