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백백한 공주의 내 맘대로, 내 멋대로④
“부산갈매기~ 부산갈매기~너는 벌써 나를 잊었나” 익숙한 이 노래소리~ 정말 오래간만에찾은 부산 사직야구장. 아마 마지막으로 갔던 것이 우리 일행 중 하나가 SM3자동차경품에 당첨됐던 때로 10년도 넘은 것 같다.(최근 뉴스가 됐던 모업체와는 달리 그 때는 진짜였다)
탁 트인 야구장에 들어서니 저절로 흥분이 되면서 마구 소리를 지르고 싶은 욕구가... 오늘은 목청껏 소리 지르며 응원하고 노래 부르리란 마음이 부풀었다. 어른 5명과 그에 따른 초등학생 아이들 4명이 들어가 앉은 곳은 제일 비싼 좌석인 프리미엄존. 어른 1인당 4만원하는 프리미엄존은(애들은 반값인 2만원임) 바로 포수 뒤쪽 자리. 모든 경기장이 훤히다 보이고 먹고놀기 좋게 테이블까지 딸려있어 편리한 곳이다.
아, 마치 대단한 VIP가 된 듯한 기분에 빠져 자리를 잡았으나 응원석하고 너무 자리가 떨어져버려 응원은 물론이고 치어리더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게다가 양옆 자리와 앞자리는 상대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자리잡고 앉아 롯데팀이 못할때 어찌나 좋아하든지... 더 약 올랐던 건그 날 경기가 졌다는 것이다. 근데 이 날 경기를 얼마나 못했으면 평소 얌전한 우리 올케가 술을 찾았다는 후문.
아무튼 만약 가족끼리나 커플끼리 편하게 관람하고 싶다면 프리미엄존,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싶다면 선수들 1루 덕아웃 위쪽자리인 응원석이 좋다. 이 2곳은 예매전쟁이 치열해 예매시작시간에 맞춰 예매하지 않으면 표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워낙 응원의 열기가 높은지라 주로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게 좀 아쉬웠다. 게다가 회가 바뀔 때마다 키스타임이나 댄스대결 등 각종 이벤트로 경품을 나눠주는데 대부분 응원석으로만 집중되어 더더욱 아쉬웠다. 프리미엄존에 있었더니 한번도 얼굴 안 비춰주라. 진짜 열심히 목이 터져라 손바닥에 불날 정도로 열심히 응원했건만...찌릿~(롯데는 프리미엄존 앞에도 응원단을 붙여달라! 붙여달라!)
어느 구단이나 그렇지만 롯데 역시 부산갈매기 외의 여러 응원가가 있는데, 오랜만에 간 사람으로서 감을 잡기 힘들었다. 선수들마다 응원가가 있고 타자가 진루에 있을 경우에 다음 타자로 나오면 선수이름에다가 ‘홈런’이나 ‘파이팅’을 붙이는 것은 알아들었다. 게다가 10년전과 변함없었던 건 바로 상대방 투수가 견제구 뿌리면 나오는 소리, “마!”(인마의 줄임말이란다)
응원하고 먹고 마시다 보면 스트레스는 절로 해소
부산은 역시 쓰레기봉투 활용한 “봉다리 응원”이 대세
예전에는 신문지를 찢어서 흔들던 신문지 응원이 대세였는데 지금은 ‘봉다리응원’이라고 해서 쓰레기봉지를 부풀려 머리에 쓰는 응원이 대세. 중반이 지나면 경기장에서 무료로 나눠주는데 응원 후 그 봉지로 자신의 쓰레기를 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남으면 집에 가져와서 쓰레기봉투로 활용해도 좋을 듯.
야구응원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먹거리. 필자가 직관(직접관람의 줄임말)한 날은 오후 5시에 경기가 시작되어 딱 저녁 먹을 시간. 여기도 치맥이 대세다. 야구장에 소주와 병음료는 반입 금지지만 맥주는 가능하다. 경기장 내 편의점이나 치킨집을 이용해도 되는데, 가격도 비싸고 치킨은 맛이 없다는 평이다.
그러니 먹고 싶은 음식은 미리 싸오면 좋다. 근처 대형마트도 있으니 주차하고 먹거리를 싸서 오는 것도 추천. 프리미엄존은 테이블이 있어 먹으면서 응원하기 최고의 자리다. 비싸지만 않다면 말이다.
사직야구장만의 전통 아닌 전통은 파울볼이나 홈런볼이 관중석으로 날아들었을 때, 어른이 주었을 경우 “아주라”(아이한테 줘라) 압박한다는 것. 실제 조카는 덕분에 파울볼 2개나 얻었다는... 울 제부는 결혼 전 프로포즈 할거라고 관중들에게 외치고는 여동생에게 줬다는 일화가...(선수싸인까지 받았던 그공은 현재 분실상태)
경기에 이기면 더할 나위없지만 져도 그 큰 야구장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한마음으로 소리지르고 응원하고 먹고 마시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야구팬이 아니라도 한번쯤 가보길 권한다. 색다른 경험이 될 테니까. 그리고 한번 가면 그 매력에 빠져 아마 다시 또 가보고 싶어질 것이라 장담한다. 그러다보면 아마 롯데 유니폼을 사고 싶어 질것이다. 유니폼은 사직구장 내 자이언츠샵에서 구매 가능하다. 선수이름 새겨진 유니폼은 10만원대, 그냥 유니폼은 2만원대 정도.
아, 이 날 관람한 야구는 아깝게 롯데가 지고 경품 당첨도 안 됐다.(가실 분은 ‘스윙고’라는 앱을 다운받고 가시길. 몰라서 이 기회도 놓쳤다) 경기장을 나가다보니 나가는 선수들 보기 위해 레드카펫처럼 중간에 길을 만들고 팬들이 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고 한명씩 나오다보니 누가 누군지 구분이 잘 안 갔지만 팬들은 열광. 근데 진행요원들이 어찌나 짜증을 내든지. 쳇, 부산팬들의 이런 관심에 대해 고마워해야 되는 것 아닌가?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말. “혹시 롯데 자이언츠선수들 싸인볼 구해주실 수 있는 분은 꼭! 꼭! 연락을.” 초등학생 조카들이 싸인볼에 어찌나 꽂혀 있는지... 야구선수를 꿈꾸는 큰 조카는 완전 열성팬임에도 아직 싸인볼이 하나도 없단다.
나더러 구해오라고 하는데, 내가 뭔 수로? 어린 동심을 위해서 꼭! 혹시 이 글을 보게 되는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분이 계신다면 싸인볼은 물론이고 시구도 좀 부탁을...(넘 심한가?) 아, 그리고 전손아섭선수 팬이랍니다~(누가 물어봤나?) 롯데~, 파이팅~!
김애라 기자
[2014년 9월 23일 제56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