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연구하는 곳이자 더 즐거운 삶을 연구하는 곳? 입소문을 쫓아 찾아간 '연구실 혹은!'은 독특하게 2층 주택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카페. 그래서인지 마치 내 집에 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이 인다.
입구에 들어서니 조용하고 아늑한 실내가 펼쳐지고, 지하로 난 계단으로 작은 갤러리와 디자인 숍이 눈길을 끈다. 전시된 작품들은 편집디자인을 전공한 대표 조혜영씨와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여동생의 작품들이라고. 전시를 원한다면 누구든 이 공간을 이용할 수도 있단다.
다만 지금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내부 수리중이라 하니 나중을 기약해본다. 대신 카페 곳곳에 여동생의 개성 넘치는 그림들과 수제품들이 전시되어있다. 무심코 앉은 조명이 푸근한 한 쪽 구석자리.
사진발이 잘 받는 자리라는 사장님의 귀띔에 휴대폰 카메라를 슬쩍 켜본다. 잠시 후 메뉴판과 함께 받은 주문지가 참 재밌다. 실험보고서처럼 생긴 이 주문지에는 '연구실 혹은!'에서 탐구할 주제들을 적게 된다.
그렇다고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저 주문할 차와 음식을 적되, 실험보고서만큼이나 세세하게 주문할 수 있고 주인장과의 소소한 소통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귀여운 배려이니 말이다.'연구실 혹은!'의 진가는 메뉴판을 펼치면 한 눈에 알수 있다.
쿠키앤크림 블렌디드, 카페몽키, 베이컨 고구마 크로크무슈, 퓨전 구운 주먹밥 등 대부분 대표 조혜영씨가 직접 기획, 연구를 통해 선정된 최종 레시피로완성된 메뉴들이다. 즉 다른 카페에서는 맛볼 수 없는 메뉴들이라는 것.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맴돈다. 카페를 오픈 한지는 만 일년 정도이지만 3년 간 베이커리와 커피 공부로 쌓은 내공 덕에 가능한 것이리라. 함께 나오는 생수는 컵이 아닌 병에 담겨있는데 위생을 위해 끓는 물에 소독해 1인 1병으로 제공된다. 방명록을 펼쳐보니 사장님이 손님들의 글에 모두 코멘트를 달아놓았다.
이른바 ‘댓글방명록’이다. 다시 방문해 내 글에 달린 댓글을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주문지부터 생수, 메뉴까지 ‘당신’을 연구한 노력에 혀가 내둘린다. 이런 노력에 하나 둘 늘어난 단골손님들은 음반이나 간식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고.
외진 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변함없이 꾸준하게 '연구실 혹은!'을 찾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조대표도 카페 일을 하는 게 즐겁다며 활짝 웃는다. 또 하나의 팁, 혼자 '연구실 혹은!'을 방문하면 현금결제시 5%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혼자서도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를 찾고 즐거운 삶을 연구할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주인장의 바람이다.
백가영 기자
[2011년 11월 18일 25호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