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1일

레저/여행

환경의 소중함을 깨우쳐주는 도시 키리바시에서 태권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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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단순히 보기만하는 것이 아니다. 후각과 청각에도 굉장한 집중을 한다.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을 켜기보다 창문을 열고 아무리 추워도 히터를 틀기보다 창문을 연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그렇게 나는 새로운 기회를 많이 마주한다. 지금도 그렇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나뭇잎으로 사람들이 있는 모습으로 가려진 곳에 묘한 함성이 터져나왔고 태권도 유단자 4단인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소리는 바로 태권도 소리다!

! 하나! ! 이야!”

버스에 말해서 바로 내려달라고 했다. 아직 목적지까지는 조금 멀기 때문에 약 10KM정도 되는거리가 남았으니 의아한 것도 이해는간다. 하지만, 설명할 능력도 시간도 없었다. 그만큼 마음이 급했고 내리자마자 잰걸음으로 날다시피 뛰어갔다 아니나다를까 태권도복을 입은 4명의 인영이 40명도 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태권도복에는 놀랍게도 한국어가 씌여있었다

키리바시는 가라앉는 나라라는 타이틀로 세계의 많은이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려고 방문하는 성지순례같은 곳이긴 하나 한국에서 오려면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서 와야한다. 직행이 없기 때문이다. 3번이나 갈아타고 와야하는 이곳에 한국인이 있다고? 호기심이 일었다. 이곳은 큰 건물 밑에 정해진 입구도 없이 그저 사방으로 트여있는 공간이었다. 이 근방주민들을 모을 수 있는 마을 회관의 역할이리라 그렇게 구경하고 있자 키리바시 사람 중 유일하게 아저씨고 덩치가 큰 사람이 나에게 다가왔다.

이크 저기 한국사람이랑 이야기하면 편할텐데.. 현지인이 오는구나

외국어가 아직 많이 어려운 나는 복잡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들었지만 걱정하는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인사를 받기 전에 먼저 인사했다

하이! 아임 레미! 도레미파솔~ 레미! 그리고 한국에서 왔어요. 사우스 코리아!”

오 반가워요. 어떻게 오셨어요?”

키리바시 여행중에 반가운 소리가 들려서 왔어요

? 정말 신기하네요. 저 분들도 한국사람이에요.”

그렇게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지 4명의 사람들 중에 한사람이 다가왔다. 그녀는 한국사람이었고 이화여대 태권도학과에 재학중이라고 했다. 이름은 정은 태권도학과에 재학하면서 국제 태권도 재단에 신청해 세계 각국에 태권도를 알리는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 이 오지 키리바시로 왔다고 한다. 키리바시는 사실 알지도 못해서 이곳을 지원하는 사람은 없다

유럽에 가게되기도하고 중동에 가게되기도 하는데 자신들은 이 먼 오지 키리바시까지 왔음에도 아쉬움보다는 만족이 크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족스럽게 만들었을까? 아까 나에게 말을 건 키리바시 사람의 이름은 지크, 키리바시에서 태권도 선수 출신이고 지금은 태권도 코치 일을 하고있다고 했다. 정은이가 옆에서 통역을 도와준 덕분에 나에 대한 소개를 더 잘 할 수 있었고 나 또한 지인이 한국에 태권도 재단을 하나 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에 태권도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것도 많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늘 어디서 묵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고 묵을 곳이 없다는 이야기에 이곳 태권도 협회장이 있다며 소개를 해준다

협회장 집에서 머물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며 한번 인사를 해보면 어떻냐고 해서 당연히 그러겠다고 했다. 그렇게 협회장과 통화를 나누더니 태권도를 하고 있는 이 학생들을 두고 출발하게 되었다. 출발하기 전에 이들과 나의 태권도를 보여주며 교류했다. 이 중에는 부산에 영산대학교 학생이 있었고 이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는 내가 이 멋진 학생을 소개해줄 기회가 있었기에 그의 연락처 등은 따로 받았고 함께 사진을 찍고 열정을 나누고 떠났다.

