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3일

레저/여행

백만이 넘는 남성들 일자리 찾아 해외로

 
 
 
14-1.JPG
 
 
마약으로 돈을 벌어도 타지키스탄은 여전히 가난하다. 800만 인구의 절반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실업률이 80퍼센트에 달해 백만이 넘는 남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등 해외로 떠나 있다.
 
실제로 이들이 벌어들이는 외화가 타지키스탄 수입의 45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자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본국의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하러 간 러시아에서 새로운 여자를 만난 남편들이 현지에서 가정을 꾸리고 휴대폰이나 이메일을 통해 이혼을 통보하거나 소식을 끊어버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이렇게 남편을 잃은 여인들은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오고 고아들은 늘어만 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타지키스탄은 변변한 산업시설 하나 없이 농업인구만 전체의 75퍼센트고 국토의 90퍼센트 이상은 산악지역이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요즘 같은 시대에도 지방에선 현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당나귀라고 한다.
 
당나귀가 많은 짐을 운반할 수 있고, 또 산악지대에서도 별 문제없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화도 이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데, 목화 생산 노동자들의 하루 일당이 1달러도 안 괴고 게다가 땡볕에서 온종일 구부리고 해야 하는 중노동이라 옛날에는 노예들이 전담했던 것을 지금은 수확철이 되면 어린이들까지 학교를 쉬어가며 일을 돕는다고 한다.
 
국경을 넘어 인근 마을로 들어서자 거리뿐 아니라 집집마다 뽕나무 고목이 가득하다. 뽕나무가 타지키스탄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잘 견디기 때문에 나라 전역에 걸쳐 아주 많다고 한다.
 
타지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이긴 해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오히려 이곳 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보기 때문에 경계를 한다. 그러므로 이웃한 아프가니스탄에 비해 사람들이 자유롭고, 특히 여자들은 아프가니스탄과는 달리 전통옷을 입어도 얼굴을 가리거나 남자들을 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광이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는 타지키스탄에 여행자들을 위한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을 리 없다. 숙소 역시 적당한 가격대와 시설을 갖춘 증급숙소는 찾아보기 힘들고, 아주 저렴한 대신 시설이 형편없는 저가 숙소와 편리하지만 값비싼 고급호텔로 양극화되어 있다. 두샨베의 숙소들은 대부분 루다키거리에 모여 있다.
 
8~9세기 페르시아 고전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명한 시인 아부 압돌라 루다키Abu Abdollah Rudaki의 이름을 붙인 거리로, 그는 사만왕조 나스르 2(914~943) 치하에서 궁정시인으로도 활약했으나 만년에는 총애를 잃고 극심한 가난 속에 살다 생을 마쳤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사라지고 약 52수의 가잘(서정시)과 루바이(4행시) 등이 페르시아어 사전이나 역사학자들의 저서에 인용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상점이나 식당, 공원, 시장 역시 두샨베의 중심가 루다키거리에 몰려 있다. 두샨베는 월요일이란 뜻으로 원래 월요일마다 장이 열리던 작은 마을이 급성장했다는데 그 명칭이 그대로 도시이름이 된 모양이다.
 
 
가장 인기 있는 오락은 투견
 
14-1-5.JPG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많긴 해도 사람 사는 세상에 오락이 없을 순 없는 법. 타지키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락은 투견이다. 타지키스탄은 유목민 시절부터 양떼를 지키던 개를 용맹스럽게 단련시켜온 탓인지 투견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은 편인데, 방송국에서 직접 촬영을 나오기도 한다.
 
송아지만한 개들이 으르렁거리며 귀나 목덜미를 서루 물어뜯고 싸우는 장면을 보면 비위 약한 사람은 웬만해선 보기 힘들 텐데 이곳 사람들은 아주 열광을 한다.
 
14-1-6.JPG
 
1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투견장. 왠지 사람들도 거칠어 보이고 슬그머니 겁까지 난다. 동물들 싸움이지만 너무 격렬해서 차마 보고 있기 힘든데다 피까지 줄줄 흘리니 쿵쾅거리는 심장이 멈추질 않는다.
 
서로 들러붙어 싸우던 한 쪽 개가 숨이 넘어갈 듯하자 심판이 막대기를 입에 집어넣어 두 마리를 떼어낸다. 그대로 두면 죽기 때문이라고. 피 튀기는 개싸움. 사람들은 그걸 보고 재밌어하지만 개주인의 심정도 그럴까. 아마도 자신의 개처럼 마음의 피라도 흘리고 있지 않을지.
 
