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17일

레저/여행

과거로의 시간여행… 현재의 행복을 확인하다

 
 
명명백백공주의 니멋대로 내맛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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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의 중장년층은 수학여행하면 생각이 날 것이다. 이름하여 용인 민속촌. 민속촌으로 갔더니 마침 드라마 촬영 중인 배우를 봤다는 둥, 배우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는 둥, 단체사진 찍는데 배우들이 몸을 숙여서 안나왔다는 둥.. 아무튼 한 때 민속촌은 수학여행지의 메카로 또 텔레비전 속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설레임이 느껴지던 곳이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민속촌 못지않은, 아니 훨씬 뛰어넘는 놀이공원이나 체험관이 생기는 바람에 이제 민속촌은 왠지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듯하다.
 
필자 역시 민속촌 가자는 말에 아직도 민속촌이 있나 싶은 생각과 함께 왠지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라 나섰다. 민속촌을 간 날은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이 붐비지는 않았다. 주차도 금방 하고 티켓을 예매하고 들어서니 사극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주막집같은 식당이 나온다. 이름하여 양반장. 양반들만 먹는 곳인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먼저 점심을 먹자고 하여 들어섰더니 그래도 연휴라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안쪽으로 자리잡으니 주문은 셀프란다. 장국밥, 도토리묵, 묵비빔밥과 막걸리를 시켜서 여유롭게 먹고 싶었으나 밀려드는 손님때문에 눈치가 보인다. 주막집에 주모는 없고 알바생들이 여기저기 왔다갔다 상치우느라 바쁘다.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다면 이곳 말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장터가 있으니 민속촌 돌아보고 장터에서 출출한 배를 채워도 될듯. 자리도 더 넉넉하고 메뉴는물론 후식까지 더 다양하고 선물가게들도 있으니 차라리 장터에서 둘러보며 밥을 먹는 게 더 낫겠다 싶다.
 
부른 배를 끌어안고 슬슬 나가보면 본격적으로 민속촌의 면모가 드러난다. 다만, 민속촌도 경영난을 어찌 못했는지 한쪽 편으로는 커다란 놀이공원시설이 들어와 있다. 종류별로 모아놓은 지붕전시를 지나면 남부, 중부, 북부 및 도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지방별로 서민가옥과 양반가옥을 이건 또는 복원해 마을을 조성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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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학습체험지로 각광받는 용인 민속촌은 우리의 옛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 먹을 것 즐길 것 눈요기 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더불어 우리가 사는 현재가 얼마나 윤택하고 행복한가 새삼 느끼게 되는 시간여행 이기도 하다.
 
 
직접 들어가보니 안방이나 곳간, 당시 쓰던 도구들이 잘 정리돼 있어 신기하면서도 무엇에 쓰는 물건이었는지 궁금증도 자아낸다. 양반집일수록 곳간이 여러채다. 새삼 어린 시절 할머니집이 떠올랐다.
 
사실 이젠 한옥마을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어 그다지 놀랍지는않지만 우리 선조들의 옛 생활상을 제대로 복원해놨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의 장소로,외국인들에게는 관광명소로 여전히 추천할 만 한 곳이다.
 
특히 남부지방 대가에 들어가니 드라마에 나왔던 곳이라는 표시가 되어있는데, 지난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별에서 온 그대’ ‘해를 품은 달’ ‘성균관스캔들’ 등의 드라마 사진과 함께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 엄청난 인기다. 도민준의 멋진 조선시대 모습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선조들의 옛 생활상 복원 가치…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과학과 기술발달 등 첨단문명의 시대 정신적 힐링 명소

정겨운 주막·인공연못·한국의 정원 마을 정취 그대로
 
 
 
게다가 송아지인 복순이도 있고 개까지 있었는데, 사실 동물들 상태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아서 좀 보기 불편했다. 제대로 돌보고 있는지 좀 의문이 가서 민속촌에 문의 넣어보자고 생각까지 했을 정도. 가옥들 외에도 옛지방 행정기관이었던 관아를 비롯해 교육기관인 서원과 서당, 의료 기관이었던 한약방, 종교적인 건물인 사찰과 서낭당, 점술집에이르기까지 조선시대의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옛 생활상 그대로 담겨있다. 하지만 다 볼 수가 없었다는 게 함정. 넓지는 않지만 찾아다니기가 좀 힘들다. 더운 날씨도 그렇고 많이 걸어야하는 불편함도 있다.
 