현재시간 오후 4시 협회장 댁에 가기에는 시간이 이르다. 저녁먹기엔 빠르고 무엇을 하기엔 애매한 시간이다. 코치에게 말해서 이 섬을 둘러보고싶다고 했다. 전쟁과 관련되었거나 묘지, 교도소 등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안내했고 내 말을 잘 이해한게 맞을까 하는 의구심 반 기대 반을 가지고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20분정도 다시 왔던길로 되짚어 돌아가다가 섬과섬을 잇는 다리를 발견했다. 나는 유독 호기심이 많은편이다

공포영화를 보면 과한 호기심을 갖고있거나 하던 사람이 나쁜일에 더 빨리 노출된다. 다리를 가운데 두고 군대군대 내리자고 하더니 해안가쪽으로 가자고 했다.그렇게 그가 데려가준 곳은 경찰서, 친근하게 인사하는 그들은 영락없는 오랜 친구였다. 그가 복무하던 시절 경찰계에서 그는 혁혁한 공을 세운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여기 온 이유가 바로 경찰서 뒤에 요새를 소개시켜 주고싶다고 한다. 가보니 정말 벙커다 포격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이 경찰서 바로 뒤에 있는데 여기 기록하나하나가 소중했다 벽면을 가득채운 고문의 흔적들, 외세의 침략이 없을 때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천혜의 요새였으리라. 잠시 묵념으로

그리고 바닷가를 지나는데 낮에 한번 지나 본 길임에도 그가 차를 멈춰세우길래 무슨일인가 하고 기다렸더니, 이 해변의 이름은 레드비치라고 한다. 옜날에 너무 많은 이들이 죽어 바닷물이 빨갛게 보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북동쪽 이 해협은 레드비치라고 불렸다.

그렇게 가게된 협회장 집에 도착하자 밤이 늦었다. 집앞에서 협회장에게 전화해도 받지 않았고 사나운 개들이 2마리가 있었다. 나를 굉장히 경계하며 짖는 개들을 바라보면서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협회장은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개 짖는 소리에 이게 무슨일인가 하고 나온 큰 덩치에 구릿빛 피부 키리바시 사람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영화배우같은 이미지의 남자였다.

무슨일이지?”

아까 말씀드린 레미라고 한국에서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잘곳이 없다고해서 인사시켜드린다고 데려왔어요

내일 만나는거 아니었나?”

서로간에 의견 분립이 있는지 서로 당황하며 내 이야기를 하는 듯 했고 난감해 보이던 협회장은 개를 묶어두고 문을 열어주었다.

들어오세요

고마워요

그렇게 협회장 집에 들어가게 되었고 코치는 내일 만나자는 이야기를 남기고 떠나버렸다. 그렇게 단둘이 집에 들어갔는데 집은 밖에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천고가 꽤 높았고 복층이었다. 협회장은 원래는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살았지만, 개인 사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살게되었고 이 집은 자신의 누나집이라고 했다. 사실 누군가를 재워줄 형편이 안되지만 이것도 인연이라며 나중에 누나와 누나의 가족들이 오면 인사를 하자고 했다

내가 저녁을 먹었는지 물었고 그는 아직 안먹었다며 같이 먹자고 하고 나를 방으로 주방으로 안내해주었고 주방에 마련된 식탁에 앉았다. 그는 카사바를 물에 익히고 토스트 등을 꺼내어 먹고있으라고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손님된 입장에서 먼저 먹기 그래서 그릇에 그 친구꺼와 내꺼를 담아두고 기다렸다. 나와서 그릇에 담겨있는 음식을 보더니 조금 놀란눈치다.

이런 경험이 많으신가봐요?”

네 제 여행은 거의 도미토리나 호스텔 아니면 현지인 집에서 머물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그렇게 식사를 시작하고 태권도에 대해 궁금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데 나는 말로 하기보다 한국에 태권도협회의 친구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었다. 특히 부산에 김충석 총재라는 분이 만드는 엔젤피스 예술단의 부산 최고수준 공연장인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의 영상을 보여주며 무대효과를 통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태권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시작된 서로의 태권도 지식 나눔은 늦은 밤까지 계속 되었다

 

                                                                               

[2022년 1월 21일 140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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