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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내 손으로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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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키우고 계신가요? 요즘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핸드폰 바탕화면이나 각종 SNS프로필사진에 반려동물 사진 올려놓은 사람들도 많다. 만나면 반려동물 자랑이고 자기 반려동물이 제일로 똑똑하고 예쁘다고 불출산에 오르기도 한다.
 
물론 필자도 반려동물을 키우며 불출산의 최강자로 등극했었고 사정상 지금은 키우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또 키우게 될것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긍정적인 면만 주고 보상을 바라지도 않고 무한한 사랑을 주는 유일한 존재다.(물론 부모라는 존재가 있으나 긍정적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하지만 국내 동물복지는 아직도 너무나 열악한 수준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인식이 좋아지고 동물복지가 잘됐으면 하는 아주 개인적인 바람이 크다.
 
아 이런, 병원비를 생각 못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가장 부담되는 게 바로 병원비다. 필자는 만성신부전으로 3년 가까운 투병생활을 한 반려견으로 인해 과장컨대 아마도 집 한 채 값은 동물병원에 갖다 바친 듯하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동물병원비 부담은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닌가 싶다. 점점 비싸지는 진료비에다 검사와 더불어 필히 해야 한다는 예방접종과약은 또 점점 늘어간다. 게다가 부가세까지 붙어서 동물병원 한번 가면 10만원도 훌쩍넘는 돈이 빠져나간다. 상태가 심각해져 수술에 입원이라도 하게되면 1백만원이 넘는 금액까지도 나온다.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 키우는 집은 알바라도 해야 할 판이라는 푸념도 한다.
 
 
출자금으로 수의사 고용, 장비구입, 병원설립
이익은 재투자, 양육부담 최소화, 유기동물 감소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것도 이런 부담증가의 원인이라고 동물단체에서도 말하지만 동물병원비가 앞으로 더 오르면 올랐지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다보니 최근 협동조합의 열풍을 타고 부산에서도 동물병원을 협동조합으로 만들자는 소리가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이미 서울에서는 곧 '마포우리동생'이라는 동물협동조합이 동물병원 개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하니 전국으로 바람이 불어 닥치는건 시간문제인 듯하다.
 
아무튼 부산에서도 현재 10여명의 준비위원들이 모여 이미 협동조합으로 동물병원을 만들기 위해 발걸음을 뗐다. 동물병원을 우리 일반인들이 만드는 건 간단하다.같은 뜻을 가진 이들이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면 조합원들이 원하는 금액만큼 출자를 해서 그 출자금으로 수의사도 고용하고 장비도 들이고 동물병원도 짓는 것이다.
 
 
고로 협동조합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일반 협동조합은 공동출자와 공동이득이지만 사회적 협동조합은 출자 후 조합원 이득은 없이 재투자된다. 동물병원은 사회적 협동조합에서만 가능하단다.
 
서울의 경우 사람 대표는 물론이고 동물대표까지 선거를 통해 뽑았고 700명 가까운 조합원이 모여 출자금과 더불어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에서 대출까지 받아 병원설립이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부산에서도 준비를 시작해 얼마 전 4주짜리 대중강연도 개최했다. 동물복지와 협동조합에 대한 강의가 일반인 대상으로 열렸고 호응도 좋았단다. 물론, 아직 조합원모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서울에 비해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나 내년에는 설립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속적인대중강연과 더불어 앞으로 본격적인 조합원 모집을 통해 부산에서도 서울 못지않은 붐을 일으킬 전망이다.
 
동물병원을 만들자는 이유는 비싼 동물병원비가 출발이지만 단지 비용을 싸게 한다는 데만 중점을 둔 것도 아니다. 제대로 된 진료와 유기동물의 치료와 나아가 동물복지까지 생각한다는 것이 이들이 생각하는 동물의료협동조합이다.
 
그래서 동물병원을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병원비만으로 수익을 낸다는 생각을 해서도 안 된단다. 하루에 진료 가능한 마리수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다른 수익모델도찾아낸다고 하는데, 수제간식이나 반려용품 등 동물을 먼저 생각하는 재료의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이란다. 내 돈 5만원을 내고 동물병원을 만들 수 있다니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당연히 질 좋고 저렴한 가격에 고급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이유는 바로 자신이 그 병원주인이기 때문이다. 조합원으로 꼭 참여하고 싶다면 다음카페(http://cafe.daum.net/busanwithpet)로 들어가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좋다.</https://www.facebook.com/groups/296554973881255/>
 
마지막으로 당부 한마디. 사실 동물병원비가 비싸다고 동물키우기 힘들다는 건 비겁한 변명이다. 진정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반려동물로 맞이했다면 모든 것을 감수하고 끝까지 책임질 생각을 해야 한다. 내가족 병났다고 버리는 건 잘못됐다는 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다 아는 상식이 아닌가.
 
그런데도 병원비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대소변문제, 이사, 임신 등등 온갖 변명으로 반려동물을 버릴 생각만 하는 이들. 인간은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배려하고 보살피고 보듬어 안아줄 때야말로 진정한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혹자는‘인간도 살기 힘든 세상에 동물까지...’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생명은 고통 없이 지내야 할 권리가 있고 거기에 동물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나 인간이 보살펴주지 않으면 힘없이 죽어야하는 동물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김애라 기자
[20141120일 제58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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