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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맛있는 정월장 직접 담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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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정성과 덕으로 담근다했던가. 장을 어떤 날 어느 시에 담그느냐에 따라 벌레가 꼬이니 맛이 시다느니 했을 만큼 우리 선조들은 연중 장 담그는 시점을 매우 중히 여겼다. 더구나 장에 벌레가 생기면 집안이 안될 징조라느니 하며 장맛으로 여성들의 살림살이를 평가하기도했고, 시집가는 여성의 함 속에 메주를 넣어보내기도 했고, 피난 길에도 소중히 다루었을 만큼 장은 먹거리중 가장 귀하게 다루어온 식재료였다.


예로부터 장맛은 음력 정월에 담그는장이 으뜸이라 했기에 우리네 선조들은 음력 정월이면 한 해 가족들이 먹을 장을 대대적으로 담가왔다. 입동 무렵에 콩을 삶아 적당이 찧어 메주틀에 넣어 모양을 내고 집안 한 켠 볏짚은 엮어 실내 천장에 매달아 적당히 말려온 메주는 이 무렵 장으로 담그어 왔다.


정월에 장을 담는 이유는 온도와 습도가 정월 무렵 가장 알맞아 연중 가장적은 소금을 쓸 수 있어 장 맛이 짜지 않고 구수하기 때문이다. 음력 2월~4월장에 비해 숙성 기간이 긴 것도 장의 깊은맛을 내는 데 한 몫한다.


바야흐로 장담는 철이다. 해마다 이 무렵 장담그기 시연회를 열어오고 있는 (사)부산여성소비자연합(회장 조정희)이 올해도 어김없이 시민들을 위한 장담그기 시연회를 연출했다. 지난 2월 7일 롯데백화점 부산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새내기 부부와 대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연회를 가졌다. 30분만에 뚝딱 선보인 전통 장담그기는 알고보면 의외로 쉽고 간단하다.


인스턴트문화에 길들여진 신세대들이나 외식에 의존하는 맞벌이 가족, 대가족이 흔치 않은세태에 직접 장을 담그어 먹는 일은 번거롭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건강을 위해 믿을만한 식재료로 직접 담가 먹는 것도 한번 시도해 볼만하다.


시중에 판매하는 잘띄운 국산 메주와 소금, 생수, 숯, 고추 등만 준비되면 손쉽게 직접 담글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크기의 항아리도 하나 장만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부산장담그기시연회에 참가한 울산시거주 정소현 김경민 새내기 부부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장 담그는 법을 직접 배워보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며 “직접해보니 의외로 쉽고 간단하고 장담그는데도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엿볼수 있었다”며 우리 조상들이 해온 전통법 그대로 익혀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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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소비자연합이 귀띔하는 전통장 담그는 법을 소개한다.

우선 재료는 메주 5kg, 꽃소금(한주소금) 4kg, 생수 10리터, 숯, 말린 빨간 고추, 계란을 준비해둔다.

재료만 준비되면 지지고 볶고 할 필요 없이 순서대로 넣어주기만 하면 초간단 장담그기가 끝난다.


예전에는 장담글 물도 하루나 이틀 전에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우려 놓고 항아리도 짚을 태워 살균처리하는 등 달군 숯을 넣어 하루동안 덮어두어 멸균처리하기도 했으며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뜨거운 물에 헹궈 소주와 식초로 항아리를 닦아주는 방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한 해 농사로 여길 만큼 대가족 시대에는 든든한 한 해 온 가족을 위한 살림 밑천이었지만, 소가족 심지어 혼족과 외식이 흔한 요즘 시대에는 한 번 담그면 몇 해는 거뜬히 먹을 수 있다.


내 손으로 직접 담그어 먹는 장 맛, 올해에는 한번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사라져가는 미풍양속과 선조들의 지혜를 되살려 생활속에서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료제공 부산여성소비자연합)



유순희 기자

[2017223일 제8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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