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한 색과 맛과 향 품은 우리 꽃차
투명한 찻잔에 꽃이 핀다. 꽃은 자신의 색채와 향기, 효능을 다 내어주고 찻잔 가득 우러나 그것을 음미하는 이의 심신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사상구 새벽로에 덕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꽃차 디저트 카페 ‘올차’에서 붉은 빛의 맨드라미 차를 맛본 기자의 소감이다.
언제부턴가 한 끼 식사는 소박하게 하더라도 디저트는 색다른 공간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는 비주얼의 달달한 후식들을 직접 골라 ‘마실 것’과 함께 즐기는 것이 흔한 일상이 됐다. 디저트 카페에서 지인과 만나고, 가족 모임도 갖고, 비즈니스도 이뤄진다. 그러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차 맛과 카페의 개성이 아닐까?
“식사 후에 차를 마시는 것이 대중화 됐는데 사실 커피 아니면 녹차,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하지만 한국 꽃차는 각각 고유한 색과 맛과 향이 있어 고를 수 있는 폭이 넓고, 커피는 심신을 업 시키지만 차는 다운 시켜주면서도 나름의 효능들이 있어 건강에도 도움이 되죠” 꽃차 디저트 카페 ‘올차’ 손정란 대표(46)의 말이다.
꽃차는 옛 어머니들이 가마솥 뚜껑에 각종 꽃잎을 덖어 아랫목에서 건조해 귀한 손님께 대접했던 고급 차이다. 은은한 향을내는 보랏빛 ‘도라지 꽃차’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으로 기관지염, 감기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연한 박하맛과 향을 내는 연두빛 ‘매화 꽃차’는 ‘고결·결백’의 꽃말을 가지고 있고 피로회복과 자양강장에도움을 준다. 달달하면서도 담백한 맛의 아카시아 꽃차는 ‘사랑과 우정’을 상징하며 여드름, 중이염에 좋다. 쌉사름하면서도 개운한 맛의 쑥꽃은 꽃말이 ‘평안’, 고혈압 동맥경화에좋다.
이외에도 꽃말과 함께 다양한 맛과 향의 꽃차들이 수십 종에 이른다. 매운장미, 국화, 골담초, 복분자 잼, 생강,레몬, 모과, 메리골드, 장미 시럽, 바나나,아로니아, 블루베리, 파인애플 발효식초,칡, 아로니아, 보리수 등의 플라워 에센스는 선물용으로도 좋다.
한국 꽃차만의 매력 널리 알리고파 프랜차이즈화
자신의 모든 열정을 ‘꽃차’에 쏟아 부어 창업
우연히, 가내수공업으로 꽃차를 만드는 제조업자를 알게 돼 꽃차의 매력에 푹 빠진 손 대표는 1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꽃차에 쏟아 부어 창업을 준비했다. 직접 꽃차 소믈리에 자격증,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물론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제빵도 공부했다.
강원도 홍천부터 지리산 끝자락까지 전국에 있는 이름난 꽃차 전문점을 샅샅이 방문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일본까지 나가 카페, 꽃차 시장을 조사했다. 5개월 전 사상구 새벽로에 건물을 매매해 1, 2층 내부 설계를 직접 하고, 하나하나 공들여 꾸민 끝에 전 세대가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방스한 공간 ‘올차’가 탄생한 것.
손대표는 “꽃차를 가정에서 음용하려면 거름망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수제 도자기 전문가에 의뢰해 꽃차 전용 잔을 여러 벌만들어 전시해 두고 있습니다” 라며 카페가운데 유리장을 가리켰다.
또한 그는 “꽃차가 메인이지만 커피도 맛있어야 되고 디저트인 빵도 예쁘고 맛있어야 해요. 빵은 매일 일정 시간에 구워내는데 사람들이 알든 모르든 버터와 그 밖의 재료로 제일 좋은 것을 쓰니 맛도 있고 속도 편해 드셔보신 손님들이 더 찾죠”라며 자신했다.
국내 최초 한국 꽃차 프랜차이즈 자긍심
‘올차’를 운영하면서 손 대표가 놀란 것은 처음 한 달간 젊은 층이 기성세대 보다 꽃차를 더 찾고 선호하는 것이었다. ‘커피’가 아닌 ‘차’를 마시러 젊은 층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고 보람도 느꼈다고 한다. 지금은 세대 구분 없이 꽃차가 더 인기다.
2017년 부산시가 선정한 사회적 프랜차이즈 기업 ‘가치가게’에 선정되고, 꽃차 제조로 국내 최초 HACCP 인증까지 취득한‘올차’는 최근 창업박람회에서도 대박을 냈다. 국내는 물론 베트남, 일본, 홍콩 등 외국에서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양의 꽃차 납품 의뢰를 받았다.
또한 경남 의령군에 대단지 친환경 꽃차 재배지와 감천문화마을 등 계약재배를 통한 원료공급, 자체 기업부설연구소와 (사)한국꽃차협회, 경북대, 건국대 등 산학협력을 통한 우수한 품질관리와 개발이 ‘올차’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경남 거제의 한 마을에서 이름난 요리사였던 친정어머니와 전라도 종가집의 며느리였던 시어머니의 손재주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손 대표는 “이름을 날리려고 프랜차이즈를 하는 것이 아니고 꽃차의 대중화를 위해 프랜차이즈를 합니다.
우리 꽃만으로 손수 만들어서 수출도 많이 하고 널리 알리는 일인데 얼마나 보람이 크겠습니까? 여기는 부산의 랜드마크가 됐으면 좋겠고, 국내 최초 한국 꽃차 전문 프랜차이즈로 ‘한국의 스타벅스’를 만드는것, 바로 그게 목표입니다”라는 멋진 포부를 밝혔다.
박정은 기자
[2018년 3월 23일 제98호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