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동네 온 가족 식솔들을 먹여 살렸던 240여 평 넘짓 지하공장, 쾌쾌한 냄새와 거미줄만 남긴 채 멈쳐버린 기계와 미싱 따위를 걷어낸 자리에 문화의 꽃이 새록새록 움 트고 있다. 아티컬(대표 강휘종)이 도심속 실험적 문화공간으로 탄생시킨 이곳은 카페와 갤러리를 겸한 복합문화공간.
피로에 지친 현대인들의 심신을 풀어주기 위해 정적인 동양의 정서와 미를 살려, 들어오는 순간 힐링이 되는 느낌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주력했다. 아티컬은 '예술(art)' '건축(architecture)' '문화(culture)'란 의미의 합성어. 말 그대로 문화와 예술 건축의 미를 재발견하는 색다른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외지인들이 느끼는 부산의 역동적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정적인 휴양을 겸할 수 있도록 컨셉화 하였다는 강 대표는 부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공간에 담아내고자 신경썼다고 말한다.
때문에 ‘아티컬’은 오픈 초대전시도 청년작가 강민성씨의 달 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동양적 색채의 도자전을 기획, 오는 6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석 달간 전시회를 연다. 앞으로도 문화예술인들이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하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장을 펼칠 계획. 이번 오픈전 초대작가는 2018년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과를 졸업하고 2020년 서울과기대 대학원 예학과를 졸업한 도예가 강민성씨.
강 작가는 지난해 아트부산을 비롯해 코엑스 창작공방관, 인사이트프라자 갤러리, 2019 아시아현대도예교류전, 서울숲커뮤니센터, 경주보문단지 아사카 차관, 홍익대 현대미술관 2018 아시아 현대도예교류전 등 다양한 국제교류전에서 기량을 선보여왔고, 지난 1년여간 살롱드느바에 갤러리, 넌컨템포(noncontempo)리빙위크 ‘baton’전, 갤러리 인사이트 스페이스 등에서 개인전을 통해 마니아층과 소통해왔다.
강민성 작가의 기량은 이미 지난 5년여 간 제7회 목포 도자기전 전국공모전 입선을 시작으로 제20회 관악현대미술대전 입선, 제21회 관악현대미술대전특선, 제10회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입선, 제4회 서리풀 아트포아트 대상전입선, 제25회 행주미술공예디자인대전 장려상 등 다양한 미술대전 공모전 수상경력이 입증해주고 있고,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확장성이 큰 작가로 미협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다.
강민성 작가는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달 항아리는 한결같은 화두가 시각적 불완전함이다. 이를 통해 오히려 완숙함을 드러내는 초월적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달 항아리의 특징을 살리되, 다양한 재료들과 접목, 새로운 조형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폭넓은 작업의 표현을 통해 각기 다른 재질의 융합으로 달항아리의 단아한 아름다움과 함께 그 이외의 것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게 작품의도“라고 설명한다.
아티컬 부산에서 선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창적 디자인과 재료의 융합으로 탄생한 것들로 오로지 컴퓨터 소리와 화면색채에 따라 빛을 달리하는 스마트 IOT기술을 접목, 빛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문화공간에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올 전망이다. 청년창업지원으로 도심문화공간 재생에 뛰어든 아티컬 강대표는 앞으로 지역별 특성을 살려 제2, 제3의 공간도 탄생시킬 계획. 서울 전주 등 타 지역에서 각자 직장생활을 하다가 올 초 아예 부산으로 이주, 글로벌 아티컬을 지향하고 있는 이들은 도시재생 문화크리에이터로 이곳 부산에 둥지를 틀었다.
아티컬 멤버는 총 3명. 올초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기획, 시공을 직접 주도 한 이들은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3명의 청년이 직접 밤낮으로 망치질 해가며 완성시킨 결과 3개월 만에 모양을 갖추고 이달 25일 오픈식을 가졌다. 강휘종 대표는 “예산 때문에 원래 기획하고 의도했던 대로 공간을 탄생시키는데 아쉬움이 크지만, 의도한 컨셉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 기본 틀을 만들었고, 앞으로 단계별 리모델링과 추가 작업을 통해 완벽한 아티컬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말하자면 1단계 재생을 완료한 셈이고 앞으로 차차 공간의 미를 살려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아티컬 1호 기지는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91번길 21-5 도시철도 3호선 재송역 맞은 편 주택가 골목안. 철물점, 동네 슈퍼마켓, 자그마한 개척교회와 주택들이 즐비한 동네어귀다.
지하공간이 넓직해 앞으로 무궁무진한 탈각의 기회를 꿈꾸며 작은문화의 싹을 틔우는 중이다.오며가며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이곳은 커피 맛도 일품이다. 아티컬이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해 마련한 장비도 바로 커피머신. 커피 맛 하나만큼은 인정받고 싶어 해외직구 커피머신으로 노련한 바리스타 경력의 청년들이 직접 맛을 내린다. 기획, 인테리어, 포토그라퍼 전문가 셋이 의기투합해 창조해낸 도심속 힐링문화공간 ‘아티컬’은 모임 공간대여, 전시, 공연, 발표회 등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문의) 010-9138-0426
김유혜민 기자
[2021년 6월 28일 제134호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