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카페-퀼트카페 올레
“한땀한땀 퀼트같은 소중한 만남 엮으세요”
한 땀 한 땀 정성이 깃든 아름다운 퀼트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대청동 중앙성당 근처 로데오골목에 19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퀼트카페 올레(사장 김혜자. 52).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번화가를 가득 메운 요즘, 한결같은 테마로같은 자리를 20여년 가까이 지키며 많은 사람들의 추억의 장소로 남아있는 카페는 흔치않다.
오래전 퀼트카페를 처음 찾았던 풋풋한 고등학생, 대학들이 어느덧 중년이 된 모습으로 다시 찾을 때면 카페와 함께 지내온 세월이 실감나기도 한다는 사장 김혜자씨.
퀼트카페 올레의 단골손님은 부산사람만이 아니다. 서울이나 다른 지방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도 하여, 그 결과 주인장도 모르는 사이 부산맛집을 소개하는 일본어판 관광책자에 버젓이 그 이름이 올라 있다고.
퀼트카페 올레는 김씨가 퀼트 작업실 및 갤러리를 겸해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퀼트카페답게 카페내부는 온통 김씨의 퀼트 작품들로 아기자기하게 전시되어 있다.
취미로 퀼트를 시작한지는 20여년이 넘지만 이렇듯 카페에 내 놓고 장식 삼아 전시하기 시작한 건 10년 정도 된다고 한다.
퀼트는 조각잇기를 한 겉천과 안 천 사이에 솜이나 융 등 두꺼운 천을 대고 세장을 한꺼번에 누빔작업, 즉 퀼팅해 만든 작품이다.
처음 퀼트작품을 보고 그 아름다운 컬러에 반해서 취미로 시작하게 되었다는 김씨는 “바느질을 위해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바느질에 깊이 빠지다보면 저절로 명상이 되기도 하거든요, 특히 부드러운 천을 만지다 보면 천이 전하는 드러운 촉감이 순화를 시켜주는 용을 할 때도 있어요.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힐링이 되고, 완성된 후의 만족감을 성취감이란 말로만 표현하기가 부족할 정도예요”라며 퀼트의 매력을 자랑한다.
퀼트의 매력은 만드는 사람만이 느끼는 건 아닌 것 같다. 카페 내부곳곳에 장식된 퀼트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즐겁기는 마찬가지.
정성이 껴지는 예쁜 쿠션, 애니메이션에등장해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것 은 비행기, 허공을 대롱거리는 모빌, 어릴 적 항상 갖고 싶어 했던 인형들, 벽에 걸린 액자, 아기자기한 소품들. 어느 것 하나 눈길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벽걸이용 소품들과 소파 등받이, 컵받침까지 아름다운 정성이 카페를 가득 채우고 있는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대형 벽걸이작품은 수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란다.
이 모든 게 제각각의 천조각들을 일일이 직접 엮어 만든 수공예품이란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솜씨가 과연 훌륭하다. 김씨의 솜씨는 카페의 메뉴를 직접 만들어주는 데도 발휘된다.
좋은 재료를 직접 준비해 건강한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욕심으로 모든 메뉴를 손수챙긴다. 한때는 수강생들에게 강의도 함께 겸했으나, 혼자서 카페운영과작품활동을 하면서 수강생들까지 가르치려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지금의 올레는 퀼트보단 커피가 비중이 큰 편. 20여 년간 퀼트카페를 운영해오면서 이제는 조금씩 변화를 주고 싶다는 김사장은 퀼트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있는 카페로 장소를 옮겨 운영해 보는것도 고려중이라고.
“보통‘바느질’하면 옛날 어머니들이나 하는 것쯤으로 치부하거나,무턱대고 어려워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은데, 막상 배워보면 참 매력적이에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넉넉히 3개월 정도 기초과정만 배우고 나면 아름답게 집안을 장식할 수 있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라며 선뜻 용기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
주인장의 정성이 찾는 이들의 눈과 입으로 전해져 미소를 머금고발길을 돌리게 되는 퀼트카페 올레. 이 가을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올레가 주는 행복감을 놓치지 않고느껴보길 바라본다. 051)241-2011
유시윤 기자
[2012년 9월 25일 제35호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