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手足冷症)이란 다른 사람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이 차가워지고 시려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큰 상태를 말한다. 추운 곳에 있을 때뿐만 아니라 따뜻한곳에서도 손발이 시리듯 찬 경우가 많다. 손발이 차고 저리며, 추위에 노출시 심한 경우 말단이 창백해지면서 파랗게 변하고, 남의 살 같은 느낌(또는무감각증)등이 동반 될수 있다.
수족냉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 질환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장 장애에 의한 체력 저하, 빈혈, 저혈압, 자율신경 이상으로 인한 모세혈관의 수축, 골반내의 울혈, 수분 대사 장애 등이 원인 질환이 될 수 있다. 또 산후풍, 동맥경화 등으로 인한 혈액 순환 장애 또한 그 원인이 될수 있다.
특히 여성에서는 생리, 출산, 폐경과 같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에 노출시 모세혈관의 수축이 빨리 일어나서 말초부위에 혈액공급이 줄어들게 되므로 심하게 냉기를 느낄 수 있다.
손발의 감각 저하, 손의 통증, 피부색의 변화 등을 보일 때에는 레이노증 후 군 (raynaud’s phenomenon)을 의심할 수 있다. 혈관염, 피부경화증,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에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손가락 끝이 검게 변하는 조직 괴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손이 자주 저리면서 체온과 손발의 온도 차이가 2도 이상인 경우, 그리고 그때마다 피부 색깔이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통증이 동반 된다면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해야 보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고 하여 소화기가 약한 경우 손발이 차가워질 수가 있고, 반대로 운동을 통하여 손발을 많이 움직여주면 소화기가 좋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비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기초 열량의 공급이 줄어들고 이에 적응하려는 몸은 열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손과 발이 차가워지게 된다. 그래서 수족냉증 환자들이 만성 장염, 변비, 설사 등 소화기 장애를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소화제에 의존하다 보면 만성이되어 수족냉증도 잘 낫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온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혈액이 몸 속 구석구석까지 흐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열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그 부분의 체온이 낮아져 냉증이 발생하게 된다. 냉증이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은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깊다.
초경, 출산, 폐경 등 여성호르몬의 변동이 심할 때 증상이 시작되고 악화 되거나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이외에도 자궁의 냉증이 있는 경우 수족냉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때 임신을 시도하는 경우 임신에도 불리한 조건이 된다.
수족냉증을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을 동반한 출산 전 젊은 여성이나 청소년기의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이나 생리로 인한 혈허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복부까지 차가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복부의 뜸치료를 병행하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되어 교감신경이 항진된 남성들에게도 수족냉증 나타나고 있는데 방치할 경우 피로감, 소극적인 대인관계, 정력의 감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수족냉증이 있는 여성들은 냉대하나 불임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2019년 3월 25일 제110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