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국가책임제 시행 후 전국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되고, 치매노인등록관리 시스템으로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며, 경증치매에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확대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전반적인 관리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이러한 중에 부산광역시와 부산시한의사회의 협력 하에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이 4년째 성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과는 국내외를 포함하여 다수의 논문으로 이미 증명되어 있다.
SCI급 저널인 PhytotherapyResearch에 게재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한약치료의 효과(메타분석)’에 의하면, 한약을 복용한 경우 다른 위약이나 양약단독투여보다 유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BMJ에 게재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메타분석/RCT)’에서는, 양약 단독투여(니모디핀, 도네페질 등)보다 침치료 혹은 병용치료가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지난 3년간의 사업수행 결과, 참가자의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으며, 장기적으로도 잘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시 한의사회는 일본의 동양의학회 및 대만의 중의사공회에서 주최하는 해외학술대회에 참가하여 그 성과를 알리고 있다. 사업 지원자들 중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WHO에서는 2020년에 우울증이 심혈관질환 다음으로 기능장애와 조기사망을 야기하는 주요 질병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노인인구의 15%는 경도 또는 중등도의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며, 이중 15%정도에서 가성치매(인지력저하)가 나타나 이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또한 우울증 기왕력이 있는 경우 우울증이 치료된 후에도 치매의 위험도가 2-3배 증가하여 이에 대한 꾸준한 관리 및 세심한 추적관찰이 요구된다. 물론 인지저하가 진행된 환자 보호자 경우도 우울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높으며, 폐경 등 여성만의 신체적 변화를 겪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외과수술로 인한 폐경이나 조기폐경 여성의 경우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등 인지저하의 위험이 증가하였음이 보고되었다. 이는 여포호르몬(에스트로겐)의 감소가 뇌의 포도당 대사기능을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뇌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기의 갱년기증상과 우울증에 대해서 한의학적 요법을 활용하여 인지저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회의 창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올해부터 한의치매예방사업은 부산시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프로토콜을 공유하고, 모집 및 결과도 같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또한 부산여성신문, 대한노인회 등을 통해 그 효과를 알리고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치매는 진단 후 평균수명이 9.3년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시예산의 한정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고 있지 못하나, 참여자의 만족도도 높고 경제성도 있는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이 확대되어서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치매국가책임제와도 연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9년 2월 25일 제109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