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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여성의 유발성 전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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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에서 나타나는 성교통 질환 중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유발성 전정통이다. 최근까지 이 질환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의 여성들이 자신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았고, 단지 성 경험이 적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음부통증은 그 통증이 나타나는 범위에 따라 일부분에만 나타나는 ‘국소성’ 외음통과 전체적인 외음부에 나타나는 ‘범발성’ 외음통으로 나눌 수 있으며 통증의 패턴에 따라 ‘유발성(자극에 의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과 ‘비유발성(자극에 관계없이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으로 나눌 수 있다.


음부통증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발성 전정통은 과거 ‘외음전정염’이라 불리던 질환으로 유발성이고 국소성의 음부 통증이다. 전체 가임기 여성의 약 12% 정도에서 나타난다.


유발성 전정통은 질 입구의 전정부라고 불리는 소음순의 내측과 처녀막 사이의 공간 부위에 압력이나 자극을 가할 때 타는 듯하거나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나타내며, 성교통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성교통은 첫 성관계를 시작할 때부터 나타날 수도 있고(원발성), 일정기간 통증이 없는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성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속발성). 그렇다면 유발성 전정통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비뇨생식동에서 발생하는 전정부는 뮐러 관에서 발생하는 질과는 발생학적으로 그 기원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환경에 노출되더라도 전정부는 일반적인 유해인자로부터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전정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유해인자로는 호르몬의 변화, 감염, 면역학적 혹은 염증성 과잉반응, 저산소성 손상, 선천선 기형, 신경병적인 손상, 물리적 손상 등이다.


여러연구에 의하면 유발성 전정통은 다음과 같은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데, 첫 번째로는 진균 감염 등 여러 가지 염증 반응으로 인해서 전정부에 통증을 느끼는 통각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경우이다. 비만세포의 활성이 ‘헤파라나제’등의 신경성장인자를 증가시켜 전정부의 점막에 비정상 적으로 통각신경이 약 10배 정도 증가하게 되면서 유발성 전정통이 발생하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통각 신경이 전정부의 기저막을 뚫고 상피층 내로 뻗치게 되는데 유발성 전정통에서는 반복적인 비만세포의 활성으로 전정부 상피의 정상적인 기적막이 파괴되고 통각 신경이 상피층으로 자라나는 조직학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유전적인 소인이다. 이 경우 여러 가지 염증 반응이 나타날 때 전정부의 통각 신경이 역시 과다하게 증식하게 되는데 유전적인 소인에 의해 유발성 전정통이 발생하는 경우 배꼽 주변에도 통각과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배꼽 역시 전정부와 같은 비뇨생식동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며, 유전적 소인에 의한 경우 통증은 첫 성관계를 시작할 때부터 시작되는 원발성 성교통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유전적 소인에 의한 전정통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유일한 대안이다.


세 번째 요인은 호르몬의 변화이다.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데 피임약의 복용으로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게 되면, 전정부의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여성도 어느 정도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 테스토스테론의 감소가 남성호르몬 수용체가 많은 전정부의 상피층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타 항진균제 연고나 정액, 그리고 속옷이나 패드 등에서 유래하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 등의 알레르기 항원으로 인해서도 유발성 전정통이 발생할 수 있다. 유발성 전정통이 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특징적으로 질 입구를 누르거나 손을 댈 때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성기의 삽입뿐만 아니라 손가락이나 탐폰, 그리고 산부인과 검진을 위한 질경 등을 삽입할 때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통증의 정도에 따라 견디면서 성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 아예 삽입성교를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결혼 후 상당기간 정상적인 성관계를 갖지 못하거나 섹스리스로 살아가는 부부도 많이 있다.


유발성전정통이 있는 경우 통증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삽입 공포를 갖게 되는데 이로 인해 골반바닥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는 골반바닥근육의 과긴장 증상이 약 90%이상 동반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단순히 국소적인 전정부의 통증만 없앤다고 해서 치료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며 동반된 질경련 증상이나 골반바닥근육의 과도한 긴장 현상도 치료의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


유발성 전정통의 증상은 질경련과 매우 유사하며, 두 가지 증상이 겹쳐서 나타나기도 하므로
감별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외에도 유발성 진정통 환자의 상당수에서 오르가슴 장애를 동반한다. 전정통이 치료된 이후에도 오르가슴 장애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는데 이는 성교통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한 삽입 공포가 과도한 긴장으로 교감신경이 예민해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교감신경은 성 반응 주기의 욕구기나 고원기 등 성 욕구가 생기고 흥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억제되어 있어야 하지만 이 시기에 교감신경이 예민해지게 되면 성흥분의 상승이나 오르가슴에의 도달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환자가 성교통을 불감증으로 잘 못 알고 있기도 하다. 유발성 전정통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과거에는 비 수술치료를 주로 선호했지만 재발율이 높고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통증으로 경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기에 통증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수술적 치료의 효용성과 안전성 때문에 선호한다. 수술치료는 재발과 성교 통증이 없는 완치의 개념으로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내과적 치료의 만족도가 60~70%인데 비해 수술적 치료인 전정부 절제술의 경우 약 90% 이상의 만족도와 완치율을 나타낸다.


최근의 유발성 전정통의 치료 방향은 발병 원인에 따라 치료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치료는 약 10주간에 걸쳐진행되며, 치료의 효과는 매우 우수한 편이다. 유발성 전정통의 치료는 단지 전정부의 통증만 치료하는 것은 절반의 치료에 지나지 않으며 동반된 삽입 공포에 대한 심리적 치료할 수 있어야 환전한 치료가 될 수 있다.


[20161223일 제8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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