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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한잔의 커피에도 인생철학 담아내는 소통의 공간

 
이색카페- 동주대학 앞 ‘인디고’

단골손님과 카카오톡을 하고 함께 출사를 다니고 영화를 본다는 인디고 대표 최우영씨, 그의 손맛이 깃든 핸드드립커피를 맛보고자 한 시간 반을 달려오는 손님이 있는가하면, 손수 만든 와이어공예를 선물하는 단골손님도 있다.
 
인디고 공간은 손님과 주인장이 함께 꾸려가는 소통공간 그 자체였다.

한 잔의 커피를 내리기 위한 모든 과정에 정성과 시간을 쏟아야한다는 그의 철학때문 일까.
 
다소 찾기 힘든골목길에 위치해 있어도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인터넷에 '카페인디고'라고 검색하면 저만의 인디고를 담은 블로거 게시물들이 한가득이다.
 
 
도대체 그 매력은 무엇일까. 8월, 유독 구름이 높이 뜬 하늘을 벗삼아 인디고를 찾아가보았다.

▲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되었는지, 위치가 여타 커피숍처럼 눈에 띄는 곳은 아닌데요.
 
-커피는 고등학교 때부터 드립을 해서 마셨습니다. 그러다 독일에서 유학하는 동안 현지 커피로스팅 가게에서 일하면서 처음 커피 볶는 일을 경험하게 되었죠.
 
갓 볶은 신선한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마시는 일이 가장 맛있는 커피라고 믿어왔고 그런 맛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장소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 색깔을 가진 커피를 하고 싶었고, 커피가 맛있다면 장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오히려 손님들중에는 골목을 헤매며 찾아와 맛보는 커피라 더 맛있다는 분도 계시죠. 시간이 갈수록 이 ‘위치’가 인디고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 로스터리 카페라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왜 이 방식을 고집하는지, 그렇게 뽑아낸 커피를 손님들은 뭐라 평하는지 궁금하네요.
 
-로스터리 카페라는 것은 커피를 그린빈 상태에서 구입을 해서 볶는 과정을 통해 우리들이 마실 수 있는 원두상태로 만들어 다양한 추출법으로 한잔의 커피를 서비스하는 샵을 말합니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어떤 카페냐는 기준은 아니구요. 인디고처럼 핸드드립을 내세우는 가게도 있고,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이 전문인 곳도 있을 것이구요. 방향은 다양하다고 봅니다. 단, 직접샵 안에서 생두를 볶지 않는 가게는 로스터리 카페라고 부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커피를 내 손으로 맛을 조절한다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죠. 이런 매력은 커피를 평생 업으로 섬기게 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인디고의 커피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른 샵보다 약간 높은 배전도로 바디감이 좋은 커피라고 얘기들 해주십니다. 4년간의 경험치를 통해 얻은 평이지요.

▲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때문일까요. 블로거들에게 인기만점이네요. LP판, 책, 사진, 말린생화까지 인테리어는 모두 직접 하신건가요?
-예, 창업초기 페인팅부터 작은 소품까지 제가 직접했습니다. 소품들은 별 다른 게 없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모은 LP판과 읽었던 책들을 내 방이라고 생각하고 배치만 시켰을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첫 제자가 선물해준 와이어공예품도 달고, 함께 출사나가 찍은 사진도 전시하게 되었지요. 아 그 테이블에 생화도 손님이 꽂아두고 가신거에요.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인디고에 대한 계획에 대해 듣고 싶네요.
-이전의 계획은 없지만, 만약 하더라도 이곳은 그대로 둘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카페라는 공간은 사람이 만드는 공간입니다. 그러니 거기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기본은 커피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대세는 신맛위주의 커피지만, 강하게 볶아 쓴맛을 내 단맛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커피를 계속해서 선보일 것입니다.
 
이렇게 인디고만의 커피를 만들어 정착시키고 그것으로 알려져야 한다는 대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년에 5년째가 되는데요. ‘since2007'이라고 붙이는 것이 계획입니다. 시작하면서 바로 붙이는 것이 부끄러웠지요. 5년도 짧긴 한데 한쪽 귀퉁이에 저 혼자알만한 곳에라도 쓸 겁니다. 5년이란 세월은 그리 녹록치 않은 세월이니까요.
 
 

 
백가영 기자
[2011년 8월 18일 22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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