그래도 재미있었던 건 양반집앞에서 팔고 있던 엿과 엿장수.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치아에 묻
지 않는다고 엿장수가 소리지르기에 샀는데 진짜 맛있었다. 한번 먹어볼 만하다. 하지만 제일 좋았던 것은 한약방. 정말 의원이 있고 한약을 조제하나 싶어 궁금증에 들어가보니 한약방이 아니라 전통찻집. 전통차 외에도 오미자나 둥글레 등등의 재료를 팔고 있었다. 일행은호흡기에 좋다는 오미자를 샀고 나역시 둥글레를 샀는데, 모두 국산이라고 했다.
 
한약방을 들르면 꼭 대추차를 마셔봐야 한다. 갈증이 나서 시원한 대추차를 한 잔 시켜서 일행들하고 나눠마셨는데. 나중에는 각자 한잔씩 시킬 걸 하고 후회하게 만드는 정말 진하고 맛난차였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그 차맛이 떠올라 침이 고일 정도.만약 민속촌을 가게 되면 꼭 한약방을 들르시길. 그리고 꼭 대추차를 마셔보시길.
 
관아를 보고 싶어서 찾아찾아 가봤다. 그런데 사람들이 꽉 들어차있다. 한판 공연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민속촌에서 마침 ‘웰컴 투 조선’이라는 이벤트로하는 공연인데, 최신유행음악과 함께 퍼포먼스가 벌어지고 있는듯. 보고 싶어도 사람들 사이로 들이밀기도 힘들고 키가 작아서 뒤에서 볼 수도 없고. 단지 들리는 소리로는 사또와 이방이 죄수를 문초하기도 하고 기생이 나오기도 하고.. 대충 그런 스토리로 진행이 되는 듯 했다.
 
마지막에 들른 곳이 장터. 여기저기 돌아보느라 지친 다리를 좀쉬고자 가니 여기는 먹거리 외에 선물가게가 제법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도자기로 만든 새피리가 완전 인기다. 여기저기 새소리 천국이다. 정신없이 팔려나가는데, 새 모양 도자기에 물만 넣어서 불면 새소리가 난다. 아이들 교육교재로도 쓰인다고 하는데, 소리도 예뻐 필자도 사고싶은 욕심이 무럭무럭. 옆에는 단소만들기 체험도 하는데, 우리에 전통소리를 알게 해준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체험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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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는 우리가 어릴 때 먹었던 불량식품 쫀득이를 직접 연탄불에 구워먹는 곳도 있어 기웃기웃하면서 봤다. 예나 지금이나 불량식품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하나씩 사들고 구워먹는다고 난리. 나도 해봤으면... 어른이 되니 선뜻 용기를 내기가 싶지 않다.
 
입장권은 만5천원,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은 따로다. 시간 잘 맞춰가면 줄타기나 전통혼례, 마상무예 등의 공연을 즐길 수 있고, 염색이나 나룻배, 가마니짜기, 떡메치기, 명주실뽑기 등의 체험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필자는 늦어서 하나도 못했다...
 
하루 즐겁게 노는 코스로는 손색이 없다. 즐길 거리가 많아 자녀와 함께 가족단위로 가도 충분히 즐겁다. 단지 좀 걸어야하니 어린 아이를 동반하는 부모는 유모차를 미리 준비해 가는게 좋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항상 신기하고 놀랍고 즐거운 체험이다.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의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지금의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지 알수 있으니까 말이다.
 
 
 

김애라 기자
[2015625일 제6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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