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명절에 온 가족이 다 같이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난임 가족은 명절에 친지를 만나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다.
난임은 결혼 후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1년 동안 하였지만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와 출산후 월경이 회복되고 난 뒤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 , 2019년 3분 기 0.88명 으 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으며, 출산율을 올리는 것은 국가의 시급한 과제이자 난제가 되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난임 시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병원 시술 위주로 시행되는 것이 한의사로서는 아쉽다. 또한, 부산시와 부산시한의사협회에서 공동사업으로 4개월 동안 한약을 지원해주는 “한의 난임 지원 사업”을 2014년부터 하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
임신이 된다는 것은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배아가 자궁 내막에 착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은 배아와 자궁내막 두 가지가 중요한 변수이다. 난자의 질은 난포에서 배란되기 전인 전동난포와 동난포 시기에 주로 결정되는데, 이 시기의 난소의 혈액순환, 호르몬, 영양, 산화적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정자의 질도 마차가지로 정자가 생성되는 약 75일 동안의 혈액순환, 호르몬, 영양, 산화적 스트레스 등에 영향을 받는다. 자궁내막은 내막 불일치, 얇은 내막, 내막의 패턴 등으로 인해 수용력이 떨어져서 착상이 안된다고보며, 자궁 내막의 문제는 착상 실패의 약 60% 정도를 차지한다.
한의학에서는 난임을 한약, 침, 뜸, 약침, 온열요법 등을 통하여 치료를 한다. 한약은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신허, 간울, 기혈허약, 습담, 자궁허한, 어혈 등으로 변증하여 맞춤 처방하며,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배아의 질을 높이고, 자궁내막의 두께를 두텁게 하며, 자궁내막의 수용력이 증가되도록 도와준다. 침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주로 베타엔돌핀을 통하여 성선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난포의 성장과 배란에 영향을 준다.
또한, 난소의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자율신경계, 면역계에도 영향을 준다. 뜸은 심부 온열요법으로 자궁 및난소, 골반강의 심부까지 열을 전달하여 하복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이로 인해 배란을 고르게 하고 자궁내막의 수용력을 올린다.
약침은 한약재에서 성분을 추출하여 혈자리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자하거, 옻 등을 사용하여 골반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어혈을 풀어주며 자궁과 신장의 기능을 강화한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난임 여성중 보조생식술을 받는 인원은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인공수정과 체외수정도 자연임신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난자와 정자, 그리고 착상이 잘 되고 임신을 유지할 수 있는 자궁 환경이 중요하다.
난소의 예비능 검사를 했을 때 난소가 노화된 경우, 호르몬 보충 요법과 기타 처치를 하였으나 자궁내막의 두께가 얇은 경우, 원인불명의 습관성 유산, 공난포 증후군, 자궁내막의 유착이 재발하는 경우 등에서는 보조생식술을 시행하더라도 성공률이 높지 않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경우 한방 치료를 통하여 어혈을 없애고 난소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자궁내막의 수용성을 증가시키면 임신 성공율을 높일 수 있으며, 양측의 난관이 막혀있지 않은 경우치료 하는 중에 자연임신도 가능하다.
남성 난임의 경우에도 정액 검사에서 정자의 운동성 저하, 정자수 감소 등 정자의 질이 떨어져 있는 경우, 발기 부전, 사정 장애와 같은 성 기능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양방적인 약물요법과 한방치료를 겸하면 정자 상태와 수정 능력이 더욱 빠르게 개선된다.
“2020 한의 난임 지원 사업”이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부부에게 하늘이 내리는 선물, 새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2020년 1월 24일 제120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