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3일

레저/여행

살아있는 불의 산 몽카메룬을 품은 나라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Yaounde에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매연 탓이다. 여느 개발도상국 도시들과 다름없이 야운데도 교통지옥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 이를테면 초원을 질주하는 야생동물이나 머리 위로 우수수 쏟아져내릴 것만 같은 밤하늘의 은하수, 전통적인 생활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아프리카 부족민, 천혜의 대자연 등등은 오늘날 야운데에선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15-1 행정의 중심지인 야운데에 있는 카메룬의 대표적 은행.JPG

 행정의 중심지인 야운데에 있는 카메룬의 대표적 은행 

야운데 도심은 미비한 대중 교통 시설과 정비되지 않은 도로, 그 위를 질주하는 무질서한 고물자동차들로 교통체증이 심하고 공기오염도 심각하다. 야운데는 카메룬의 행정수도로 정치와 행정의 중심이자 도로교통의 중심지이고 두알라Douala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두알라가 과거 독일령카메룬의 수도로서 상업중심지로 발전한 대표적인 항구도시라면 야운데는 식민지배를 벗어난 뒤의 수도로, 두알라 동쪽 210 킬로미터 지점 국토의 중남부고원에 위치하여 국내외 항공로 및 철도망의 중심도시 역할을 한다. 적도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고원지역이므로 시원하고 습기가 적어 생활하기에 좋다.

 

15-1-2 독일시민지시대 수도였던 두알라는 전통적인 건축물과 식민지시대 건축, 현대식 건축물이 뒤섞여 있고 도시 곳곳에 재미있고 특이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JPG

 독일시민지시대 수도였던 두알라는 전통적인 건축물과 식민지시대 건축, 현대식 건축물이 뒤섞여 있고

도시 곳곳에 재미있고 특이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야운데의 첫인상은 기아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의 이미지가 아니다. 옛 건물과 신식 건물이 섞여 있는 도시는 어느 정도 사회기반 시설이 마련된 가운데 사람들도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다.

한국의 60~70년대도 잘사는 나라 관광객들 눈에는 아마 이런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국가재정에 여유가 있다면 지속가능한 계획 아래 도시개발이 이루어져 선진도시의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겠지만 먹을 물과 음식조차 부족한 아프리카에선 기대키 어려운 일이다.

 

야운데에서 도심을 벗어나자마자 도로변에서 사냥한 야생동물을 나뭇가지에 매달아놓고 판매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강아지크기만 한 야생쥐 캐임멧, 개미핥기, 비단뱀, 원숭이까지 아프리카 밀림에 있어야 할 야생동물들이 길가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카메룬은 아프리카에서도 풍부한 밀림과 다양한 야생동물종을 자랑하는 나라다. 최근 아프리카의 신흥개발도상국으로 주목받고는 있지만 아직도 카메룬 인구의 절반 이상은 도시가 아닌 지역에 산다.

그런 곳에 사는 이들의 주 수입원은 당연히 농업과 사냥. 그나마 농사지을 땅이라도 있으면 모르지만 개간이 힘든 울창한 밀림에서는 농사도 짓기 어렵다보니 야생동물을 잡아 파는 걸로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카메룬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다는 원숭이는 한 마리에 2천 세파프랑, 우리 돈으로 약 4천원 정도다.

개미핥기와 고릴라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동물은 더 비싸게 팔린다. 야생동물 거래가 불법이긴 하지만 이들의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사냥을 포기하지는 못한다. 야생동물고기를 구매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야운데의 평범한 중산층이라도 한 달 수입이 우리 돈 6~7만원 정도에 불과해서 아주 비싼 소고기나 닭고기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나마 저렴하지는 않아도 상대적으로 덜 비싼 4천원 정도하는 원숭이 고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카메룬 정부에서도 법으로 야생동물사냥을 금지하는 있지만 제대로 단속하기가 어려운 입장이다.

    

수도 ‘야운데’ 심각한 환경오염·기반시설 열악
도심 외곽주민들 야생동물 불법판매기승
식민시대 ‘노예항’ 림베, 최고의 휴양도시

 

구매력으로 본 카메룬의 GDP는 세계 97. 일인당 GDP2013년 기누 24백 달러로 아프리카에서는 낮은 편이 아니다. 부정부패와 빈부격차가 극심해서 범죄율이 세계 두 번째나 될 정도로 높긴 하지만 내전이니 반군이니 하는 험악한 판은 아니어서 주변 국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 편이다.

일상생활에서 백주에 테러를 당하거나 목숨을 빼앗기지는 않지만 대신 집안에 도둑이 들거나, 강도를 당하는 따위를 걱정해야 하고,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니지 않아야 하며, 경찰에 신고하면 빠른 해결은 결코 기다할 수 없지만 운 좋게 도둑맞은 돈을 찾게 된다면 경찰이 대놓고 사례금 정도는 요구하는, 뭐 그런 수준의 안정적 사회 분위기랄까?

 

-해안에서 우뚝 솟아난 우레의 산 몽카메룬Mont Cameroun'과 그 주변

    

캡처.JPG
 
이렇다 할 관광지가 없는 카메룬에서 가볼 만한 곳은 대서양연안의 휴양도시와 카메룬산

Mount Cameroon이다. 림베Limbe와 크리비Kribi, 그리고 몽카메룬(카메룬산)이 모두 두알라에서 몇 시간 거리에 있다.


서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림베는 최고의 휴양도시로 식민시대에는 림베의 노예항에서 카메룬 사람들이 대서양 건너 타국땅으로 실려간 곳이기도 하다. 그때 당시에는 빅토리아로 불렸으나 독립후 림베로 지명이 바뀌었다.

 

야운데와 두알라같이 현대화 되고 있는 도시 이외희 지역들은 열대우림과 북부사바나, 반사막지대로 연결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이 지역의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야생동물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있는데 림베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고릴라 동물원이 바로 그런데다.

이 야생동물센터에서는 전기철조망 너머로 자유로이 움직이는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또 림베식물원에서는 이름 모를 휘귀한 꽃들과 1,500여 종류나 된다는 약용식물들 사이를 산책하며 아름답고 다채로운 정원을 즐기는 맛이 좋다. 동식물원 외에 림베에서 유명한 또 한 곳은 흑사장해변이다.

 희한하게도 검은 모래가 해안에 곱게 펼쳐져 있어 파도빛깔도 검게 보이는 이색적인 곳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는 모래 아닌 자갈이 깔려 있는 것도 특이하다. 검은 현무암이 잘게 부서져 모래해변을 이룬 것인데 이곳의 풍광은 몽카메룬의 화산폭발로 인한 것이라 하니 림베가 몽카메룬의 남쪽 산기슭에 있는 항구라 그 영향이 컸나보다.


도용복.jpg

[2017223일 제8514면]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