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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공의 혼 깃든 노을빛 늦가을 속으로

이색카페>카페 오레
  
가을의 설레임은 어디로든 떠나고픈 충동을 부채질한다. 하여 한번쯤 만사를 제치고 가벼운 떠남으로써 충만한 감동을 만끽하는 것도 좋을듯하다. 결코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보이는 자연 그 자체가 아름답고 풍성함으로 넘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무르익어가는 가을, 까치밥으로 남겨둔 붉은 감, 노을빛에 물들어가는 갈대, 물감보다 더 짙은고운 낙엽속으로 잠시 일상을 접고 근교 호젓한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부산울산고속도로를 달려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자리잡은 울산시 울주군 삼평리 '카페오레'. 온양IC 진하해수욕장 간절곶 방향으로 빠져 10여분간 시골길을 달려가면 호젓한 시골마을로 접어든다.
 
갈대로 둘러싸여 한 폭의 그림같은 커다란 물웅덩이 호수를 지나 진하해수욕장 방면으로 달리다, 온산울산시청 방향 강양횟마을 맞은 편삼평리 하회마을 간판을 보고 비보호 좌회전하여 들어서면 수 백 미터는 족히 넘을 서생교 넓은 강이 마을앞을 가로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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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흐르는 전설의 ‘이어강’, 대나무 병풍, 풍요로운 들녘 쉼터
문화와 예술 체험과 나눔, 틈틈이 작은 음악회 숲속 그윽한 차향기
 
평평한 들이 있는 마을 세 개가 오밀조밀 강을 벗하며 들어서 '삼평리'라는 설도있는 이 마을은 예로부터 벼농사가 잘되어 추수하기 바쁘게 수매해 갈 정도로 쌀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는 일명 회야강(回夜江), 돈강(錢江)이라 불리었고 지금은 '이어강'이라 불리운다는 큰 강은 '이어(鯉魚)' 즉 잉어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설도 있을 만큼 잉어잡이낚시도 유명하다. '이어'에 대한 슬픈 전설과 이무기에 대한 전설을 품고 유유히 흐르는 '이어수', '이어강'. 토착민들의 이바구를 통해 전해오는 갖가지 전설의 깊이가 더해 드넓은 강물결이 신비롭다.
 
요즘같은 가뭄기에도 깊고 푸른 강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인상적인 이 강을 끼고 들어선 이곳온산 온양 서생면의 경계는 참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강물이 급격히 꺾이면서 넓은 내를 이루는 '이어덤'이라는 곳에는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자리한 주막이 있었다는데, 이 주막을 중심으로 온산·온양·서생면이 경계를 이룬단다.
 
이 주막 마루에 앉아 식사를 하면온양면에서 먹은 것이 되고, 방에 들어가서잠을 자면 온산면에서 잔 것이 되며, 뒷간에 가게 되면 서생면에서 볼일을 본 것이된다고 하는 재미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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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이곳에 4∼5개의 목로주점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한 가구만 남아 있어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따라 마을안쪽으로 들어서면 얕은 언덕빼기에 하얀 성같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카페오레'(주인 손기선)다. 토착민들의 집과는 다른 분위기라 금방 찾을 수 있다.
 
도예가인 남편(이재필)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틈틈이 가마에 불 지펴 도예작업을 해온지 10여년. 동경유학파 출신의 이작가의 도자기는 국내외에서도 알아주는 터라 이곳 도자기 가마와 작품 전시장은 이미 다녀간 많은 고객들로 알음알음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동안 이곳 송천도예를 찾는 지인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솜씨좋은 아내 손씨가 맞춤식 음식을 내오다 차와 음식을 겸하는 카페로서의 공간을 한 켠에 마련, 이번에 '카페오레'라는 이름으로 정식 오픈했다.
 
피아노가 수준급인 큰아들 진호 군과 음악하는 아들 친구들 그리고 오랜 고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이 가을 작은 음악회를 멋지게 연출하기도 했다.
 
이곳 '카페 오래'는 차와 음식 맛이 일품이다. 15일을 넘기지 않는 신선한 원두로주인 손씨가 직접 로스팅해서 내리는 커피는 한결 깊은 맛을 낸다. 커피 마니아들도 반하고야마는 '카페오레' 커피가 독특한 것은 손맛에 있다.
 
무슨 음식이든 재료는 같아도 개인 손맛에 따라 맛이 다르듯 손 맛좋은 손씨가 날씨에 따라 감각적으로 조절해 로스팅하는 커피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분좋은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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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자리잡은 도예전시장이 엔틱스타일의 고풍이라면 카페오래는 빈티지 풍이고 현대적 감각이 돋보인다. 아기자기한 카페 인테리어 소품 디자인은 손재주가 남다른 손씨와 남편이 직접 했다. 그도 그럴것이 손씨는 34년 경력의 꽃꽂이 1급 사범증을 갖고있는 바리스타이자 호텔 주방장 못지않은 요리솜씨의 소유자이므로...타고난 색감으로 맛과 멋을 더하는 갖가지 요리는 먹기 아까울 정도. 어쩌다 오가는 손님들은 간단한 식사와 차가 가능하지만 단체나 모임 등은 예약식사를 기본으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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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장을 봐서 신선한 요리를 내기 위해 인원 수에 따라 음식을 그때 그때 장만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1인 2만원~3만원 규모이면 갖가지 훌륭한 요리를 체험할 수있다. 도예전시장 안쪽 넓은 홀에서는 모임이나 행사도 가능하다. 체험형 카페, 이벤트형 카페로 키워나가겠다는 이들 부부는 도자기체험을 겸한 단체손님도 받고 있다.
 
앞으로 펜션의 기능도 가미, 숙박을 겸한 체험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는 주인 손씨는 바쁜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훌훌 털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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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손씨의 아이디어로 탄생하는 갖가지 특선요리와 찜류, 보양식도 예약 주문이 가능하다.
 
가족이나 지인들간 오붓한나들이 시 떠나기전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더 좋다. 부산에서 아침을 먹고 천천히 준비하고 나서 점심무렵 도착한 후 음식과 차를 즐기기에 제격. 나선 김에 인근 울주군 간절곶과 진하해수욕장을 들러 바람을 쐬고 가면 더 없이 풍성한 나들이가 될 전망이다.
 
이곳을 아는 사람만이 정취와 맛을 체험 할 수 있으니 전화번호쯤은 메모해두는 것도 유익하다. 운 좋으면 활활 타오르는 장작더미 불쏘시개 지피며 작가가 혼으로 빚은 도자기가 가마에서 익어가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떠남 자체만으로도 힐링이되고 치유가 되는 운치있는 나들이 '카페오레'를 선사한다.(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삼평리 517.016-9611-1059, 010-3837-1-59, 052-239-1051)
 
김유혜민 기자
[2012년 11월 19일 제36호 30면]
주변가볼만한곳
간절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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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일출명소 간절곶은 포항의 호미곶보다 1분정도, 강릉 정동진 보다는 7분 먼저 해가 떠 해맞이 명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간절(艮絶)이란 해안에서 바라보면 긴 간짓대(긴 대로 만든 장대)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최근 방영중인 인기드라마 ‘메이퀸’이 촬영된 장소로 알려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드라마 속 화려한 궁전같은 저택과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우체통은 필수 기념촬영장소.
 
그 밖에도 한옥식 지붕구조로 조형미가 돋보이는 간절곶 등대와 모녀조각상,미술조각품 등이 간절곶의 절경과 함께 볼거리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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