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1일

건강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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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치료를 하면서 부딪히는 문제 중에 하나가 성생활은 두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파트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이다. 섹스는 혼자서 하는 자위와는 달리 두 사람 간의 교감이기 때문에 특히 여성에게서 오르가슴을 위해서는 충분한 전희 과정에서의 자극과 더불어 두 커플 간의 친밀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모든 성의 문제를 단순히 성기만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질성형술만 하면 바람나서 집 나갔던 남편이 돌아올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일이 생기는 이면에는 필자를 포함한 의사들의 책임이 없지 않다.

실제로 질성형술을 시행하는 많은 병원에서 그런 식으로 광고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환자도 곧 깨닫게 되고 의사 역시도 곧 알게 된다.

사실은 성기의 문제보다는 본질적인 성적인 불일치나 관계요인, 성기능 장애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많다. 그래서 이제 치료자도 이러한 점을 인정하고 수술적 치료의 효과와 한계를 명확하게 경계선을 긋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극단적인 경우이겠지만 질성형술을 아주 잘 하고 여성에게 성 치료를 열심히 했지만, 남편이 관심조차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는 수술에 앞서 먼저 두 커플 간의 관계요인을 먼저 교정하는 것이 우선적인 치료일 것이다.

환자들과 성 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 남성들이 성에 대해서 아직도 무지한 점이 많고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전희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단지 삽입성교를 오래 해서 파트너를 완전히 녹다운 시키는 정력가가 되는 것이 최고로 성 능력이 뛰어난 남성상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여성 환자들이 빨리 성관계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거나 마지못해 성관계를 응해주는 경우도 실제로 상담을 통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런 여성의 경우 성생활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역이 될 것이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위하여 두 커플 간의 성생활에 문제가 발견된다면 이를 먼저 교정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며, 이를 교정하지 않고 남성만 혹은 여성만 치료한다면 결국은 절반의 치료에 머무르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될 수 있으면 치료의 과정에 남편을 많이 참여시키려고 노력한다. 특히 남편의 도움이 있고, 여성 자신이 개선의 의지가 강했던 경우에 더욱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여성에게는 특히 파트너와의 친밀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친밀감이 없는 남성과 섹스를 한다면 변강쇠가 아니라 그 할아버지가 와도 여성에게 오르가슴을 선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성 치료의 과정에는 반드시 커플 간의 친밀감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치료 과정에서 남편과 상담하다 보면 뜻밖에 많은 남성의 문제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발기부전이나 조루, 지루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성 지식 부족이나 성교의 기술 부족 등 성교육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부분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 들을 개선해주면 두 커플 간의 성생활의 만족도는 매우 높아진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섹스는 혼자만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자위와는 다른 서로의 반응을 보면서 자기 자신의 만족도가 결정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커플 간에 서로 조화를 이루고 친밀감을 형성하며,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욱 행복한 성생활이 될 것이다.

특히 성을 바라보는 두 사람 간의 시각차가 큰 경우에 이를 해소해 주게 되면 훨씬 더 상대방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의무방어전에 머물던 성생활이 사랑을 표현하는 행복한 순간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2018223일 제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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