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오한과 발열 증세를 보인 50대 남성이 병원을 찾았다가 비브리오패혈증 감염 판정을 받았다. 알코올성 간 경변을 앓는 이 남성은 항생체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어패류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었을 때,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보통 5월부터 7월 사이에 첫 환자가 나오는데 올해는 수온이 높아 예년보다 일찍 발생했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주 감염원으로 알려진 어패류의 섭취와 취급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균은 정상적인 면역기능을 가진 건강한 사람에서는 가벼운 식중독 증세만 나타날 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간 질환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백혈병 환자, 면역결핍 환자 등은 감염되면 치사율이 50%내외로 높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감염되면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발열 후 36시간 정도 지나면 발진 부종 등 피부병변이 발생한다.
패혈증 비브리오는 산도(pH)는 중성, 수온은 20~40도에서 가장 왕성하게 증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10도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않으며 100도 이상열을 가하면 즉시 사멸한다. 이처럼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열하는 방식으로 조리하는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생선회처럼 가열할 수 없는 요리는 조리 즉시 먹고 남은 음식이있다면 5도 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바닷물에만 사는 패혈증 비브리오는 염분이 없는 물에 닿으면 파괴되기 때문에 수돗물로 깨끗이 씻는 것도 식중독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어패류의 아가미와 내장에 많고, 근육에는 없으므로 생선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상태에서 포를 뜨기 전에 씻으면 된다.
칼, 도마, 행주 등 조리기구는 2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깨끗이 씻고 뜨거운 물에 소독해야 한다. 내장 등을 제거하는데 쓰는 칼과 회를 뜨는 칼을 분리하는 게 좋다. 발병 시 치료방법으로는 항생제 치료 및 적극적인 병변절제(debridement) 등이 있다.
박수연 기자
[2017년 5월 19일 제88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