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5일

레저/여행

별빛 쏟아지는 노천온천욕 개운한 “힐링”

 
<명명백백한 김공주의 내멋대로 내맛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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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무한도전에서 그 화려함을 자랑했던 경주 한옥호텔 라궁.한옥호텔이라는 특이함도 끌리지만 특히나 방마다 독립된 노천온천이 있다는 꿈만 같은 소식에 그야말로 평소 엄청난 로망을 꿈꾼 곳이었다.
 
그러나 하룻밤 자기에는 너무나 부담스러웠던 가격 때문에 몇 년을 꿈만 꾸었던 분들이 대부분이었을 터. 게다가 예약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니 한번쯤 가보고 싶은 로망의 여행지임은 분명하다. 다행히 요즘은 비수기라서 그런지 주중은 5일전쯤 예약했는데 오케이.
 
라궁은 밀레니엄파크 안의 한옥호텔이고 부산에서 경주 라궁호텔까지는 1시간10여분정도 소요된다. 밀레니엄 파크 주차장 왼쪽 길로 쭉 올라가면 라궁의 입구가나오는데, 입구에서 예약자이름을 물어보면 호텔 프론트로 연락해준다.
호텔로 들어서면 한복을 입은 직원이 친절하게 맞아주고 체크인을 도와준 다음 객실로 안내를 받게 된다. 호텔이라고 해서 엄청난 로비와 편의시설을 기대하면 크게 실망한다.
 
아주 소박한 로비다. 객실문이 옛날 기와집 대문으로 되어있고 들어서면 바로 마당에 노천온천이 따악 눈에 들어온다. 객실은 마루형과 누마루형으로 나뉘는데, 가기 전에 후기들을 검색해보니 그 차이는 구조와 한실 옆에 마루가 하나 더 있다는 차이뿐.
 
물론 로얄스윗트룸에 묵으면 객실 안에도 온천이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가격이가격인지라 그냥 일반 스위트룸(30만원)으로... (소문을 확인하고 싶으시면.. 간단하다... 돈을 더 쓰면된다. 10만원을 더 추가하면 된다) 인터넷 후기를 보면 웰컴 과일이라는 걸준다고 하는데, 손님 차별인지... 필자가 묵은 객실에는 과일은커녕 과일 껍데기도 없어서 실망스러웠지만 직원에게 물어보기도 ‘쪼잔’해보여서…그러나 내내 맘에 걸렸다는...왜 안주는 거지? 궁금증을 떨쳐버릴수 없었다. 혹시 가실 분이 계시면 대신 물어보고 알려주시길.(즉, 대신 쪼잔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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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궁호텔의 객실은 그야말로 한옥 한 채를 통째로 빌려 쓰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당을 지나면 거실과 한실, 그리고 대형 침대가 자리 잡은 침실로 구성되어있다. 한실 옆의 창문을 열면 라궁호텔의 호수정원이 펼쳐져있는데, 너무나 아름답다.

절로 감탄이 나오는 풍경. 누마루형 객실에 묵었다면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마루에서 차를 음미해 봐도 마음이 한결 차분해질 것 같다. 참고로 객실에서 공짜는 생수 2병과 녹차 티백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체크인이 오후 2시부터라 그 전에 도착했다면 2가지 방법이 선택가능하다. 첫번째는 밀레니엄파크를 가는 것. 라궁 호텔투숙객은 밀레니엄파크가 공짜~. 볼거리도 제법 있고 스케일도 크고 특수효과도 있는 스펙터클한 ‘천궁의 궤’ 공연이 큰 인기인 곳이다. 주말에는 자리잡기도 힘들 정도.
 
밀레니엄파크를 둘러본 후 7시부터 시작되는 저녁식사를 한 후 피로도 풀 겸 느긋하게 밤의 노천온천을 즐기면 그야말로 천국이다. 너무나 조용한 곳이라 말도 작게해야할 정도다. 그래서 방음에 조금 문제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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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그냥 낮부터 무조건 노천온천을 하는 것이다. 물을 다 채우는데 보통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온천 밖으로 홈이 파여져 있어 물이 넘쳐도 괜찮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라궁호텔은 저녁식사와 다음날 조식이 가격에 포함되어있다. 7시부터 9시까지인저녁식사 시간에 2층에 자리 잡은 식당에올라가면 그 날 투숙객에 맞춰 세팅을 미리 해놓는다.
 
저녁식사는 한정식으로 여러 가지 음식들이 줄줄이 나오고, 아침은 한상으로 그냥 나온다. 맛은 그다지 보장 못하겠다는...사실 밤이 되면 주위에 나기기도 그렇고호텔 내 제대로 된 산책로나 편의시설이 전무해서 온천하는 것 외에 별다른 게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간식거리는 미리미리 사들고 가야된다.
 
물론 밤에 밀레니엄파크에 산책을 나갈수는 있다. 그러나 텅 비고 컴컴한 밀레니엄 파크에 들어가 보면 오싹해지니 그냥관두는 게 낫다. 추리소설 속의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 같다는 분위기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 있음을 참고로 말해둔다.

천년을 거슬러 왕과 공주되어 보는 타임머신 한옥 호텔

한옥의 멋과 운치 정원의 뜰에 그윽…부드러운 온천수 “인기”
 
 
객실에 한실이 큼지막하게 있어서 가족끼리 많이 가면 좋겠다고 혹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인당 어김없이 추가요금이 붙는다. 콘도하고는 완전 다르다. 몰래 숨어 들어가고 싶어도 프론트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되고 프론트가 좁아서 절대 몰래 못 들어가니 포기하시길.
 
사람들 사이에 사악하다고까지 정평이 나있는 추가요금을 내야한다. 아마 가족4인이 갈려면 숙박비만으로 50만원이 넘게 나가게 될 듯. 보통 콘도요금이 10만원인데 비하면 5~6배 럭셔리하게(?)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하지만 솔직히 노천온천 외에는 별로지만 한옥호텔의 색다른 경험을 위한 여행이라면 한번쯤 다녀올만하다.
 
하지만 장모와 사위, 형부와 처제 등등 이름은 가족이나 피가 섞이지 않은 분들끼리 온천욕은 생각해봐야할 터. 게다가 다벗고 같이 들어갈 수는 없지 않냐는 말이다. (물론 대안은 수영복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서 맞게 선택하면 된다.
강조하고픈 것은 노천온천만은 정말 좋다는 것. 물도 너무 좋아 들어가는 순간 비단같이 미끌거리기 시작하고 밤하늘 올려다보며 따뜻한 온천에 앉아 술 한잔 곁들이면, 이것이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
 
그러나 한옥이라서 겨울에는 외풍이 있다니 주의하고, 두꺼비 우는 소리가 밤새도록 나니 예민하신 분들은 귀마개라도 들고 가시기를. 솔직히 제법 시끄럽다.다음날 퇴실이 오전 11시이니 일찍 일어나 온천을 한번 더 해도 되고 잠을 더 자도되니 알아서들 선택하시라.
 
라궁을 나서면서 비싼 가격에 속이 좀 쓰렸지만 그래도 그 노천온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내년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중요한 거 아니겠는가. 돈보다 힐링이다.

김애라 기자
[2014년 5월27일 제52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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