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독특하고 음식 맛이 뛰어난 식당은 아무리 구석에 있어도 손님들이 알아서 찾는다. 부산 사상초등학교 건너편에서 일방통행길로 100미터 정도 지나면 짙은 꽃분홍색 선명한 대문의 ‘엘스키친’이 바로 그런 곳이다.
큰 도로에서 살짝 안쪽에 면해 있는데다가 문을 연지 5개월 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녀온 사람들의 입소문과 감동후기로 지역의 대표 맛집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엘스키친의 외관은 어린이 동화책에 나오는 작은 궁전, 혹은 카페를 연상케 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세상 처음보는 분식점의 샤방샤방한 분위기에 기분이 좋아진다. 어디서 찍어도 ‘그림이 되는’ 분홍색 소파, 하늘색, 아이보리색의자, 대리석 상판의 탁자가 고급스럽다. 굉장히 멋진 공간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느낌인데 메뉴판을 보면 음식은 여느 분식점과 같이 김밥류, 떡볶이류, 식사류, 음료로 나뉘어져 있다.
엘스키친 이은경 대표(40)는 “한 끼 같은 한 줄의 김밥이라는 사명으로 매일 신선한 재료로 직접 조리한다”며 인기 메뉴를 소개했다. 통통한 김밥류는 정말 한 줄로 한끼가 될 만하다. 엘스키친 김밥 외에 한입 가득 참치 김밥, 통통 돈가스 김밥, 매콤 어묵 오징어채 김밥 등 9가지 김밥이 다 그 맛을 자부하지만 이 가운데 ‘직접담은 김치 김밥’은 전라도 출신 어머니가 직접담근 김치로 만들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맵달 떡볶이는 라면사리, 납작당면사리, 당면만두, 통통 소시지 등 다양한 토핑을 선택해서 올릴 수 있기에 선택의 폭도 폭이지만 국물 맛이 관건이다. 맵달 떡볶이의 양념은 매콤하고 달콤한 수제비법 양념장을 개발해 기존의 프랜차이즈 떡볶이와는 다른 깊은 맛이 난다.
식사류의 돈까스도 그 크기와 맛에서 정성과 인심이 가득 느껴진다. 국이 함께 나오니 배도 든든하다. 라면이라고 다 같은 라면이 아닌 것이 엘스키친 육개장 라면에는 진짜 소고기를 듬뿍 넣어서 진하고 칼칼하다.
또 하나의 자랑은 수제음료. 로얄밀크티, 듬뿍 초코라떼, 수제 딸기라떼, 엘스 아이스티, 엘스 레몬에이드 가운데 단연 인기는 ‘레몬에이드’이다. 새콤달콤한 맛이 식사 후에 상쾌함을 더한다. 현재 엘스키친에는 가게가 예쁜탓인지 낮 시간에 2030세대의 여성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세대 구분없이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고 포장까지 해 간다.
이은경 대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분식점 하면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싶어, 깔끔하고 양도 많게 해 한 끼같은 김밥 한 줄로 고객님들께 보답하고 싶다”며 “메뉴도 꾸준히 개발, 곧 신메뉴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2019년 4월 25일 제111호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