 
유목민의 기개를 보여주는 전통스포츠 부즈카쉬
 
그리고 또 하나, 말을 타고 달리며머리를 자른 염소의 사체를 원 안에 던져넣어 점수를 올리는 놀이가 있다. 부즈카쉬Buzkashi라고 알려진 이 경기는 몽골민족이 전파한 중앙아시아의 전통스포츠다.
 
염소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부즈와 사냥 또는 상생을 의미하는 카쉬라는 두 단어가 더해진 말로, 풀이하자면 죽은 염소를 잡아채가다라는 뜻이다. 폴로Polo 경기와 흡사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죽은 염소를 공으로 사용한다는 것. 그밖에 양이나 송아지, 새끼노루 등 주로 어린 동물이 이용된다고.
 
경기시작 하루 전에 도살된 새끼염소는 경기에 앞서 동그란 원에 던져둔다. 털모자와 차판이라는 가운을 입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을 차판다즈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질주하는 말 위에서 채찍을 입에 물고 몸을 구부려 죽은 염소를 가로채야 한다.
 
보통 수십 수백 명이 염소 한 마리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기도 한다는데. 그렇게 먼저 염소를 집은 차판다즈는 경기장 맞은편에 꽂혀 있는 깃발을 한 바퀴 돌아 처음 염소가 있던 자리에 거져다놓으면 한 포인트를 얻게 된다.
 
그 와중에 선수들끼리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경기가 너무 격렬하고 폭력적이라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 일쑤다.
 
참가자들은 50킬로그램에 달하는 동물의 사체를 한 손으로 들고 질주해야하므로 튼튼한 말과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우승자에게는 소나 자동차 또는 상금이 주어진다.
 
유목민족의 기개를 보여주는 이 경기는 이틀 또는 사흘 동안 계속되기도 하는데 이슬람 최대명절인 나브로즈 무렵에 더욱 인기가 있단다.
 
 
새로운 날, 새해축제 나브로즈
 
새로운 날, 새로운 해의 시작이라는 뜻의 나브루즈Navruz는 중앙아시아와 페르시아 문화권의 대표적인 명절이다. 이날 사람들은 봄맞이 청소를 하고 온가족이 모여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같이 시간을 보내거나 친척집을 방문하기도 한다.
 
나브루즈 명절의 상징 중 하나는 밀이나 보리의 새싹인데, 나브루즈를 맞이하기 얼마 전부터 밀이나 보리낱알에 물을 주어가며 싹을 틔운다. 이 파란 새싹은 봄이 되어 소생하는 자연과 돋아나는 새싹을 의미하며, 이렇게 싹이 난 보리알이나 밀알을 가지고 특별한 명절음식을 만들기도 한단다.
 
 
 
14-1-3.JPG
 
 
마을광장에선 전통놀이나 음악, 연극 페스티벌, 박람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는데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관중들은 나흘간 이어지는 축제를 마음껏 즐긴다.
 
이러한 나브루즈는 20099월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2010년에는 유엔이 321일을 국제 나브루즈의 날로 공식 인정했다. 그밖에 타지키스탄에는 사라즘의 최초 도시유적과 타지크국립공원(파미르산맥)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최초의 도시유적지 사라즘과 타지크국립공원
 
땅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뜻의 사라즘SarazmBC 4세기부터 BC3세기 말까지 중앙아시아에 인간의 거주지가 발달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 유적지다. 타지키스탄 부것부 수드Sughd주 두르만Durman 부근, 즉 우즈베키스탄과의 국경에 가까운 자라프샨Zarafshan 계곡에 위치한다. 1976년 한 농부가 우연히 발견한 뒤 프랑스 고고학팀이 발굴한 이 고대도시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사라즘은 중앙아시아에서 아주 광활한 지역에 걸쳐 상업적, 문화적 교류를 한 최초의 중심지였다. 청동기시대 최초의 풍요로운 정착지로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건물에 장식을 할 만큼 집 짓는 기술도 발달해 있었다.
 
게다가 농업과 목축업, 광물자원과 수공업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이룬 중심지였는데 BC 3세기 중반 이후부터 쇠퇴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왜 이곳을 버리고 떠났는지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구이동이나 전염병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고 있단다.
 
또한 2013년 타지키스탄 최초의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타지크국립공원Tajik National Park이 있다. 타지키스탄 국토의 약 18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광대한 곳으로 동부에 있는 파미르산맥 거의 전체가 이 타지크국립공원에 해당된다.
 
여기에는 해발 7,000미터급의 험준한 산들과 고원지대, 수많은 강과 호수, 빙하가 모여 있으며 다양한 식물종과 멸종위기에 처한 포유류, 조류도 서식하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한다.
 
 
도용복.jpg
 
[20161025일 제8114]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