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후반이 되면 생리가 불규칙해지면서 갱년기가 시작됩니다. 갱년기는 평균 4~7년정도의 기간동안 폐경으로 이행되는 기간입니다. 갱년기를 별다른 증상 없이 그냥 지나가는 분들도 있으나 갱년기 증후군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갱년기 증후군은 흔히 얼굴이 붉어지고 더위를 타면서 땀이 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뼈도 약해져서 무릎이나 허리와 같이 전신관절이 아프기도 합니다. 비뇨생식기 계통도 영향을 받아서 질건조감, 성교통, 질염 요도염 방광염 등이 자주 재발되는 증상이 나타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불안, 우울, 신경과민, 화나 짜증이 많이 남, 가슴 답답, 가슴 두근거림, 기분 변화 잦음, 성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수면에 영향을 주면 수면 장애가 나타납니다.
특히 갱년기 즈음에 시작되는 불면증은 갱년기의 다른 증상들과 더불어 매우 힘들게 하는 증상입니다. 잠에들기 어려워져서 잠자리에 누워 한시간씩 뒤척이기도 하고, 겨우 잠에 들었지만 한 두 시간 자고 나면 깨어서 다시 잠들기 어려워집니다. 수면을 통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서 낮에 졸리고 피로감을 많이 느껴서 일상생활이 힘들어 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갱년기 증상에 불면증도 매우 흔하기에 50대 즈음에 나타나는 불면증을 갱년기 불면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갱년기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서 나타납니다. 이때는 난포자극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되어서 월경 주기가 대체로 짧아지고,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무배란의 빈도도 증가하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집니다.
이런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폐경으로 진단됩니다. 한의학적으로 갱년기는 열로(熱勞)에 해당됩니다. '열로'란 과로, 노화, 비위기능 손상 등의 원인으로 인해서 몸이 약해진 상황에서 열이 나는 것을 표현합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음허화동(陰虛火動)'이라고도 하는데 몸을 구성하는 영양물질이 부족해지면서 머리와 얼굴 등에서는 열이 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갱년기 증상들을 보면 영양분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기능이 떨어져서 몸이 말라서 생기는 증상들과 가슴 윗쪽으로 열이 생기고 몰려서 생기는 증상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 피부가 건조해지고, 질이 건조해지고, 뼈가 약해지고, 관절이 약해지고, 생리량이 적어지는 등의 마르는 증상들이 있고,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올라오고,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고, 잠을 잘못자는 열의 증상들이 있습니다.
영양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반면 노폐물을 거르고 배출하는 기능은 약해집니다. 그래서 살은 찌는데 정작 몸 속의 영양분은 부족해지는, 비유하면 홍수난 곳에서 먹을 물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
갱년기 증후군에 대한 한의학 치료는 수렴하고 농축하는 기운을 돕고 부족해진 영양물질인 정혈을 보충하면서 상부의 열을 식히는 치료를 시행합니다. 가미소요산이나 청리자감탕과 같은 한약 치료와 함께 침치료, 뜸치료, 약침치료 등 종합적인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갱년기 불면증의 치료 방법은 일반적인 갱년기 증후군 치료에 더하여 수면장애를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산조인, 백자인, 야교등, 합환피 등의 한약재를 더해서 치료합니다.
그리고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기, 잠들기전 스마트폰이나 TV 멀리하기, 침대에서는 잠만 자기, 커피는 오전에 한 잔만 마시기, 낮에 햇볕쐬면서 산책하기, 잠자리에 들기 전 샤워해서 몸을 따뜻하게 하기 등의 생활수칙을 따라하면 불면으로부터 벗어나 수면의 질과 수면시간이 개선됩니다.
갱년기 불면증으로 고생하신다면 우선 위의 생활수칙을 따라서 해 보시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가까운 한의원에서 치료받으시면 건강을 회복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2020년 6월 5일 제124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