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세상이 떠들썩하다. TV나 라디오를 틀면 감염자수, 사망자수를 쉬지 않고 알려준다. 평소에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긴장과 불안에 떨고 있다. 긴장과 불안은 우리의 삶을 쉼과 여유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 비록 경제적 풍요가 있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긴장’, ‘휴식’, ‘쉼’이라는 말의 의미를 한번 되돌아보아야 할것 같다.
요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제대로 쉬지를 못한다. ‘쉼’의 의미는 많이 변화하였다. 요즘, 휴가를 주면 말 그대로 ‘쉬는 시간’으로 사용하지 않고 짐을 꾸리고 계획해서 여행을 간다는 의미로 바뀌어버렸다. 평소에 하지 않았던 일을 계획하고 더활동하고 더 긴장하는 시간이 되었다.
휴가가 ‘쉬는 시간’이 아니고 ‘긴장의 끈을 붙잡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한의학의 경전인 소문에는 “양기자 번로즉장 정절......양기자 정즉양신(陽氣者 煩勞則張 精絶.....陽氣者精則養神)”이라는 글귀가 있다. 우리몸의 생명력은 집착과 불안, 과로 등으로 긴장하면 몸과 마음에 병이 들기 쉽고, 쉼과 여유를 가지면 정신이 온전해진다는 말이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의 원인에는 연령, 불면, 우울, 중풍 등 건강상태, 음주, 유전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필자는 가장 큰 원인을 ‘쉼 없는 긴장’이라고 본다. 긴장을 쌓아두다가 스스로 잘 해소하지 못하고 긴장의 끈을 놓아버리면 그것이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로 나타나고 이를 방치하면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치매를 예방하고 경도인지상태를 개선하는 방법은 심신에 발생하는 긴장을 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떻게 몸과 마음에 생기는 긴장을 풀고 쉴 수 있을까? 첫째, 현재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자. 과거와 미래는 상상에 있을 뿐이다. 과거의 좋았던 자신에게 집착하거나 제대로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집착과 후회는 우울을 만든다. 그리고 미래에 대해 막연히 불안에 떠는 것은 불면을 낳는다.
후회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 뇌는 ‘잊어버리기’를 한다. 즉 건망증이다. 조금씩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 자꾸 생활을 불편하게한다. 그렇다면 긴장을 하지 않는 생활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에 살고 현재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하며 스스로의 가치가 이미 높음을 보아야 한다. 젊은 시절의 자신보다 더 현명해진 자신을, 경제적으로 활동능력이 조금떨어졌지만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 온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지금의 경제적 성장, 코로나19에 대해서 잘 대처하고 빠른 시간 안에 우리사회가 안정적으로 가고 있는 원동력은 우리 어르신들이 이루어낸 노력의 산물이다.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일궈낸 것이다. 어려운 시대에 지혜를 쌓아가며 슬기롭게 살아온자신의 가치를 소중하고 대단하게 여기자.
둘째, 따뜻한 말과 나눔을 실천하자. 꼭 경제적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만이 봉사가 아니다. 스스로가 맑은 정신을 가지고 마음으로 쉼을 실천하는 것이 물질적으로 남을 돕는것 이상으로 돕고 있는 것이다. 밝고 긍정적인 말을 나누고 힘을 주는 것은 스스로와 남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다. 내
안에 있는 긴장을 해소하면서 밝은 마음을 나누면서 생활할 때 우울, 불안, 불면이 자리할 수는 없다.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도 좀 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고, 남에게 하면 후회할 말들을 하지 않도록 하자. 이것은 남들에게도 좋지만 자신에게는 더 좋은 일이다.
셋째, 식사를 제 때 하고, 견과류를 섭취하자. 낮에 햇빛을 쬐면서 걷기 운동을 하자. 만나기 싫은 사람들은 피하고, 반가운 지인들을 자주 만나서 대화를 하자. 흥미로운 새로운 책들을 접하고, 젊은 시절 좋아하던 음악을 듣자.
끝으로, 기억력이 많이 떨어짐을 자신도 느끼면서 남들도 걱정을 해 준다면 부산시와 부산시 한의사회에서2020년도 한의치매예방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상담을 하고 치료를 해보자.
2016년부터 시작한 한의치매예방사업으로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많은 분들의 인지능력이 개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 바로 각 구 치매안심센터나 부산시 한의사회(Tel. 466-5966)에 연락하면 2020년도 한의치매예방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2020년 4월 24일 제123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