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원인 없이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면 수근 관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손목부위에서 신경의 압박에 의해 발생되는 증상으로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며 감각이 둔해짐을 호소한다.
수근 관은 손목 안쪽 피부조직 아래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1~2mm 두께의 횡수근 인대에 의해 형성된 공간으로 9개의 수지 골곡 건과 정중 신경이 존재하며 수근 관 공간이 감소되거나 수근 관 내용물의 부피가 증가하여 수근 관내 조직압이 증가되는 경우에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수근 관내 조직압의 증가는 정중 신경으로 가는 혈류의 저하를 초래하여 신경 섬유의 허혈을 유발하고 신경 섬유의 변성까지 초래할 수 있다. 수근 관내에서 정중 신경의 압박으로 인해 그 지배 영역인 무지, 시지, 중지 및 환지 요측 부분에 감각 저하나 소실이 일어난다.
이 증상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주로 30~60세 사이에 잘 발생하며 남성 보다 여성에게서 흔히 관찰된다. 대부분 정확한 원인이나 유발 인자를 확인할 수 없으나 감염, 외상, 골절, 탈구, 종양에 의해서도 발생될 수 있다.
또한 비만증, 당뇨병, 갑상선 기능 이상, 류마티스성 관절염, 임신 시에도 발생 빈도가 높다. 손목 관절의 굴곡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는 잘못된 습관, 반복적으로 손가락 및 손목 관절의 굴곡 및 신전을 이용한 작업, 진동 기구를 많이 이용하는 직업 등에서도 호발될 수 있다.
초기 증상으로 손가락과 손바닥의 저림과 감각 둔화를 가장 많이 호소하며 증상이 진행되면 수면 중 타는 듯한 통증과 무감각으로 잠을 깨며 손을 흔들거나 주무르면 증상 완화 및 소실을 보인다. 더욱 악화되면 손바닥 근위축 및 손가락 힘이 약해진다.
진단은 병력 청취 및 이학적 검사로 대부분 가능하며 유발 검사로는 손목을 1분 정도 수동적으로 굴곡시켜 저린 감각과 감각이상을 유발하는 팔렌 검사, 손목 부위에서 정중 신경을 타진하여 통증이나 감각 이상을 유발하는 틴넬 증후, 손목 부위에서 직접 정중 신경 부위를 20초 정도 압박하여 증상을 유발하는 전완 압박 검사 등이 있으며 근전도 및 신경 전도 검사는 감수성이 높은 유용한 검사법이다.
또한 자기 공명 영상(MRI) 검사로 수근 관내 내용물의 상태를 보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이 가벼운 경우 부목에 의한 손목 고정, 경구 투여 약제,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임신부에서 발생한 경우, 대개 분만 후 6주 내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므로 이 기간 동안 수술적 치료는 재고하는 것이 좋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증상이 심하거나 10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손가락의 지속적인 무감각과 근위축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 방법은 개방적 횡 수근 인대 절제술과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내시경적 수술 방법은 수술 흉터 및 통증이 적으며 수술 후 회복 기간 단축 등의 장점이 있다.
[2016년 8월 26일 제79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