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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도망간 성 욕구 되찾아 오기

닥터황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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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에 나왔던 영화 중 ‘뼈와 살이 타는 밤’ 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
 
꽤나 보수적인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내었기에 그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제목에서 주는 강렬한 느낌의 이미지가 수십년이 지난 지금 까지도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에로 영화 제목으로서는 정말로 뛰어난 작명이었던 것 같다.
 
뼈와 살이 타는 밤이란 영화의 제목처럼 열정적인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 보는 환상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덧 그런 열정의 밤이 먼 옛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여성들이 많다.
 
여성들이 느끼는 성기능장애 중에 가장 많은 증상은 어떤 것일까? 예전에는 이를 치료의 대상으로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가장 많은 여성이 호소하는 것은 바로 성욕구 장애이다.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는 것이며, 성적인 공상이나 환상이 줄어든다. 세 번째로 많은 것이 오르가슴 장애이다. 최근의 DSM-5에서의 분류에서는 과거 성욕구장애와 성흥분장애로 분류하던 것을 ‘성적관심/흥분장애’ 로 통합하여 기술하고 있다.
 
성욕구는 성생활에서 흥분과 오르가슴을 이끌어 내는 촉매 역할을 한다. 불을 피우기 위해서불쏘시개가 필요한 것처럼 욕구가 있어야 흥분과 오르가슴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성욕구에는 수많은 요인들이 개입된다. 심리적 요인이나 약물,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이중에서 내분비학적인 요소를 고려해 분석해 보면 성욕구장애를 보다 쉽게 이해할수 있다.
 
여러 가지 호르몬 중에서 성욕구를 조절하는 것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여성의 몸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긴 하지만 남성호르몬이 존재한다. 콩팥 위쪽에 있는 부신에서도 만들어지며 난소에서도 생산된다.
 
최근에 알려진 일련의 연구결과는 여성에서의 남성호르몬의 역할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구를 증가시키며,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역할 뿐만 아니라 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인에서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상승시켜 주고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란 단백질의 축적을 막아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 심혈관계를 이완시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여성에서 테스토스테론은 20대에 가장 많이 분비되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감소하게 된다. 생리 주기 중에도 배란기를 전후하여 많이 분비되는데 이 때문에 배란기 때 성욕이 증가하기도 하며 하루 중에는 아침에 가장 수치가 높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에서 실제로 기능을 하는 것은 유리 테스토스테론(free Testosterone)이다.
 
약 66% 정도의 테스토스테론은 ‘성호르몬 결합글로불린(SHBG)’ 이라 불리는 운반체에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고 또 나머지 30% 정도는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으며 실질적으로 기능을 하는 테스토스테론은 1~2% 정도의 유리 테스토스테론이 전부이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평가할 때는 이 유리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유리 테스토스테론의 농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운반체인 SHBG 이다. 따라서 SHBG 가 증가하면 유리 테스토스테론은 감소하게 되며 반대로 SHBG 가 떨어지게 되면 유리 테스토스테론은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피임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엔 SHBG 이 증가하게 되어 유리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여 성욕구가 감소하게 되며,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질 입구의 전정부에도 영향을 미쳐서성교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또한 남성호르몬이 결핍된 여성에서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을받는 다른 장기인 음핵과 G-스팟 역시도 위축된 소견을 보여준다.
 
최신 성의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여성성기능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의학적인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여성에서의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다. 남성호르몬이 결핍된 여성에게서 남성호르몬을 보충하여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려주게 되면 성욕구와 성흥분 그리고 오르가슴의 개선이 나타난다. 테스토스테론이 뇌에서 사랑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화과정에서 일어나는 근육량의 감소와 골밀도의 감소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감과 자존감을 고양시키고, 인지기능과 기억력을 증가시키며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5123일 제6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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