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8일

핫플레이스

오후의 ‘차’는 우아한 귀족문화에서 비롯

 
하수잔의 아트 인 라이프스타일<7> 
 
배드포드 백작부인의 애프터눈티와 파티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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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 중의 여러 티타임 가운데 가장 멋스러우면서도 아름답게 여유를 즐기는 풍요로운 이 ‘애프터눈 티’는 영국의 우아한 귀족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처음 애프터눈 티를 시작한 사람은 베드포드 가문의 7대 공작부인인 ‘안나마리아’였다. 그녀는 오후시간이 되면서 하인에게 부탁해 자신의 침실에서 차와 함께 버터, 계피로 가미한 토스트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곤 했다. 그러던 것이 친구들을 초대하는 응접실에서의 접대문화로 바뀌게 되면서 점차 궁중으로, 중산계층으로 확대되어 급기야 일반 서민층에게까지 전파되었다.
 
빅토리아 여왕시대에 이 애프터눈 티타임은 사교의 장이자 예술의 문화에 관한 정보교류의장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차 도구들과 함께 도자기, 꽃장식, 테이블웨어 등이 화려한 발전을 이루면서 또 하나의 문화형성에 큰 몫을 하게 되었다.
 
애프터눈 티파티가 화려하게 꿏 피울 당시에는 상류층 부인들은 자신의 초상화가 그려진 찻잔과 가문의 문양이 새겨진 고급 레이스로 장식된 티 냅킨을 가지고 다니며 부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때 애프터눈 티파티의 전용의상인 ‘티가운’ 이라 불리는 화려한 레이스 장식의 드레스도 등장하였다.
 
 
 
티테이블 셋팅

 
티파티 테이블은 흰색 레이스가 있는 화려한 테이블크로스를 깔거나 또는 단색의 언더클로스 위에 계절감을 나타내주는 톱클로스로 포인트를 준다.
 
티냅킨은 일반 냅킨보다는 작은사이즈로 테이블클로스와 같은 레이스 장식이 있거나 파스텔 계열의 것을 준비한다. 이때에는 색이 맞는 종이냅킨을 함께 세팅해 손님들의 냅킨 사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좋다.
 
티파티에 사용하는 식기로는 로열 덜튼이나 웨지우드 등 영국의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한 브랜드 제품이 많이 선호되기도 하지만 그 파티의 컨셉과 상황에 맞는 것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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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은으로 된 제품은 값이 비싸지만 어떤 형태나 색깔과도 자연스럽게 매치가 되는 장점이 있다. 이때 화려한 문양의 식기를 이용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테이블위에 작은 변화를 주고싶다면 각기 다른 찻잔을 준비해본다. 손님이 원하는 잔을 직접 고르도록 함으로써 그 자체로도 얘깃거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티테이블에도 테이블을 장식해주는 센터피스를 활용한다. 전통애프터눈티를 즐기던 당시에는 정원에 피어있는 꽃들로 자연스러우면서도 화려하게 장식했었다. 그 전통에 맞게 애프터눈 티타임의 센터피스에는 정원에서 바로 꺾어 장식한 듯한 신선함을 연출해보는 것이 좋다. 단 대화중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는 높이여야 하고 향이너무 진한 꽃은 피해야 한다.
 
 
차와 티푸드

 
티파티에서의 차와 티푸드는 초대된 손님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차는 다즐링, 우바, 기문 등 세계 3대 홍차를 준비하거나 차 자체의 맛을 그대로 즐기는 스트레이트 티 한 종류와 우유를 섞는 밀크티 같은 베리에이션티를 함께 준비해 다양한 풍미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손님 자신이 어떤 차를 마시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티캔디를 테이블위에 올리는 것도 재치있는 방법이다. 차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손님일경우 파티의 주인인 호스티스가 오늘의 홍차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것과 함께 차와 어울리는 티푸드를 권해주도록 한다.
 
 
접하기 쉽지 않은 귀한 차일 경우에는 이 차를 대접할 수 있게 된 배경과 차의 풍미 등 홍차 자체에 대한 애기로 대화의 꽃을 피워나간다. 티푸드인 스콘이나 케이크, 샌드위치 등은 주최자가 직접집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티푸드를 준비할 때는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를 주로준비하되 젤리나 무스같이 액체가 흐르는 종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티푸드의 가짓수와 양은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예의다.
 
 
케이크스탠드의 활용

 
3단 혹은 2단 케이크스탠드는 원래 전통적인 영국 티파티에선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하녀들이 공장으로 나가버리고 서빙할 일손이 부족하게 되자 여러 가지 티푸드를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이 도구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스탠드의 3단 중 제일 하단에는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작은 티샌드위치를 놓는다. 티타임을 즐기는 동안 샌드위치의 겉이 마를 수 있으므로 무순이나 얇게 채친 야채종류를 토핑해서
촉촉함을 유지함과 동시에 장식의 효과를 주도록 한다.
 
가운데 2단에는 타르트, 비스킷,스콘 등 그리 달지 않은 종류를 놓고 맨 윗단에는 케이크나 초콜릿 등 단맛이 있는 메뉴를 놓아서 아래에서 윗칸으로 갈수록 점점 달콤함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호스트&호스티스의 역할

 
대개 티파티는 사교를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호스티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대화가 끊이지 않는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홍차문화가 대중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티타임의 도구 하나 하나와 차를 우리는 과정들이 모두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처음 초대된 사람이나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편안한 대화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차를 접대하는 과정에서도 호스티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호스티스의 왼쪽에는 찻잔들을 놓아두고 오른쪽에는 티포트를 세팅한다. 그리고 한잔씩 따라서 손님 한사람 한 사람의 취향에 맞는 차를 대접한다. 잔이 비워지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호스티스의 역할이며 몇 잔이 든 손님이 원할 때까지 직접 대접해야한다.
 
멀리 있는 손님에게 대접할 때는 주위가 산만해지지 않도록 자리에 앉아서 옆 사람에게 전달해주는 것이 예의다. 단, 인원이 너무 많아 혼자 감당하기 힘든 경우에는 초대된 손님 중에서 가장 친한 친구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티파티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의 선정과 호스티스 자신의 의상을 고려하는 세심함도 티타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이루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티파티 에티켓♥

 
홍차 한잔을 여유롭게 즐기는 티타임은 그 자체만으로도 평안을 주며 멋스러운 모습을 자아낸다. 마시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인격과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므로 늘 상대를 배려하는 예의가 필요하다.
 
- 너무 사적이거나 정치, 사회문제의 심각한 내용의 화제는 파하고일상적인 이야기나 의견을 교환하는 사교의 장이 되도록 한다.
 
 
-티스푼과 찻잔 등 차 도구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도록 부드럽게 다루며 차를 마실 때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 잔을 들고 있어야할 경우에는 티냅킨을 무릎 위에 펴고 그 위에찻잔 받침을 놓는데 잔과 받침을 가슴높이의 위치로 들어서 마시며 한층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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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대할 경우 티푸드는 부스러기가 나오지 않도록 세팅해주며 손으로 먹는 핑거푸드 크기의 한입사이즈로 준비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 찻잔에 남은 차를 비우는 용도로 쓰이는 유리볼 형태의 슬랍볼((slop bowl)을 마련해 놓으면 편리하다.
 
- 차의 농도를 기호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뜨거운 물이 담긴 주전자인 핫워터저그를 준비한다.
 
 
/글 하수잔·사진 함지원
[2013년 8월21일 제4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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