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4일

레저/여행

박물관에서 과거와 현재를 만나다

가볼만 한 곳>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미리벌 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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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수집해도 진귀한 민속품 3천여점
교과서 밖 생생한 체험학습의 장 ‘인기’
 
 
장은 왜 ‘장’이라 하고 농은 왜 ‘농’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그냥 장롱이라고 우리가 편히 써왔던 실생활 용어들이 실상따지고 보면 잘못된 것들이 많다.
 

집안에 커다란 옷장과 이불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요즘의 붙박이장을 비롯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장롱’은 그 쓰임새에 따라 달리 불렸다는 사실을 요즘 사람들은 얼마나 알까. 경남 밀양시 초동면 범평리 406번지. 밀양버스터미널에서 무안을 지나 초동면사무소 인근에 자리잡은 ‘미리벌 민속박물관’에는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대규모 목가구 민속품들이 대량 전시돼있다.
 
우리 옛 선조들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사랑방과 안방을 채우고 있던손때 묻은 가구 등 부엌의 살림살이 장신구를 비롯 서화에 이르기까지 무려 3천여점. 이곳 박물관 성재정 관장이 지난 70년대부터 40여년간 청춘을 바쳐 수집해 온 갖가지 진귀한 민속품들이 전시실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거리를 담고 테마별 전시 돼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귀중한 우리의 전통 민속품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못내 아쉬워 하나 둘 씩 수집하기 시작한 지 어언 40여년입니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을 도모하며 나아가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문화유산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관하게 됐습니다.”

미리벌 민속박물관은 지난 1998년 5월개관, 올해로 10여년 째. 실제 이곳을 찾는 방문객 중 학습을 목적으로 찾는 유치원, 어린이집 등 초등생 단체 관람객이 주를 이루지만 주말 가족단위로 찾는 방문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성관장은 매주기적으로 전시품들을 교체, 디스플레이를 해가며 꾸준히 견학팀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있는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개발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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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문화해설사 겸 박물관 안내를 도맡고 있는 전문 ‘도슨트’(Docentㆍ안내인)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성관장은 찾아오는 내방객들에게 민속자료에 대한 친절한 해설과 안내는 물론 민속학을 공부하는 젊은 학도들의 스승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몸소 체득할 수 있는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이곳 미리벌 민속박물관에서는 소장품을 중심으로 민속문화 테마를 선정하여 매년 특별기획전도 개최하고 있다. 최근까지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목가구 특별전’ ‘고문서로 본 옛 삶의 흔적’ 등 다채로운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남성들의 공간, 제1전시실 사랑방
 
예로부터 사랑방은 남성의 공간이자 손님을 접대하던 곳. 옛 남성들은 유교이념을 삶의 가치관으로 삼았기 때문에 사랑방 가구 또는 그러한 생활 태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간결하고 소박하게 만들어 사용했던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닫이, 윗닫이, 사방탁자, 문갑, 경상, 책장 등 당시 귀하디귀했던 한지를 제대로 보관하던 사랑방 가구들을 비롯, 손자들에게 나눠줄 군것질거리를 넣어두던 앞다지 등에 이르기까지 여닫이, 빼닫이가 달린 가구 등 지역적 특성이 묻어나는 각양각색의 고가구를 탐색할 수 있다.

여인들의 생활공간 제2전시실 안방
 
여성들의 공간이자 아기를 돌보는 육아의 장소였던 안방은 단아함과 정갈함이 돋보이는 안방가구들이 전시돼있다.

미적 감각과 실용성이 고루 담겨있으며, 다산을 상징하는 박쥐 장석과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글자문 장석이 주로 사용되었음을 볼 수 있다. 장과 농이 주 가구. 사계절에 따라 많은 의복과 옷감을 보관 정리하는데 사용된장과 농을 비롯 문갑과 의복과 관모를 보관하던 상자와 함 등 좌경과 빗접에 이르기까지 안방의 필수품들이 즐비하다. 권세가의 안방에는 삼층장, 이층농, 머릿장, 문갑이 한세트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장은 아래 위 통으로 하나로 붙어있고, 농은 중간에 칸이 질러져 나누어져 따로 열도록 되어있는 것이라는 게 성관장의 설명. 또 ‘애기장’은 애기소지품을 넣어둔다해서 애기장이 아니라, 10세가량의 성숙해가는 여아의 방에 남이 보아서는 안될 소중한 것들을 감추어두거나 자기 소지품을 넣어둘 수 있는 장이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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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문화를 엿볼수 있는
제3전시실
 
찾아 온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차 한잔을 나눌 수 있는 제 3전시실은 부엌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
 
갖가지 형태의 뒤주를 비롯, 절구, 다식판, 소반, 소쿠리, 주발, 사발, 채, 참기름 틀 등 부엌살림에 필요한 모든 것이 전시돼 있다.
 
지역에 따라 정지, 정주간으로 불리었던 부엌의 가구는 유기나 사기와 같은 무거운 그릇을 수납하기에 알맞은 단단한 나무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이 특징.
 
살아있는 생생한 체험 교과서
 
이외에도 농경문화의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는 제4전시실에는 요즘 보기드문 풍곡기, 절구, 탈곡기, 멍석 등 복도를 따라 늘어선 농기구를 비롯 사무실 왼편으로 들어선 특별 전시실에는 수 십 여종의 반상, 제사상, 평상, 가마, 대형 전시품들이 유리막 속을 당당히 채우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 조상들의 삶의 방식이면서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놀이문화와 고장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도 전시돼 있다. 초등학교 사회교과과정에서 배우는 민속사료들이 한 곳에 모아져 있기도 하다. 제5전시실이 바로 그곳. 때문에 교과서안에서 이해가 충분치 않았던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이나 현장수업으로 더 없이 제격이다. 055-391-2881

<희>
[2010년 4월 30일 7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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