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렀는데 분위기가 괜찮고 약간의 기분 전환도 되는 고만고만한 카페들은 많다. 그러나 그 분위기, 그 커피 맛이 생각나 다시 찾게 되는 곳은 얼마나 될까? 딱 그런곳이 있다. 진구 연수로 54번 길에 위치한 카페 ‘수원지(水源池)’.
“맛있게 드시고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편히 쉬었다 가셨으면 좋겠다”는 카페지기 신미선 대표의 말처럼 수원지에 가면 디저트가 맛있고, 음악에 귀 기울여지고, 책도 펼치고 싶어진다. 투박한 바탕 위라 깔끔함이 더 도드라진하얀 간판을 확인하고 수원지에 들어서면 심플한 나무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있다.
창가 한 쪽에는 혼자 와서도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배려한 자리도 마련돼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주문한 음료와 디저트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를 둘러보니 바에 진열된 예사롭지 않은 도자기들, 나중에 알게된 이진철 작가의 빗살무늬 그림, 시집과 책들이 공간의 독특함을 뿜어낸다.
메뉴는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단촐한데 디저트가 떡 종류여서 한 번 더 놀란다. 당일 메뉴에 올라있던 커피는 각각 맛과 향이 조금씩 다른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산. 이미 단골이 된 이들이 꼽는 수원지 최고의 자랑은 다른 곳과 다른 “커피와 음료 맛”이다.
음료는 모두 수제 과일청에서 우러난 자연의 맛으로 ‘청귤쥬스’, ‘오미자쥬스’ ‘자두레몬쥬스’ 등인데 맛도 맛이지만 마시면 왠지 건강해 질 것 같아 더 기분이 좋아진다. 신 대표가 “한국적이라는 것에 대해 수없이 질문하고 생각한 끝에 만들어낸 공간”이라고 수원지를 소개한 것처럼 디저트는 초코설기, 치즈설기, 약밥 등인데 커피와 맛이 잘 어울려서 또한번 감탄한다.
낮 12시부터 저녁8시까지 운영하는 수원지에는 요즘 연령대 구분없이 카페 덕후들이 찾고 있다. 카페지기는 신 대표는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이라는 수원지의 이름처럼 마시는 것에 대한 본질이 변치 않도록 늘 정성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2018년 10월 24일 제105호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