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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유발성 전정통과 합병된 질경련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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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인 J씨는 한창 깨소금이 쏟아져야 할 결혼 7개월의 신혼주부였다. 앳된 얼굴과 말투가 인상적인 그녀는 16개월의 연애 끝에 결혼했는데 불행히도(?) 아직 숫처녀였다. 남편과 첫날밤도 치르지 못한 채 지내다가 고민 끝에 성교통을 치료하기 위하여 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유난히도 겁이 많이 검진대에도 혼자 올라가지 못하고 남편이 곁에 서서 손을 잡아줘야만 겨우 검진이 가능했다. 아니나 다를까 부인과 검진상 전정부에 발적이 관찰되고 면봉을 이용한 자극검사에서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었다.

그보다 더 심한 것은 극심한 공포감이었다. 삽입에 대한 공포감이 지나쳐 첫 진찰에서는 거의 제대로 검진을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유발성 전정통으로 인한 통증으로 성교에 대한 공포감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신체화 증상으로 질경련이 발생하게 된 경우였다.

순수한 질경련만 있는 경우라면 치료가 한결 용이할 것이다. 심리치료와 행동치료만으로도 거의 100% 가까이 치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유발성 전정통(외음전정염)이 있어서 이차적으로 질경련이 발생한 경우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는 유발성 전정통이라는 명백한 원인 질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먼저 치료해 주어야 한다. 유발성 전정통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약 90%에서 이차적으로 질경련이 유발되는데, 질경련 환자를 단순희 질경련으로만 치료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질경련보다 훨씬 치료가 어려운 것이 유발성 전정통이다. 순수한 질경련은 심리적인 부분에 국한되기 때문에 심리치료나 행동치료만으로 100% 가까이 치료되지만 유발성 전정통(외음전정염)의 경우 각종 논문이나 책자에도 비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이 40~80% 정도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더욱 완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수술적 치료가 각광받는 추세이다.

최근에 선호하는 수술적 치료법인 전정부 절제술이나 전정부 성형술은 통증이 나타나는 전정부를 절제함으로써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치료의 성공률도 비수수술적 치료에 비해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재발의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한다는 게 수술적 치료의 큰 장점이라 하겠다. 특히 비수술적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나 재발된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로서 완치한 경우가 많았다.

J씨의 경우도 전정부 절제술로 병변을 제거하고 삽입 공포로 인한 질경련에 대해서는 심리치료와 인지행동치료 그리고 물리치료를 병행하여 치료 2개월 만에 비로소 첫날밤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머지않아 임신소식을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성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당연시되지만 성교 통증 장애 환자들의 경우, 성생활이 빠진 사랑으로 인하여 사랑의 위기를 초래하기 쉽다. 실제로 그러한 아픔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

누군가에게 쉽게 말하기도 어렵고, 그리고 도움을 받기도 힘든, 그리고 삶의 질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리는 질환, 이것이 질경련이나 유발성 전정통과 같은 성교통증질환의 맨 얼굴이다.

[2017421일 제8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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