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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으로 재탄생한 오묘한 자연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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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는 입구부터 태고의 신비가 오롯이 느껴지는 신비의 정원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 문을 연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돌낭예술원(대표 한건현)’이다.

제주의 ’(나무. 제주방언)으로 가꾼 돌낭예술원40여년의 오랜 준비과정을 거친 세월이 말해주듯 급조된 관광지의 모습이 아닌, 시간의 때와 예술가의 혼이 켜켜이 쌓여 낯설지 않은 익숙함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마치 석기시대의 원시인이 툭 나타날 것 만 같은 바위와 각양의 돌무덤, 기이한 화산석, 천하절경만 옮겨놓은 듯한 자연의 형태, 정성껏 가꾸어놓은 나무들까지...어느 하나 예사로운 게 없는 신비의 정원이다.

이곳 돌낭예술원은 주인장이 직접 귀한 화산석을 채굴해 수집하고 어렵게 구한 각종 석재와 나무들을 조화롭게 결부시켜 소우주를 탄생시키듯 구석구석 아름답게 가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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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 특유의 예술적 감각으로 혼을 불어넣은 분재와 석부작, 그리고 제주자생식물과 화산석을 만날 수 있는 정원이다.

돌낭예술원은 계절마다 독특한 운치와 멋이 있다. 철따라 피고지는 참꽃 왕벚나무 산딸나무 윤노리나무 팥베나무 동백나무 향나무 소나무 등 다양한 나무의 변화하는 모습과 세월을 쌓아 진화하는 석부작이 어우러져 돌과 나무가 가득한 제주식 정원의 멋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15천여 본의 산수국과 양수국이 정원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고 가을색이 완연한 요즘같은 계절엔 형형색색 물든 만추의 멋이 곳곳에 서려있다.

이곳 돌낭예술원의 석재는 대부분 현무암. 숭숭 뚫린 숨구멍이 특징적인 현무암은 그야말로 살아 숨쉬는 돌이다. 흙 한 줌 없이도 나무를 자라게 할 수 있는 신비의 돌이다. 화산석 구멍 사이사이로 스며든 이름모를 생명들이 어느 사이 생명의 싹을 움틔우고 줄기와 잎이 자라고 나무가 되고 꽃이 된다.

예술원에서 만난 안주인은 화산석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잉태의 바위, 창조의 석재라고 말한다. 포자가 날아와서 둥지를 틀고 새조류의 배설물에서 또 새로운 싹이 트고하는 하는 사이 새로운 작품을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것.

돌낭예술원을 만들어가는 사람은 한씨 부부와 아버지와 함께 예술원을 가꾸고 있는 아들 한희천이사 그리고 카페지기로 며느리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가족경영체다.

지난 여름 이곳을 우연히 방문한 관람객의 글귀가 기억에 남는다는 한 이사는 淸新以近古청신이근고, 典雅以不俗전아이불속. 맑고 새롭지만 옛 것에 가까우면 좋고, 규범에 맞고 아름답지만 속되지 않으면 더 좋다는 글귀를 방명록에 적어주셨는데 우리 예술원이야말로 진짜 그러한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인위적인 노력은 분명 있으나 원래 그러하듯 자연스럽고 속되지 않은 멋스러움이 있는데 최대한 이러한 자연의 멋을 잃지 않도록 잘 가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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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의 화산석과 나무를 조화롭게 배치하고 구상을 하는 첫 단계에서는 예술가의 재능이 필요하지만, 이후단계는 스스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현무암의 매력. 화산석이 흘러나와 굳으면서 형성된 다양한 형태에서 인간세계의 모습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물형상, 물고기형상, 희로애락의 모습이 담긴 인간의 얼굴형상까지...

예술원 절반을 지날 즈음 만날 수 있는 작은 연못에서는 공상과학세계에서 상상으로 만나던 E.T 형상의 돌까지 신비한 형상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이곳은 총 24가지의 존이 있다. 매표소를 시작으로 한동소나무, 오색동백동산, 산수국길, 애기동백숲, 가페놀낭보니또, 푸들폭포, 염원의 탑, ET 연못 숲, 석부작동산, 배롱배롱숲, 참꽃낭송, 거북이폭포, 전망대 등 총 14천여 평의 부지에 1300여 점의 석부작과 100여 점의 분재들을 즐길 수 있다.

10여년 키운 묘목을 돌에 활토로 붙여 또 20여년, 그렇게 더해진 세월 속에서 시간의 옷을 입고 멋진 모습을 뽐내는 석부작들은 날마다 달마다 철마다 해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 늘 같은 모습이 아니라서 흥미롭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다. 주차공간이 넉넉해서 편리하다. (문의 070-8672-9435)

유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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