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WHO가 권장하는 견과류등의 음식은 많이 먹지 않는 반면 적게 먹어야 할 음식은 기준치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이하 본부)는 ‘주간 건강과 질병’ 최근호에서 2007~2015년 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5~27세 성인 4만1천656명의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만성질환 발병과 직결된13가지 음식의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권고 기준에 적합한지 조사, 분석한 것이다. WHO가 권장하는 음식은 9가지다. 과일을 비롯해 △채소 △현미 등 찧지 않은 곡식 △견과류나 씨앗류 △우유 △식이섬유 △칼슘 △등푸른 생선의 오메가-3 △식물성 기름의 불포화지방산 등이 그것이다.
반면 적게 먹거나 피해야 할 음식으로 분류한 것은 △붉은 고기 △햄 등 가공육 △콜라 등 가당 음료△나트륨 등 4가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하루에 최소 섭취 권고량 이상 먹는 음식은 식이섬유와 등푸른 생선의 오메가-3, 콩과 옥수수 등의 식물성 기름 불포화지방산 등 3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호두와 잣 등 견과류와 씨앗류, 칼슘은 권고치의 절반 안팎에 그치는 상황이다. 현미와 잡곡 등 도정하지 않은 곡식은 권고치의 10%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우유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WHO가 섭취를 자제하라고 권하는 음식은 모두 권고치 이상 먹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햄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권고치의 2배 이상 먹고 있었다. 나트륨도 권고치보다 3, 4배 더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콜라와 사이다 등 당이 든 음료는 권고치를 언급하기 무색할 정도로 많이 먹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음료의 하루 섭취 권고치는 0~5g. 하지만 한국의 남성은 299.2g, 여성은 208.8g을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부 관계자는 “과일과 채소 등을 섭취하는 행태는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붉은 육류, 가공육, 가당음료는 점점 더 많이 먹고 있다”며 “식습관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식습관을 고치는 데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혜민 기자
[2018년 1월 26일 제96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