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잡지(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최근 흥미 있는 논문 한건이 게재되었다. 여러 가지 대인관계의 문제를 지난 성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인 32세 남성에게 비강분무 옥시토신을 투여하였더니 몰라보게 부인과의 관계개선이 이뤄졌다고 한다.
친밀감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성욕구와 발기기능, 성적 극치감 등 전반적인 성기능이 놀라울 정도로 개선되었다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옥시토신은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평활근을 수축시켜 출산을 할 때 자궁을 수축시켜 출산을 돕거나 유방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유즙분비를 촉진시키는 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는 엄마와 아기의 유대감을 강화시켜 출산 후 육아기에 모성본능을 강화시켜 엄마가 아기를 잘 돌볼 수 있게 한든 역할을 한다.
성관계를 할때도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특히 오르가슴을 느낄 때 다량의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남성과 성에게서 각각 음경의 평활근이나 궁의 평활근 등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고 관계 후에는 정서적으로 두사람간의 정서적 밀착감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성 생활 만족도가 높은 커플들은 좀처럼 헤어지는 일이 없다.
그런데 이번 연구 논문의 결과는 지금까지 남성에서의 역할에 대하여잘 알려지지 않았던 옥시토신의 성기능 개선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주기적으로 비강을 통해 옥시토신을 투여했던 남성에게서 성 욕구의증가와 발기력 증대, 그리고 오르가슴과 성적 만족감의 증가가 나타났으며, 부인과의 관계에서 더 친밀감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고한다. 이러한 효과는 옥시토신 비강 분무제를 사용하는 기간에는 지속적으로 나타났으며, 분무제 사용을 중단하면 효과는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옥시토시의 작용은 성 욕구와 성 행동을 결정하는 대뇌 변연계의 도파민 시스템과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수많은 연구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새로운 성기능 개선 약물의 출현을 예고하는 논문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여성에서의 성기능개선효과도 또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부부나 연인 간에 친밀감을 고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르가슴을 공유하는 것이라 한다.열정적인 성생활을 통해 서로 오르가슴을 공유하고 나면 옥시토신과엔도르핀 등 여러 행복호르몬의 힘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사랑 또한 깊어질 것이다. 이혼하는 커플이 증가하고 섹스리스 부부가 증가하는 이면에는 이러한 호르몬의 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그런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각박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어쩌면 부부관계가 나빠진 커플들이 옥시토신 비강 분무제를뿌리고 난 후, ‘역시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관계가 돈독해지는 그런 날이 곧 올지도 모르겠다.
[2015년 3월 25일 제62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