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2일

레저/여행

문명과 문화도 그들의 벽앞에선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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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물질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 마약거래로 검문엄격
‘대장금’ 이후 한국산 브랜드 ‘인기’ 직항 하늘길 열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세력을 다투는 전략적 요충지
 
타지키스탄 지역은 아랍어를 쓰지 않는 이슬람권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치열하게 세력을 다투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석유와 가스 및 광물자원이 매우 풍부한 곳이기 때문인데, 이들 중 가장 가난하고 자원도 상대적으로 빈약한 나라가 타지키스탄이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1300킬로미터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타지키스탄은 전략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나라다. 아프간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으로써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의미가 크고, 중국 또한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통로로써 타지키스탄에 중점을 두고 중국과 이들 나라를 잇는 주요도로 건설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는 과거 자신의 품안에 있던 타지키스탄이 독립국가가 된 뒤에도 아프간 마약 및 불법무기 유입을 막기 위한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그리고 미국의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견제라는 차원에서 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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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마약거래의 중간기지
 
현재 아편의 최대생산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선 전세계 마약의 70퍼센트 이상을 공급하고 있고, 러시아에는 2백만에 달하는 마약중독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마약위원회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되는 마약의 30퍼센트가 타지키스탄을 거쳐 러시아와 유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한다.
 
마약운반을 통해 버는 돈은 타지키스탄 국내총생산의 30~50퍼센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타지키스탄이 국제 마약거래의 중간기지 역할을 하는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마약수송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타지크인들에게 거금의 마약수송 대가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니까 말이다.
 
이렇게 마약이 타지키스탄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보니 정부도 러시아와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등 마약사범을 찾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수송방법도 다양해서 이불솜에 넣거나 과일 속을 빼내고 넣기도 하고, 구두 뒤축이나 심지어는 마약을 담은 비닐봉투를 삼킨 채 밀반입하기도 한단다. 많은 과일들이 파키스탄에서 아프간을 거쳐 타지키스탄으로 수입되다보니 그 수송트럭에 숨기면 여간해선 찾기 힘들 것이다.
 
타지크 첩보부에 따르면 타지크와 국경을 접한 아프간 북부지방에 주로 헤로인과 마리화나 등을 보관한 창고가 있고 주요 마약밀매조직 몇몇이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는데 사정이 이렇다보니 구소련시절 KGB로 불렸던 비밀경찰도 많고 외국인에 대한 검문검색도 심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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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이 없어 입국비자 받는 데 어려움이
 
게다가 입국 또한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타지키스탄 대사관이 없어 비자를 내려면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 인근 국가에서 받아야 한다. 타지키스탄은 3개 주와 1개의 직할구로 된 나라지만 저마다 독립성향이 강해서 사실상 4개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주를 넘을 때마다 허가증을 지녀야 하고,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은 여권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나라를 여행하는데도 여권을 지녀야 하는 셈이다. 또한 거의 모든 국경에는 러시아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위협을 느낀 러시아가 타지키스탄 부채의 일부를 갚아주고 러시아군 주둔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다시 2042년까지 아무런 보상 없이 주둔하는 데 합의한 상태다. 그러다보니 국경을 넘어가는데 검사가 무척 까다로운 편이다.
 
상황은 이러한데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무비자로 국경을 넘어 타지키스탄으로 오게 되었으니 참으로 무모한 선택이었다. 새벽 5시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를 떠나 바다 같이 큰 호수도 보고 베꼬보라는 시골마을도 지나 드디어 타지키스탄 국경에 도착했다.
 
그 뒤로 국경을 넘어가기까지 세 번이나 검문을 받으며 어찌나 가슴을 졸였던지. 물론 그때마다 가이드의 주선으로 무사히 넘기긴 했지만, 아무리 일정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이라도 무비자로 다닌다는 것은 불안하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타지키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후잔트로 오면서 시르다리야강을 지날 때 20여 대쯤 되는 트럭에 사람들을 가득 태우는 것이 보였다. 집단농장에 부역하러 가는 차라고 하는데, 도로에는 차선도 신호등도 보이지 않았지만 자동차들은 자연스럽게 질주해갔다.
 
타지키스탄에는 북한이 먼저 진출해서 의료업으로 성황중이고, 김일성 주체사상 잡지도 계속 출간되고 있단다. 우리의 기사 겸 가이드는 검문소를 지날 때마다 매번 내려서 친절하게 인사도 하고 악수도 하며 살갑게 굴어 아주 친한 사이인 줄 알았더니, 평소에 이리 해두어야 가이드 일을 하기가 수월하다고 귀띔해준다.
 
4만 평에 이르는 카불방직공장도 견학했는데 부장의 안내로 공장전역을 둘러보는 데 1시간쯤 걸렸다. 공장 전체직원 2,100명에 평균임금은 35달러, 숙련공은 그 가운데 절반 정도라고. 직원 중에는 영변에서 온 김미령씨가 비서직으로 있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로 그녀의 남편은 중국 용정에서 통역직으로 일하고 있단다.
 
오늘 카불공장에서 들은 바로는 국경통과 비용이 10달러라고. 그것이 공식가격이니 더 주면 안 된다는데 우리는 여태껏 20달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행을 하다보면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것. 어쨌든 국경은 무사통과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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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장금> 높은 시청률로 선풍적 인기 끌어
 
우리나라는 19924월 타지키스탄과 국교를 수립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같은 중앙아시아의 주요국가에 관심이 집중된 관계로 그동안은 별다른 발전을 보이지 못하다가 20082월에야 비로소 타지키스탄에 상주공관을 개설했다.
 
그럼에도 타지키스탄에서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도시의 주요도로 광고판에는 삼성과 LG 전자제품에 대한 광고가 눈에 띄며, 국내의 한 자동차 브랜드는 타지키스탄에서 국민차 대접을 받을 정도로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2007년 이곳 국영방송에서 방영된 우리의 드라마 <대장금>이 매우 높은 시청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드라마 방영시간에는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두산베의 바자르에선 이영애의 사진이 프린트된 비닐쇼핑백을 거의 모든 가게에서 사용하고 있어 조금이나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더불어 반가운 소식은 한국에서 타지키스탄으로 가는 하늘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20144월 국토교통부는 타지키스탄 수도 두산베에서 열린 한국과 타지키스탄 항공회담에서 양국이 국제항공서비스 개시를 위한 항공협정(ASA:Air Services Agreement) 문안에 합의하고 가서명했다고 밝혔다.
 
항공협정은 두 나라 간 항공노선 개설과 항공운항을 위해 국제항공서비스의 허용범위와 조건 등을 담은 국가 간 조약이다. 또한 두 나라 사이 직항편을 주 2회까지 운항할 수 있도록 합의해 조만간 양국 간의 취항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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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27일 제8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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