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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여행

굳어진 용암위 원시림‘곶자왈 환상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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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 대한 설렘이라는 여행의 묘미는 사람들을 기꺼이 여행지로 향하게 한다.
 
장거리 비행시간도, 값비싼 항공료도 고민할 필요 없이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고 싶을 땐 제주도가 제격이다.
 
제주도의 자연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육지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제주도의 곶자왈은 그 원시성으로 인해 태고의 신비로움마저 느낄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드는 곳이다.
 
곶자왈이란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로 쪼개져 요철지형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제주도만의 독특한 지형으로, 나무·덩굴식물·암석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일컫는 제주도방언이다.
 
제주도의 동부·서부·북부에 걸쳐 넓게 분포돼 있으며, 지하수의 함량이 풍부하고 보온 보습 효과가 뛰어나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며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여름에는 따뜻하고 겨울에는 시원하여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방한계식물과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돌 위의 숲 곶자왈은 형성된 용암에 따라 한경~안덕 곶자왈, 애월곶자왈, 조천~함덕 곶자왈, 구좌~성산 곶자왈이 있다. 특히, 환상숲으로 알려진 제주시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곶자왈은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해 흘러내려온 아아(aa)용암의 끝자락으로 요철이 강하게 작용하여 많은 궤(동굴보다 작은 굴)가 형성된 곳이다. 주변관광지 ‘생각하는 정원’과 ‘유리의 성’중간지점 도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특징 때문에 제주를 찾는 힐링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환상숲은 개인소유 곶자왈이다. 때문에 환상숲을 체험하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성인 5천원,어린이 및 단체 4천원. 동절기는 9시부터 5시까지 매 정시에 숲 해설가들의 재미난 해설과 함께 숲 체험이 가능하다. 모르고 보면 그냥 숲이지만, 숲 해설과 함께하면 생태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 수 있어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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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환상숲의 입구를 지나면 좁고 조용한 길이란 뜻의 ‘오시록한 길’에 접어든다. 피톤치드 가득한 청량한 숲은 지친 몸을 정화시켜주기에 충분하다. 곶자왈이 단순한 숲길을 넘어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숲 해설가들의 재미있는 설명이 있기 때문.
 
곶자왈은 숨을 쉬듯 땅에 난 작은 구멍(궤)에서 숭숭 바람을 내뿜는다. 여름에는 차고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숨구멍이란다. 특히 여름이면 정글을 연상시키듯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간 덩굴과작열하는 태양조차 뚫을 수 없는 울창한 숲이 자연의 원시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낙엽 쌓인 가을의 숲과 눈 쌓인 겨울 숲까지 계절마다 환상숲이 뿜어내는 매력도 각양각색이다.
 
숲 체험 30여분쯤에 만나게 되는곳은 ‘갈등의 길’.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갈등(葛藤)이란 단어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숲길이다. 숲 해설가는 “칡은 아래의 나무들을 햇빛 부족으로 죽게하고, 등나무는 자신이 기어 올라간 나무를 감아 죽게 합니다, 그런데 서로 감고 올라간 모습을 살펴보면 칡은 오른쪽,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한곳에서 만나면 심각하게 다투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칡 갈(葛)자에 나무 등(藤)자를 쓰는 갈등은 칡과 등나무처럼 서로 뒤얽혀 화합하지 못하는 경우를 비유해 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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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의 짙은 녹음을 뚫고 햇빛으로 생명력을 유지하려 빛을 향에 굽어진 가지, 우거진 숲에서 한줌의 빛이라도 더 받기 위해 스스로 잎을 변형시키는 나무, 해충을 멀리하기 위한 나무들의 보호수단으로 뿜어내는 피톤치드와 다양한 냄새들. 숲이 주는 안식과 치유를 넘어서 비록 식물들이지만 그들만 의 치열한 생존방식이 새삼 놀랍다.
 
척박한 지형에서 살아남기 위해 뿌리를 땅위로 드러내고도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곶자왈 환상숲의 식물들을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나기 마련. 갈등의 숲길을 지나면 곧 마주치게 되는 에움터. 에움터란 예전 소를 방목하면서 소가 짝짓기를 할때 이용하던 곳이란다. 이끼 낀 돌들이 에워싼 에움터의 길게 누운나무를 의자삼아 잠시 자연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터.
 
환상숲속 지질관찰소는 동굴 함몰지대로 용암에 의해 만들어졌다.일년내내 10도의 기온을 유지하는 신비로운 곳이기도 하다. 원시성을 그대로 간직한 정글지대와 이름조차 호기심을 불러오는 각시물, 영화 아바타의 돌과 숲을 연상시키는 아바타길을 지나면, 숲이 간직한 풍성한 이야기들과 함께한 1시간의 환상숲 탐방길이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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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해설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환상숲 탐방로 어디 즈음 어디선가 기분 좋은 나무를 만나게될 것이다. 바로 근심걱정을 말끔히 덜어준다는 나무다. 곶자왈 환상숲을 체험한다면 꼭 한번 어루만져 완벽한 힐링여행으로 마무리 해보길 바란다.
 
 
제주 오름과 돌멩이 그리고 제주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곶자왈은 입장료가 없는 곳도 있다. 저지리에서 가까운 안덕면의 화순곶자왈이나 동관곶자왈이 그곳이다. 모두 한 시간 안팎으로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유시윤 기자

 
주변관광지
 
△생각하는 정원

한 농부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완성한 분재를 테마로 한 정원. 1995년 전 중국주석 장쩌민이 방문해 극찬을 해 유명해진 곳으로, 그 이후 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들이 다녀갔다. 최근 '분재예술원'에서 '생각하는 정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유리박물관
 
8,000여 평의 넓은 공간에 제주의 자연 경관과 아름답게 어우러진 유리 예술품으로 정원이 꾸며졌다. 제주유리박물관은 중국이나 유럽의 시장이나 공장에서 유리를 구매하여 상업적인 흥미위주로 조성한 관광지가 아닌, 유리 예술가들에 의해서 설계되고 만들어진 곳으로 우리나라 유일의 유리 전문박물관이다.
 
△오설록 티하우스 뮤지엄
제주 서광다원에 위치한 차박물관. 녹찻잎 모양의 실내 연못을 중심으로 차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전시관, 역사 속에 쓰여진 잔들이 전시되어 있는 잔갤러리, 녹차 아이스크림, 쿠키 등을 맛 볼 수 있는 다점, 박물관 밖으로 펼쳐지는 푸르른 차밭과 한라산 등을 조망할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박물관 외부에는 큰 정원이 마련되어 있어차향기를 맡으며 쉬었다 가기 좋
다.
 
△소인국테마파크
 
국내최초의 미니어처 테마파크. 2만여평의 부지에 세계 각국의 유명 건축물과 불국사, 제주국제공항,자금성, 샤크레퀘르, 타워브릿지,피사의 탑 등 30여개국 100여점의 미니어처와 제주도의 돌문화, 민속신앙, 근대사 실내전시관, 백록의 전설 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다.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
 
2004년 평화박물관으로 개관했으며 가마오름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유물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와 노역한 현장 등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2010년 전쟁역사평화 박물관으로 개칭했다.
 
△저지예술인정보화마을
 
새오름이라 하는 저지악이 마을중심에 있어 풍광이 독특하고, 전국의 유명 예술인들이 모여 작품을 생산하는 문화예술인촌이 형성돼 있어 문화적 향취가 남다른 곳이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 예술인들의 작품전시가 열리고 있다. 
 
 
[2013년11월19일 제46호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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