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작년 방광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56만여 명에 이르고 이 중 약 95%가 여성에게 발병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약 50%의 여성이 살아가는 동안한 번 이상 방광염에 걸린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아주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제가 이번에 알려드릴 내용은 이처럼 흔하게 발병하는 질환이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려 불편감을 야기하는 방광염의 증상과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방광염의 치료 및 관리법이다.
방광염이란 외음부, 질, 항문 주변에 있던 세균이나 바이러스들이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서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여성의 생식기 구조가 감염에 노출이 되기 쉬운 환경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주로 발병하게 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고 외음부에 요도구가 위치하고 있어, 질과 항문의 분비물로 오염되기 쉽다. 따라서 질염과 함께 방광염도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성교나 분만, 출산으로 인한 외상으로 세균이 방광내로 침입하기가 쉬워서 출산 이후에도 방광염에 쉽게 노출된다.
방광염이 발병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자주 소변을 보는 빈뇨증상, 배뇨시 아랫배와 치골부분에 뜨거운 느낌 또는 통증을 호소하는 배뇨통이 가장 흔하다. 이와 함께 급하게 소변을 보려고 화장실을 갔지만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 느끼게 되는 잔뇨감도 나타나며 심한 경우 혈뇨가 섞여나오는 경우도 있 다. 뿐만 아니라 소변이 탁해지면서 불쾌한 냄새가 나기도 하며, 갑자기 수면중에 소변을 보게 되는 야간뇨의 횟수가 많아진다.
위 증상들이 만성화되면 잦은 피로감이 동반되면서 염증이 상부요로계나 신장까지 확산되어 신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흔히 ‘오줌소태’라고 말하는 증상들이 발병했을 경우, 급성방광염으로 정의를 내리고, 이 급성방광염이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면 만성방광염이라 정의를 내리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급성 방광염을 습열(濕熱)이 하초(下焦)에 모여서 축적되고 저장되는 것을 주된 발병원인으로 보며, 만성 방광염은 반복되는 염증환경으로 인해 몸이 차가워지면서 하복부를 포함한 방광도 차가워져 비신허(脾腎虛) 상태를 초래하여 결국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어 발병하게 된다고본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개인의 체질이나 증상에 맞게 습열(濕熱)을 제거하거나 비신(脾腎)의 기혈(氣血)을 보강해주는 한약요법, 방광의 정상적인 배뇨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혈자리에 전기적 자극을 주는 전침치료를 하며, 하복부를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온열치료인 뜸치료, 한약추출물을 직접 체내에 투여하여 면역력의 상승을 도와주는 약침 요법을 시행한다.
기타 좌훈요법, 심부 온열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잦은 방광염은 신장의 기능악화뿐만 아니라 불임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 치료 후에도 자주 재발한다면 재발 방지를 위한 한의(韓醫) 치료를 꼭 받으시길 권유드리며, 여성분들은 구조적으로 비뇨기 질환에 취약함으로 생활습관적인 면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방광염을 비롯한 여성 배뇨장애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될만한 예방수칙이다.
첫째, 취침 2~3시간 전에는 물, 음료를 가급적 적게 마시고, 커피, 홍차, 술 등은 방광을 더 과민하게 만드는 음식이므로 피해야 한다.
둘째, 하루 1.5리터 이상 물을 마셔서 소변을 통해 세균이 씻겨 나가도록한다.
셋째, 평소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말고 바로 배뇨해야 되며 특히 성관계 후 바로 소변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넷째, 하루 30분 정도는 핫팩을 이용해 하복부를 따뜻하게 데워주어 하복부의 혈류 순환을 증가시켜 주는게 좋다.
다섯째, 골반저근운동이라고 하는 케겔운동을 통해서 괄약근과 배뇨관련 근육을 튼튼히 강화시켜주시면 증상완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2019년 9월 20일 제116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