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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

질펀한 이야기가 무르익는 추억의 빈대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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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과 충무동으로 이어지는 부산족발골목과 부평동 시장 사이에 위치한 종로 빈대떡은 부산사람 알만한 이는 다 아는 유명 맛집이다. 허름한 선술집 같은 분위기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채널 방송을 타고 소개될 정도로 입소문도 자자한 곳이다.
 
밖으로 탁 트인 대형 쇠판엔 빈대떡 여러 개가 지글지글 익으며 길손의 발목을 잡고 옆에 앉은 이가 맞닿을 정도로 비좁은 통나무 식탁과 의자는 부담없이 앉아걸죽한 막걸리를 들이키기에 제격이다. 일종의 주인 퍼포먼스와 노릇노릇 익어가는 이북식 빈대떡을 보고 누가 그냥 지나치랴.
 
여기에 한판에 7~8천원 정도의 저렴한 빈대떡을 시키면 새콤한 깍두기와 물김치, 양파절임 등 밑반찬도 무한 리필이다. 해물이나 고기, 다양한 레시피가 들어간 특별 빈대떡과 파전은 1만원대.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과 양이 푸짐해 서민들에게 인기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찾는 이북 실향민도 있고, 자녀교육 문제로 술 한잔을 나누며허심탄회하게 속이야기를 털어놓는 젊은부부들의 소통의 자리이기도하다. 등산 갔다가 동호인들과 부담없이 막걸리를 마시며 빈대떡 안주로 세상을 곱씹는 스트레스 해소의 장이기도 하고, 쇼핑왔다가 출출한 배를 채우는 주부들의 이바구터이기도 하다.
 
그런 종로빈대떡 주인은 정작 털털한 자갈치 아지매가 아니라 서울댁이다. 그렇다고 서울 깍쟁이는 아니다. 예의 넉넉한 인상으로 음식만드는 데만 정성을 다한다. 뒷걸이도 없는 불편한 나무의자에 종일 앉아 먹어도 몇 만원을 넘지 않는 손님에게 눈치주는 법이 없다. 부모님으로부터 빈대떡 만드는 비법을 전수받아 부산으로 이사온지 24년여. 여 주인이 그 독특한 이북식 빈대떡 맛을 제대로 살려 부산시민들의 오감을 즐겁게 하고 있다.
 
굴빈대떡 해물빈대떡 고기빈대떡 굴파전 해물파전 고기파전 오징어 무침 도토리무침 등 막걸리 안주로 손색없는 메뉴의 종류도 다양하다.
 
김유혜민 기자
[2014년 2월 21일 제4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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