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의 전성기를 연 태종이 물었다. “제왕(帝王)의 사업은 창업이 어려운가, 이를 지키는 수성(守成)이 어려운가?” 그러자 상서좌 복야 방현령(房玄齡)이란 이가 대답했다.
“혼란한 세상에 수많은 영웅들이 다투어 일어날 때 이를 쳐서 이겨야만 승리를 얻게 되니 창업이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자 위징(魏徵)이란 이가 일어나 말했다.
“제왕이 처음 일어날 때는 기존 조정이 부패해서 천하가 혼란에 빠진 상태이므로 무도한 임금을 넘어뜨린 새 천자를 백성들은 기쁨으로 받들게 됩니다. 이는 알고 보면 하늘이 내린 명이요, 그에 백성이 기쁨으로 따르는 까닭에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천하를 얻고 나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교만해져 정사에 게을러지고 백성은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원합니다. 그런 까닭에 나라가 기우는 것은 이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 까닭에 수성이 더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두 사람의 말을 들은 당 태종은 심사숙고(深思熟考) 끝에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의 말이 다 옳소.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수성뿐이니 모두 조심하면 어려운 길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오.”
출전:《정관정요(貞觀政要)》
[2022년 8월 26일 147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