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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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품격을 높여주는 세계의 테이블 세팅

 
하수잔의 아트 인 라이프스타일<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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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식탁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양인의 시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테이블 세팅이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것처럼, 우리가 볼 때는 서로 비슷해 보이는 서양의 테이블 세팅도 나라별로 각기 다른 특색이 있다.
 
 
 
♥클래시컬한 영국♥
 
가장 원칙적이고 클래시컬한 테이블 세팅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영국에서는 아름답게 조각된 식탁 자체의 디자인을 살리는 테이블세팅을 선호한다. 그래서 식탁의 디자인을 가리는 테이블 클로스는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보다는 개인용 식탁보에 해당하는 런천 매트를 자주 사용하는 편.
 
런천매트는 약간의 얼룩이 묻어도 전체를 세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도 종종 활용된다. 런천 매트는 식사할 사람 앞에 각각 깔아주는데 가로 45cm 세로35cm 가 적당하다. 테이블 클로스를 깔았을 때는 런천 매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에는 식탁에 미적 요소를 더하기 위해서 테이블클로스와 런천 매트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테이블클로스와 런천매트의 색을 같은 계열로 맞추는 것이무난하지만, 강한 느낌을 주려면 보색 계열로 매치해도 좋다.
 
 
♥화려한 멋의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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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테이블 세팅은 고급스러운 레이스와 직접 수놓은 자수가 돋보이는 테이블클로스를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영국의 테이블세팅과 비교할 때 좀 더 가벼우면서도 로맨틱하고 장식적인 것이 프랑스의 테이블 세팅이 갖는 특징이다. 와인에 대한 까다로운 취향을 자랑하는 프랑스인들에게 와인 종류에 적합한 와인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요리와 식기의 미적 조화 역시 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에게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는 파티 테이블 세팅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식탁에서도 마찬가지다.
 
 
♥풍성하고 색감적인 이탈리아♥
 
유럽과 라틴음식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요리. 하지만 1861년 통일 이전까지 지역별 특성이 강한 테이블 매너와 세팅, 요리를 고수했던 전통이 아직까지 이어져 개성강한 지역별 특성이 상당 부분 남아있다.
 
일반적인 식기류와 커트러리 이외에 기본적인 테이블 세팅에 등장하는 것이 소금과 후추.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서양 음식의 속성상 디테일한 맛은 먹는 사람이 직접 맞추도록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보면 소금과 후추 외에도 울리브유와 발사믹식초가 함께 세팅되어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발사믹식초는 와인을 발효시켜 만든 식초로 올리브유와 함께 지중해 연안에서는 가장 흔하게 이용된다.
 
때문에 이탈리아 테이블세팅에서는 개인별로 작은 종지를 준비해 올리브유에 발사믹식초를 떨어뜨려 빵을 찍어 먹거나 샐러드 등의 요리에 첨가해서 먹도록 한다. 이때 올리브유 병의 입구는 문 쪽을 향하게 놓는다.
 
♥눈으로 먹는 식탁, 일본♥
 
입으로 먹기 전에 눈으로 먼저 먹는다고 할 만큼 화려하고 장식적인 일본요리. 아름다운 음식을 어떻게 차려내는가 하는 점은 일본 요리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요리 한 가지마다 그릇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칫 어지럽게 보일 수 있지만, 기본적인 컬러와 모양의 조화를 고려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균형 잡힌 아름다운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인의 전통적인 식사습관을 하코젠이라고 하는데, 하코젠은 각자가 따로 작은상을 차려놓고 먹는 방식. 일본의 상은 우리나라의 상과 비교했을 때 더 작고 낮은 편이며, 하인을 포함한 가족 전원이 각자의 밥상과 젓가락, 밥공기를 가지고 있고, 각각의 식사 도구에는 개인의 이름을 새겨두기도 했으나, 현대에 와서 이런 풍습은 사라지고 있다.
 
 
♥요리천국, 중국♥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중국. 중국식 식탁에서는 스푼과 젓가락, 수프접시와 냅킨, 접시 등을 기본 세팅으로 한다. 둥근 원탁에 앉아 음식을 나눠먹는 중국인들은 손님을 초대할 때 반드시 짝수가 되도록 한다.
 
보통은 주인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자리를 권하지만, 많은 수의 손님을 초대할경우에는 식탁에 이름이 적힌 팻말을 놓아 손님의 자리를 지정해 준다.
 
중국 요리는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요리나 일본요리의 매너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통의 상아로 된 길고 뭉툭한 젓가락은 음식을 집는 역할 외에 음식을 퍼서 입으로 넣는 숟가락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손잡이가 짧은 사기숟가락은 수프와 같이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는데 사용되는데 큰소리를 내며 먹는것은 실례. 중국식 식탁에서는 큰 접시에 담은 요리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손님 각자가 자유롭게 덜어먹는다.
 
♥계절이 묻어나는 한국♥
 
전통적인 한국의 상차림은 주식에 따라 죽상, 면상, 반상으로 나누어진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반상은 국과 김치, 그리고 반찬으로 구성된다. 반상은 3첩, 5첩, 7첩, 9첩, 12첩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첩이란 기본 음식인 밥과 국 김치와 장, 찌개 등을제외하고 반찬의 가짓수에 따른 상차림을 말한다.
 
예를 들어 5첩이란 반찬의 가짓수가 다섯 개인 상차림을 가리킨다. 대개 반상차림은 일반 가정에서는 3첩, 5첩, 7첩을 사용하고, 대가나 궁중에서는 9첩, 12첩을 사용한다. 그리고 7첩 이상의 반상일 때는 곁상을 놓는다.
 
까다롭게 느껴지는 서양식탁에 비해 격식을 따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우리 상차림은 다른 어떤 문화권보다도 격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밖의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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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소박한 식탁을 가졌다는 독일에서는 큰 접시에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담아도 크게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다. 바이킹요리라고도 불리는 스웨덴의 식사 방식인 스모르가스 보르도는 10~20가지 종류의 음식을 큰 접시에 놓고 각자 덜어먹는 것을 말한다.
 
스모르가스란 훈제연어나 삶아서 얇게 썬 고기, 햄, 소시지 등의 전채요리를 말하는데, 긴 겨울을 나기위해 저장식품을 나눠먹던 북유럽의 풍습에서 유래되었다.
 
 
 
/글 하수잔·사진 함지원
[2013년 9월 27일 제45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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