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지하철을 타고 서면에 간다. 나이가 드신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고개를 숙여서 스마트폰으로 빨려 들어가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척추치료를 전공한 나는 속으로미소를 짓는다. 왜냐? 여기 대부분의 승객들은 미래에 나의 고객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모두들 바쁘게 살아간다. 출근할 때 지하철에서 고개 숙여서 스마트폰을 보고, 회사에서는 컴퓨터와 씨름하고 퇴근할 때 또 스마트폰을 보고, 집에 와서는 소파에 기대고 척추가 휜 채로 리모콘을 들고 TV에 열중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많은 분들은 뒷목, 어깨, 뒷머리, 심할 때는 눈까지 아픈 경우 가 많다.
병·의원에 가서 비싼 검사를 하더라도 특별한 원인이 없다고 하거나 경한 목디스크가 있으니 약 먹고 주사 맞고 물리치료하면 된다고 한다. 뚜렷한 호전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치료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정확한 진단·맞춤형 치료를
외래에서 진료를 보면 많은 분들이 목 아프면 목 디스크, 허리 아프면 허리 디스크 라고 자가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원인을 설명하기 전에 척추에 대해서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알면 치료가 빠르다. 여러분도 모두 알다시피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다. 이 척추는 우리 몸의 체중을 싣고 다닌다. 목 척추는 머리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참고로 성인 머리의 무게는 대략 5 kg이다. 이 무게를 목척추가 하루종일 떠받히고 있다. 이것까지는 여러분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나 더 생각해보자.
머리는 완전히 둥근 구 모양이 아니라 앞쪽에 턱이 있어서 앞으로 치우치는 모양이다. 목 척추에 턱이 있어서 앞 쪽이 무거운 머리를 올려놓으면 앞쪽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머리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안전장치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목척추가 뒤로 휘는 C 자형이 되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뒷머리, 양쪽 어깨, 등 부위에 붙어서 머리를 앞으로 떨어지지 않게 뒤로 당기는 가오리모양의 근육인 승모근(Trapezius)이 튼튼해야 한다.
여러분이 머리가 앞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승모근 입장이 되어보자.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힘이 들까? 뒤로 젖히면 힘이 들까? 당연히 앞으로 숙이면 힘이 더욱 든다. 고개가 떨어지지 않게 뒤로 당기는 것도 힘이 드는데 앞으로 숙이면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서 더욱 큰 힘으로 잡아당겨야 머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지하철의 승객들은 하루 종일 일을 한 승모근을 집에 갈 때까지 괴롭힌다. 외래에서 많은 수의 환자들이 척추병, 디스크는 왜 생겨요 라고 질문한다. 단순하다.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모두들 인정한다.
평생 동안 내 체중을 지탱해야 할 척추에 부담을 많이 주면 빨리 닳아서 노화가 빨리 오고 척추병이 생긴다. 기본적인 예방은 척추에 체중에 대한 부담을 평소에 줄이는 것이다.
목척추가 C자형 모양이 되고, 승모근이 머리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하도록 고개를 들고 하늘을 많이 쳐다보라. 목 근육 단련 운동을 하자. 항상 목 척추는 C자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에 인식하면서 일상생활을 하는 버릇을 들이자.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유전적인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만 열심히 하면 된다.
목 주변 통증의 원인은 디스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질환이 있다. 통증의 50%는 근육, 인대 관련 증상이고, 나머지가 여러분이 알고 있는 디스크, 협착증, 기타 등등이다. 위에서 언급한 C 자형이 중요하고, 목 근육만 단련하더라도 50% 정도는 치료할 수 있다.
여러분이 항상 두려워하는 목 디스크나 협착증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증상이 있다고 먼저 치료를 시작하지 말자. 검사(xray, CT, MRI)를 먼저 받으라고 권한다. 검사 후에 진단만 명확하면 치료는 정해져 있다. 환자분들은 흔히 나는 목 디스크가 있어요 라고 외래에서 흔히 이야기한다. 내가 환자분에게 묻는다.
목디스크·협착증도 내시경 치료
목 디스크는 어떻게 진단받았어요, 심한 정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라고 물으면 대답을 못한다. 디스크라고 진단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심한 정도(초기, 중기, 말기)를 반드시 함께 진단해야 한다. 초기 디스크도 주사 맞고, 말기 디스크도 주사 맞는다면 상식적인 치료라고 할 수 없다.
초기는 초기대로 치료하고, 말기는 말기대로 치료하는 것이 상식적인 치료라고 판단된다. 요즘은 모든 분야가 발전하는 스마트 시대이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시술, 수술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많다. 수술을 하더라도 절개 없이 내시경으로 대부분의 치료가 가능하다. 목 디스크, 협착증도 내시경치료를 받을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목 척추에 부담을 줄여서 척추병이 안 생기게 하고 초기, 중기 환자는 목 척추에 부담을 줄여서 악화가 안 되게 하고, 말기 환자는 수술로서 문제부위를 빨리 해결하고 다른 마디에 병이 또 생기는 것을 예방하려면, C자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꼭 명심해서 고개를 들고 아침, 저녁으로 하늘을 많이 보자. 뚜렷한 원인 없이 뒷목이 뻣뻣한 것도 어느날 갑자기 없어질 것이다.
[2016년 6월 24일 제77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