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캔디다 질염이 있을 때 먹는 약으로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항진균제 연고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는데 최근에 알려진 내용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항진균제 연고 또한 유발성 전정통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산부인과에서 처방하는 이러한 연고제가 전정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었다.
이러한 연고류와 더불어 화학섬유나 정액 등이 알레르기 인자로 작용하여 비만세포를 자극하여 통각 신경이 과도하게 증식하면 가벼운 자극에도 매우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연고 처방이 모든 전정통의 원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이러한 견해에 대해 약을 처방하는 의사나 치료를 받는 환자 역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의학적 치료가 의인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하나의 예이다.
피임약 역시도 마찬가지 예이다. 전정부는 대부분의 다른 여성생식기가 주로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남성호르몬 수용체와 여성호르몬의 수용체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신체조직이다.
여성의 몸에도 상대적으로 소량이긴 하나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여러 가지 요인으로 남성호르몬의 농도가 감소하게 되면 전정부에 조직학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 불임치료를 오래 받는 경우, 그리고 자궁내막증 치료를 오래 받는 경우 등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대부분 단백질과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고 1~2%만이 완전히 자유로운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들이 남성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하여 테스토스테론의 생물학적 작용을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은 유리테스토스테론의 농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이다. 따라서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의 농도가 올라가면 유리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고 반대로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이 감소하면 유리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임약을 복용하게 되면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의 농도를 증가시켜 실질적으로 기능을 하는 유리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감소시키므로 전정부에 변이를 일으켜 유발성 전정통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피임약의 이러한 부작용은 피임약을 약 3개월 정도만 복용해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유발성 전정통은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며, 더 나은 치료법을 위해 끊임없이 수많은 의학자들이나 성의학자들이 연구하여야 할 분야이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잘 모르고 무심코 사용하는 약제에 의해서도 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2017년 1월 20일 제84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