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19일

건강

“안경은 이제 그만!” 라식수술 해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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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에서 부작용에 대해 집중 언급한 ‘라식·라섹 수술’을 놓고 세간에서 무척 겁먹은 듯하다. 교수시절 최초로 대학병원에 도입한 데 이어 20년 가까이 라식 수술을 해왔던 안과 전문의로서 본 그 보도내용에 대한 반응은 안타깝다.
 
어떠한 수술도 위험을 동반하지 않는 것은 없다. 안과 역시 마찬가지다. 라식도, 라섹도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위험한 수술이 언제까지 ‘위험한 수준’에 머물러있진 않는다. 라식 수술 장비는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안과 전문의들의 수술실력도 과거에 멈춰져 있지 않다.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안경 탓에 불편을 겪고있는 모든 사람들이 라식 수술에 주목했다. 하지만 과연 안전한 수술일까, 하는 생각에 직접 수술받기를 주저했다. 1992년 부산대학병원 각막 전문교수였던 나는 대학병원 최초로 각막은행인 안 은행을 만들면서 각막과 관련한 논문을 쓰고 연구하였다. 이를 계기로 라식수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때마침 미국에 연수를 갈 기회가 있어서 현지에서 근시교정 각막수술을 직접 보았고 한국에서도 누군가 이 수술의 개척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대학병원 교수로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라식수술을 시작했다.
 
초기 라식 수술은 정말 어려운 수술이었다. 환자 한 명 수술하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한 시간정도. 웬만한 외과, 정형외과 수술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수술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환자가 눈을 움직이고 수술 레이저 빔이 눈의 중심을 벗어나게 되어 부정 난시나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부작용들이 따랐다. 환자가 눈을 움직이지 못하게하고, 의사는 고도로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러다보니 라식 수술 시간은 한시간을 후딱 지나가게 된 것이다. 라식수술 도입 초기에 각막 상피에 알코올을 부어 화상을 입혀 각막상피를 특수 칼로 벗긴 다음, 남은 각막에 레이저를 쏘아서 근시 양을 제거하는 라섹 수술이 유행했다. 하지만 라섹은 수술 후 알코올화상으로 각막상피가 자라지 않는 부작용 탓에 위험부담이 컸다. 이같은 위험성과 부작용 때문에 근시교정술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개발된 것이 각막절편을 만드는 라식수술이었다.
 
이 라식수술법은 수술 다음날 바로 1.0 이상의 시력이 나왔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기적이라 불릴만한 획기적이었다. 라식 수술 초기에는 각막절편을 만들 때 잘 만들어지지않아서 도로 붙여놓기도 했다.
 
또 그 다음날 절편이 이동하면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이 없지 않았지만 시력이 회복 정도만큼은 과거 수술법과 견줄 바가 아니었다. 때로 수술 후 기대만큼 금방 시력이 나오지 않아서 불편해하는 환자들도 보았지만,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근시교정술이라식수술이라는 게 안과 전문의들의 보편적인 평가이다.
 
지금도 라섹 수술로 인해 각막혼탁이 발생하면 시력이 잘나오지않고, 라식수술시 각막절편이 잘만들어지지 않거나 얇게 만들어지면 난시가 발생하기도 한다. 각막절편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만들고 나서 레이저를 쏘고 난 뒤에 남은 각막이 더 얇아지면서 눈 안의압력으로 각막이 변형되어 각막 형태가 일그러지는 원추각막의 위험성도 분명 존재한다. 안구 건조증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과거에 제기된 부작용들이며 현재는 드물다.최근 라식 수술기법과 장비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후유증과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수술 경험이 늘고 노하우가 쌓이면서 라식 수술은 그 후유증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모든 수술이 마찬가지겠지만 합병증은 생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라도 발생할수도 있는 확률은 남게 된다. 라식수술의 합병증도 마찬가지이다. 라식 수술 방법이 발전하고 최첨단 장비가 도입된 지금도 경우에 따라 위험을 무릅쓰고 라섹수술을 하는 곳도 있다. 아직도 라섹을 하는 이유는 분명 존재한다. 라섹은 라식처럼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각막절편을 만들면서 생기는 위험성은 없다. 대신에 각막상피에 알코올을 부어 화상을 입혀 벗겨낸다. 이 때문에 각막상피는 영원히 죽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환자의 근시 양만큼 레이저를 쏘고 상피가 다시 자라기를 기다리면 된다.
 
1992년 대학병원 교수로서는 전국 최초 라식수술 시작

의료기술도 진화…라식은 현존 가장 완벽한 근시교정술

 
“치명적 위험 염려없어” 최신장비·숙력된 의사 안전 보장

 
각막은 라식처럼 뚜껑을 따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각막두께가 많이 남아있어 더욱 안전하다고 할 수있다. 시력 회복 결과도 좋다.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서 출산할 때보다도 더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또 알코올로 화상을 입혀서 각막상피를 벗겨내니 나중에 각막혼탁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그렇다면 방송에서처럼 라식과 라섹은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으며 이 두 가지 수술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을 없애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답을 먼저 얘기하자면 ‘그렇지 않다’이다.
 
라식수술의 위험요인인 각막 뚜껑을 만들지 않고, 라섹수술의 위험요인인 알코올 화상을 입히지 않을 수 있다면 보다 안전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완벽에 가까운 시력교정 수술이 될 수 있다. 각막 뚜껑을 만들지 않고 알코올 화상을 입히지 않는 수술이 바로앞서 언급한 옵티에피라식수술이다.
 
옵티에피라식수술은 흔히 한쪽 눈 수술 시간이 약 5초라는 것에서‘5초 라식’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수술은 라식처럼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는다. 라섹처럼 알코올화상을 입지도 않는다. 눈에 안약을 넣어 마취만 하므로 각막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특수 칼로 2초 만에 상피를 벗겨낸다. 수술 중 통증은 전혀 없다. 그리고 남은 각막에 레이저를 쏜다. 그러면 수술 끝이다. 딱 5초 걸린다. 그래서 ‘5초 라식’이다. 과거 초집중해서 눈을 움직이지 않도록 했던, 한 시간의 수술시간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눈동자를 굴릴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딱 5초헤아리면 끝이다.
 
옵티에피라식 수술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레이저 장비이다. 눈을 움직여도 레이저가 자동으로 쫒아가서 정확히 중심을 깎아주어야 한다. 가장 빠르고, 가장 최신의 장비가 라식수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라식수술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장비를 다루는 의사의 숙련도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가장 안전한 수술 방법과 가장 최신의 장비, 숙련된 의사가 라식수술의 안전을 보장하는 3가지 요소가 되는 것이다.
가끔 “정근 병원장은 왜 라식수술을 안하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나는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귀한 아들에게 ‘5초 라식’수술을 끝낸 다음 수술실 앞에서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나는 아들에게 5초 라식 수술을 직접 해주었다. 그 아이는 지금 1.5의 시력을 유지하고 있고, 안경을 벗어던졌다. 물론 후유증은 전혀 없다. 병원원장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들에게 직접 해준 수술이라면 더이상 안전에 대해 논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본다.
 
옵티에피라식수술은 그만큼 안전한 수술이다. 수술 후 의사의 지시만 잘 따른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과거에 위험했다고 해서 지금도 위험하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다. 라식수술 해도 됩니까? 답은 뻔하다. 해도 된다. 하지만 이것만은명심하자! 안전한 수술방법이 무엇인지, 장비는 어떤 장비인지, 의사는 믿을 만한지. 이 조건들을 충족한다면 당신은 가장 안전하고 만족스런 라식수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정근 원장
정근 안과병원
 
[2014년 8월 22일 제55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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