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에 따르지 않고 거꾸로 일을 한다는 뜻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상식과 도리에 어긋나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또는 잘못된 방법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하는 것을 나타낸다. ‘도행(倒行)’ 또는 ‘도행폭시(倒行暴施)’라고도 한다.
도행역시의 출전은 ≪사기(史記)≫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이다. 오자서(伍子胥)는 중국 춘추시대 때 정치가로, 본디 초(楚)나라 사람이었으나 초나라 평왕(平王)이 자신의 아버지와 형을 살해하자 복수를 위해 오(吳)나라를 섬겼다. 이후 오나라가 초나라를 함락시키자 오자서는 평왕의 묘를 파내고 시신에 마구 채찍질을 했다.
이에 오자서의 친구인 신포서(申包胥)가 너무 지나친 행동이라며 그를 나무라자, 오자서가 “이미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어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吾日暮途遠,吾故倒行而逆施之)”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호작비위(胡作非爲)’, ‘위비작대(爲非作歹)’, ‘횡행패도(横行霸道)’, ‘대역부도(大逆不道)’는 이와 유사한 의미를 지닌 사자성어이다. 도행역시와 반대의 의미를 지닌 사자성어로는 올바른 도(道)에 따라 행한다는 뜻인 ‘직도이행(直道而行)’과 시대와 상황에 맞춰 추세에 따라 행한다는 뜻인 ‘인세리도(因勢利導)’, ‘순수추주(順水推舟)’가 있다.
출전:《사기(史記)》
[2023년 1월 27일 151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