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성생활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인류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물 중 하나임을 인정하고성 본능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더욱 쉽게남녀 간의 성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와 여자의 특성은 마치 별개의 종족처럼 엄청나게 다름을 수많은 글들에서 언급하고 있다. 여성은 진화과정에서 미숙아로 태어나는 아기를 양육하기 위해 남성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섹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다른동물과 달리 남성을 곁에 붙들어 두어 성공적인 양육을 이룰 수 있었다.
이것이 결혼이라는 사회제도가 생겨난 근본적인 이유이다. 남자는 모든 동물의 수컷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려는 본능이 있고, 여자는 높은 사회적 지위나 풍부
한 경제적 능력을 가진 남자를 자신의 곁에 두고 싶어 한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더 성욕이 강하고 여성은 성욕이 적을 것으로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니다. 가령 예를 들어서 무작위의 남녀를 골라 처음보는 이성이 오늘밤 성관계를 갖자고 제안한다고 하면 상당수의 남성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거절할 것이다.
이런 단편적인 사실로 남성이 더 성욕구가 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남성의 경우 다른 동물의 수컷과 마찬가지로 가능한 많은 여성과의 만남을 원한다. 다만, 그 여성이 생식능력이 있는 젊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숨어 있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 남성처럼 무한정 난자를 생산할 수도 없고 생식의 기회가 많지 않기 때
문에 까다로운 선별조건을 내걸게 되는 것이다. 만약 남성에게 생식능력이 없는 나이든 여성이, 그리고 여성에게 영화 ‘프리티우먼’에 나오는 리차드 기어와 같은 부유한남성이 같은 제안을 했다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남자의 경우 성생활에서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2세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 즉, 젊고(배란이 잘되고 수태능력이 뛰어난), 몸매가아름다우며(가슴이 크고, 허리둘레가 엉덩이 둘레의 70%에 가까울수록 수태율이 높음), 예쁜 얼굴(고운 피부와 좌우대칭인 얼굴은 유전적인 결함이 적음)을 가진 여성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기의 미인이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노년기에 아무리 아름답게 치장을 해도 뭇 남성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것은 바로 생식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젊은 남성이든, 나이든 남성이든, 심지어 할아버지소리를 들어도 매력을 느끼는 대상의 여성이 20~30대인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소위 잘나가는 중년의 남자 연예인들이 수 십 살의 나이 차가 있는 젊은 여성과 결혼 발표를 하는 것을 보면 이 말이 이해가 갈 것이다. 반면에 여성에게는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이 뛰어난 남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성의 눈으로 보면 중년을 훌쩍 넘긴 남성도 얼마든지 멋지고 섹시하게 보일수 있다.
‘꽃중년’이나 ‘로맨스 그레이’란 말처럼 조지 클루니나 숀 코너리, 리처드 기어 같은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더 멋지고 매력 있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은 남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생식능력은 크게 감퇴되지 않기도 하지만 여성의 눈으로 볼 때 이성을 통해 추구하는 바가 바로 자신을 안정적으로 지원해줄 풍부한 자산을 가진 남성이기 때문이다.
단, 그 남성이 가진 자산이 자신에게만 집중되어야 하기 때문에 남자의 바람기를 차단하기 위해 질투나 의심, 그리고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는 육감 같은것이 발달하게 된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의진심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남자의 거짓말은 남녀관계를 파탄으로 이끄는 가장 빠른 길이다.이는 본능적인 위험 감지센스를 자극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디지니사의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 알라딘이 재스민공주에게 하는 “Do you trust me?"라는 말이 두사람의 사랑을 연결시키는 촉매가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남자의 진실함이 여성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덕목이 되기 때문이다.
수년 전 이슈가 되었던 TV프로그램 ‘짝’중에서 남자 몇 호, 여자 몇 호로 이름 붙인 일련의 젊은이들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떠올려 보자. 그 프로그램을 보기 전에 남녀 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본능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더욱더 깊은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수많은 남녀의 행동패턴도 성의학의 창을 통해 자세히 바라보면 치열한 짝을 찾기 위한 전략의 산물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위대한 짝 찾기의 전략가만이 우리의 조상이 되어 후세에 자신의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퍼뜨릴 수 있었다.
결국 우리가 사랑이나 성 욕구라고 표현하는 감정들도 크게 보면 자신의 유전자를 미래로 보내기 위한 치열한 짝 찾기의 과정에 다름 아닐 것이다.
[2018년 3월 23일 제98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