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 사마(司馬) 환(桓)이 보배로운 구슬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죄를 지어 형벌을 받게 되자 도망을 치려하였다. 왕이 사람을 보내 그를 붙잡아 구슬이 있는 곳을 물으니 사마 환이 말했다. ‘연못 속에 던져버렸습니다.’ 이에 연못의 물을 다 파내 마르게 해서 구슬을 찾았으나 아무것도 얻지도 못하고 물고기만 다 죽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후대에 내용이 가감되고 재구성되어 전해졌는데, 송(宋)나라 때 편집된 역대 설화집 《태평광기》의 〈풍속통(風俗通)〉편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성문에 불이 붙으면 그 화가 성 근처 물가의 물고기에게까지 미친다[城門失火, 殃及池魚]는 말이 있다. 옛날 전하는 말에 ‘지중어(池仲魚)라는 이름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송나라 성문 근처에 살았는데, 성문에 갑자기 불이 나더니 불이 그의 집까지 퍼져 지중어는 불에 타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민간에 구전되는 이야기이기에 문헌에 기술된 형태도 다양하지만 대체로 그 요지는 같다. 서로 관련을 맺고 있던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중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우연히 엉뚱한 사람이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출전:《여씨춘추(呂氏春秋)》
[2022년 7월 22일 146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